기다림이 끝나는 날에도

2025.7.24.-10.26

경기도미술관 


미술관 전경 사진


동시대 미술의 현장 기후 위기 특별전인 <기다림이 끝나는 날에도>가 2025년 7월 24일부터 10월 26일까지 경기도 미술관에서 개최된다. 이 전시는 기후 위기와 지구온난화 대변동의 시대를 함께 공감하고, 재생에너지 관련 주제를 간접적이고 은유적인 방식으로 다루는 작품을 소개한다. 


전시 제목은 시인 김형영의 동명 시에서 영감을 받았으며, 이번 전시를 통해 자연과 인간, 그리고 기후 위기에 대한 예술적 성찰을 하여 기후 위기에 대한 문제들을 새롭게 인식하고 실천을 이끄는 출발점을 관람객에게 제공한다.


김현정 학예연구사는 “인간의 시선으로 자연을 바라보는 게 아닌 자연의 초점에서 인간을 바라보는 관점을 가지고 평소 느끼지 못했던 자연의 웅장함과 섬세함을 느끼며 관람하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또한 “기후 위기에 관한 이야기가 더 많이 되어야 하며, 일상에서 스며들 수 있도록 기후 감수성이 장착되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전시 전경


이번 전시에는 국내 13팀, 해외 4인, 아카이브 4인을 포함하여 총 22팀이 전시에 참여하였고, 경기도 미술관 주변 생태 환경을 활용한 사운드 워크, 버려진 연탄재를 재활용한 설치작품 외에 AI 기반 시뮬레이션 게임 등 기후 위기 이후 미래를 상상하는 신작이 소개된다. 


아카이브 자료실


아카이브 공간에서는 김수진(마감뉴스), 김해심(야투/바깥 미술), 임동식(야투 설립), 최운영(바깥 미술) 을 중심으로 1980년대~1990년대 초반 활동했던 한국 생태 미술의 초기 작가와 집단의 아카이브도 함께 소개된다. 아카이브 공간은 푸른색의 벽색을 사용하여 자료가 더 잘 보이도록 하였다.



대니 멜러, <암흑별 폭포>, 2025, 2채널 비디오, 컬러, 사운드, 25:10


전시의 시작을 여는 작품은 대니 멜러의 <암흑별 폭포>이다. 이 작품은 열대우림의 광활한 풍경을 통하여 원소의 힘을 고찰한다. 영상 중간중간에는 애더튼 태블랜드와 케언즈 지역에서 촬영한 역사적인 영상이 산재해 있으며, 이는 멜러 작품의 현대적인 이미지와 대조를 이루며 과거와 현재의 시공간을 혼합한다. 



정소영, <굴러온 길>, 2023, 철에 분채 도장, 수집물, 가변 설치, 작가소장/ <뉴홈>, 2021, 신발 오브제, 25x10x8cm


정소영 작가는 지질학, 지정학적 환경에 관심이 많으며, 그것을 기반으로 장소가 간직한 복잡한 시간의 사이와 틈을 드러낸다. 특히 바다에 관심을 두어 인간이 살지 못하는 바다에 대해 상상력을 마음껏 펼친다. <굴러온 길>과 <뉴홈> 작품이 함께 전시되어 있는데, 작품을 함께 감상하며 고요히 나만의 시간과 연결될 수 있는 명상의 순간을 관람객에게 제공한다.


오다교, <경기도 안산시>, 2025, 나무 판넬에 흙, 모래, 안료, 181x227cm, 경기도미술관 커미션


김현정 학예연구사는 이 작가의 선정 이유에 대하여 “자연의 재료를 천연으로 사용하는 작가의 작업을 기후 위기 전이기에 보여주고 싶기도 하였고, 흙과 물, 모래 등의 요소들은 자연의 본질적인 요소이기에 관련 생각을 더 할 수 있는 작업이 있었으면 하여 보여드리게 되었다”라고 말했다.


오다교는 흙, 모래로 작업하는 작가이며, 이번에는 <반영>의 연작과 경기도 미술관이 위치한 안산을 그린 신작 <경기도 안산시>를 보여준다. 작가는 특별히 흙의 질감과 촉각을 중요하게 다루며, 이런 자연의 재료를 통하여 예술과 자연 사이의 매개체 역할을 한다.

  

장진승, <에어로스트라다>(버전.0), 2025, 기후 예측 시뮬레이션 모델, 가변 설치, 경기도미술관 커미션


전시장 내부에서의 마지막 작품은 장진승의 <에어로스트라다>이다. 이 작품은 지구를 위협하는 기후 위기에 대한 심각성을 알리는 것과 더불어 인간 존재 안에 자리 잡은 편견과 차별까지도 들여다보게 한다. 작품 내용은 각 6개 대륙에서 메타 휴먼이 영상 화면에 등장해 뉴스 장면으로 관람객에게 위기를 알린다. 



이지연, <잿소리>, 2025, 구운 연탄 200장, 스테인레스 수조, 수중 모터, 유리수조, 실리콘 노즐, 가변 설치, 경기도미술관 커미션


전시장 밖으로 나가면 이지연 작가의 <잿소리>를 볼 수 있다. 구운 연탄, 채집 이끼, 수중 모터 펌프 등을 재료로 사용하여 연탄 사이로 물이 흘러나올 수 있게 만들었다. 설치된 연탄재는 전시가 종료되는 시점에 관람객이 연탄을 집으로 가져가는 과정을 통해 작가-작품-관객이 순환하며 시작부터 마무리까지 에너지 선순환의 실천을 이어가며 기후 위기에 대한 예술적 연대를 제안하고자 하였다. 


또한 이지연 작가는 “작업이 먼저 소리로써 감각되기를 원했다”라며, “우리 일상의 소리가 너무나도 당연하여 새로운 감각을 느낄 새 없이 고정관념에 사로잡히는데, 이 작품을 통해 소리와 소리가 만나면서 물질의 또 다른 가능성을 느껴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라고 말했다.


기자간담회 하는 모습



간담회 전경 


그 외에도 올라퍼 엘리아슨, 박형렬, 최가영, 우주+림희영, 이채원, 박예림, 아담 보이드, 임희재, 한윤정, 더그 에이트킨, 카롤리나 카이세도, 김민정, 박선민 작가들이 기후 위기에 대한 다양한 작품을 선보였다. 


기후 위기는 지구에 존재하는 모든 생명체가 당면한 문제이자, 우리가 전 생애에 걸쳐 지속적으로 고민해야 하는 과제이다. <기다림이 끝나는 날에도>를 관람하며 강력한 메시지를 얻기보다는 정서적 울림을 통해 ‘기후 감수성’이 피어나 여운이 오랫동안 지속될 수 있는 전시를 관람하길 바란다. 


우현서 atmanriver@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