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에 길이 있다. 그렇다. 처음, 그 숲에서 비로소 만물의 생명이 태어나고 자라났다.
저- 서라벌 계림도 원래 이름은 「시림(始林)」이었으니, 경주 김씨 시조 김알지가 태어남을 알리는 닭이 운 곳이라 해 계림(鷄林)이 되었다. 나아가 이 숲이름으로 나라이름-국호로도 삼았다.
까마득한 날에/하늘이 처음 열리고/어데 닭 우는 소리 들렸으랴/ 이육사의 시 <광야>에 보이는 바로 그런 의미의.
그러므로 수풀 곧, 숲은 신성한 곳이 되고, 모시고 기리는 곳이 되었다. 신성터 「소도」도 결국은 숲이고, 숲 속의 터다. 그런 곳임을 알리는 「솟대」가 바로 숲 앞에 서고.

성산 치악산의 「성황숲(城隍林)」도 신성한 생명의 길숲이다. 하여, 선택받은 이곳 마을 이름도 「신림(神林)」. 마을사람들이 서낭숲으로, 귀의처로, 지키고 가꾸어온 보금자리다.
이 마을 전설이 주절이주절이 열리고/먼데 하늘이 꿈꾸며 알알이 들어와 박혀/ 이육사의 <청포도>의 시 그 전설이 서린 곳이고 삶과 땀이 배인 곳이다. 그래서, 나라에서도 천연기념물(제93호)로 지정!
숲의 피인 동, 정맥과 실핏줄의 내(川)가 안팎으로 흐르고, 50벌이 넘는 옷인 나무와 풀을 철철로 갈아입는 포근하고도 그윽한 아름다운 숲, 「가람(佳林)」이자 신림(神林)이다.

숲에 길이 있다. 그렇다. 그 울창하고 검은 숲에는 또, 욕망과 파괴라는 야차와 마귀의 또 다른 길이 있는 곳이기도 하다. 해서, 여기 서낭당을 짓고 소지(素紙)를 단 금줄을 둘렸다. 우리의 영원한 피안과 안녕, 수복의 기원처, 지킴처이자 안식처로 만드는.

때문에, 이 숲에서는 어떻게 함부로 굴기가 안된다. 내 바로 등뒤에서 누군가가 쏘아보고 있는 것 같아서-

사진 장소 : 치악산 성황숲(城隍林, 천연기념물 제93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