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몽유도원도는 안평대군이 세종 29년(1447) 4월 20일 꿈속에서 무릉도원(武陵桃源)을 여행하고 거기서 본 바를 설명해 주어 안견이 3일 만에 완성했다는 두루마리 그림이다. 두루마리 안쪽에는 <夢遊桃源圖>라고 쓰여진 제첨(題簽:제목)과 3년 뒤 안평대군이 썼다는 시가 있다. 그 중에 이런 대목이 있다.
世間何處夢桃源 이 세상 어느 곳이 꿈꾼 도원인가
野服山冠尙宛然 은자(隱者)의 옷차림새 아직도 눈에 선하거늘
한편 중국의 도연명이 지은 도화원기의 이야기는 진(晋)나라 태원(太元) 때 이야기다. 무릉(武陵)의 한 어부가 냇물을 따라 가는데 복사꽃이 핀 수풀을 만났다. 이상히 여겨 앞으로 나아가니 숲이 다하고 수원에 이르러 문득 산이 나타났다. 작은 굴이 있어 따라 들어가니 앞이 탁 트이면서 평평하고 넓은 땅이 나타났다. 잘 정돈된 집, 기름진 논밭, 아름다운 연못, 뽕나무와 대나무 숲, 사방으로 뻗은 길, 닭과 개의 울음소리, 오가는 농사꾼과 낯선 옷차림이 보이는데, 노인과 어린 아이들이 모두 편안하며 즐거워하고 있었다.
겨울방학을 이용하여 중국 장가계를 여행할 기회가 있었다. 연변대학 역사학과를 나왔다는 가이드가 "人生不到張家界, 白歲豈能稱老翁(사람으로 태어나서 장가계에 가보지 않았다면, 100세가 되어도 어찌 늙었다고 할 수가 있겠는가)" 하고 유창하게 흥미를 자극했다. 화려한 금수강산에 익숙한 우리의 눈에 무에 그리 대단할까 싶었다. 장가계에 도착하니 입구엔 유네스코 로고와 1992년에 지정한 세계자연유산임을 알리는 표식과 무릉원이라는 명표가 관광객을 맞는다. 얼라, 여기가 거기라고라~? 여행객 일행은 지금까지 수십 년간 헤매던 무릉도원의 실체를 장가계와 양가계를 보는 이틀 동안 와~ 소리만 내뱉다가 인정하고야 말았다 ....... 당대의 영웅호걸과 문인들이 모여들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달아 달아 놀던 달아 이태백이 노올던 달아의 이백(李白)은 이곳을 별천지(別天地)라 부르지 않았더냐. 그의 산중문답(山中問答)은 와~ 소리에도 지친 초라한 범인(凡人)을 신선의 경지로 둔갑시키고야 만다.
문여하사서벽산(問余何事棲碧山) 왜 푸른 산중에 사느냐고 물어봐도
소이부답심자한(笑而不答心自閑) 대답 없이 빙그레 웃으니 마음이 한가롭다.
도화유수묘연거(桃花流水杳然去) 복숭아꽃 흐르는 물 따라 묘연히 떠나가니
별유천지비인간(別有天地非人間) 인간세상이 아닌 별천지가 있다네.
1984년에 발견된 이곳을 무릉도원이라 하였다. 중국 허난성[湖南省] 서부에 위치한 총면적 264㎢의 방대한 풍경지구인데 남서부의 장가계 국가삼림공원, 동부의 삭혜계곡 자연풍경지구, 북서의 천자산 자연풍경지구, 서부의 양가계 풍경지구를 합친 것이다. 약 3억 8천만 년 전 지각변동으로 해저가 솟아올라 이루어졌다고 한다. 아쉽고 아쉬운 것은 도화(桃花)를 볼 때가 아니었다는 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