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명: 畵畵 반려·교감
장소: 세종문화회관 미술관
기간: 2017.05.16 - 2017.07.09
‘화화-반려·교감’전은 미술의 오랜 표현 대상인 동물과 식물을 주술이나 기원, 상징의 의미가 아닌 사람과 감정을 나누고 서로 위안받는 사이인 ‘반려’의 의미로 해석한 작가들의 작품이 전시되어있다. 작가들의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들에 대한 기록과 사회에 대한 기록, 대상에 감정을 표현하려고 한 작품들 속에서 더 많은 사람이 공감하고 작가와 만나고, 관람객 스스로와 만나는 시간이 펼쳐져 있다.


변대용, 고양이들, 2014

이소연, 원숭이, 2012
작가 이소연의 작품을 보았을 때,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평상시에 자주 접했던 동물 관련 프로그램에서 본 인간과 원숭이와의 교감하는 모습은 야생에서 생활하는 동물 중 하나이지만, 그중에서도 친숙하게 느껴졌던 기억이 떠올랐다. 물론 훈련받고 길들여진 동물원 속 원숭이도 포함되지만, 작가의 작품에서 보여준 인간과 원숭이의 공존하는 모습은 가깝게 교감하고 마치 서로에게 안정감을 줄 수 있는 교감의 대상이라는 것을 강조하는 듯 했다. 싱그러운 넓은 잎들로 둘러싸여 이들의 관계를 보호하고 있는 듯한.. 녹색의 기운은 생동감을 전달하듯 긍정적인 시너지를 받았다.

방은영, 리테일, 2015
유독 내가 시선을 오랫동안 머물게 하고 인상이 강했던 작품이었다. 사진상으로는 단순한 설치작품 같아 보이지만, 영상과 설치물을 합작하여 만든 작품이었다. 검정색 강아지들은 꼬리를 흔들다 멈추다를 반복하며 주인을 반기는 듯한 메시지를 전달했다. 화면에 보이는 강아지 철창 안에서 우리를 바라보는 강아지의 눈빛은 애잔했다. 이 작품은 흔히 집에서 키우는 강아지들의 모습보다 애완견 샵에서 자신들을 봐달라고 반기는 애완견들의 모습은 아닐까?.. 이 좁은 공간 안에서 벗어나게 해달라고 외치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으로 느껴졌다.

박용식, 단지 그냥... , 2014
방은영 작가의 작품을 본 후에, 맞이한 박용식 작가의 <단지 그냥...>의 작품은 위트 속에 반어적인 표현을 느꼈다. “단지 그냥...”이라는 함축적 의미 속에는 그저 자유로워지고 싶었던 바람, 희망 사항과 달리 그럴 수 없는 반려견의 모습을 나타낸 것일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될 수밖에 없었다. 검은 날개.. 목줄에 연결되는 고정 끈... 마치 일상에서 자주 마주치는 반려견들의 모습들로 연상되었다.

정찬부, In the garden
여러 작품을 관람 중, 답답했던 내면을 해소하고 대변할 수 있었던 작품이 있었는데 그 작품은 작가 정찬부의 <In the garden> 이었다. 자연 속에서 공존하고 물들어 간 둥근 돌, 녹색 계열로 물들여진 도마뱀의 모습은 우리가 생각하는 반려견, 반려묘 등에게 줄 수 있는 ‘자유’, ‘자연으로 돌아갈 수 있는 희망’은 아니었을까?.. 어미 품에서 오랫동안 함께하지 못하고, 인간에 의해 분리되거나 혹은 안타까운 죽음을 맞이하는 동물들에게 꼭 필요한 것은 인간의 욕심보다, 자연의 품에서.. 따뜻한 가족과 함께 생명을 이어나가는 것이 먼저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러니하게도 그 생명체들은 인간에 의해 분리되고, 인간의 반려대상으로 관계를 형성하며, 시간이 지나면 우리를 의존하고 애정을 표현하는 사랑스러운 존재가 된다. 최근 들어 반려동물의 의미는 먹이를 주고 인간을 지켜주는 공생동물의 관계에서 벗어나 감정을 나누는 친구, 가족과 같은 관계로 발전하고 있다. 물질적 피로와 정신적 공허함 등은 우리로 하여금 반려의 의미를 생각하게 한다. 현대사회에서 경험하는 인간관계, 경제상황, 내 의지와 상관없이 일어나는 많은 일로 지쳐있을 때, 마냥 반갑게 맞이하는 반려동물과 함께한다는 것은 답답했던 체증이 내려가는 듯한 좋은 느낌을 받는다. 굳이 사람처럼 말을 하지 않아도, 마음으로 교감할 수 있다는 것 자체로 치유되기에 반려동물과 공존하는 삶은 애정뿐만 아니라 책임지고 끝까지 함께하고자 하는 어느 정도의 희생이 필요하다. 반려의 대상은 다양할 수 있겠지만, 아직 그 중심은 사람이다. 사람과 교감하는 그 교감은 반려 대상과 또 다른 공감을 만들어 낼 것이다. 그 대상들이 주는 기쁨·행복에 대한 책임을 위해서라도 병들고 키우기 힘들다고 아무렇게나 방치하고 버리지 않기를 희망한다. 또한 반려견들은 집에 가족이 항상 머물지 않는 한, 우리들이 외출한 사이에 혼자 보내는 시간들이 너무나 빈번하기에 그들에게 외로운 시간들은 어쩌면 인간의 이기심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그만큼 외로운 시간들을 견뎌낼 반려동물을 위해서라도 애정과 관심, 신뢰감을 쌓을 수 있는 교감은 한결같이 필요하다.
이번 ‘畵畵 반려·교감’전이 전달하고자 했던 메시지는 일반적으로 생각했던 전시 기획의도보다 좀 더 앞서갔던 작품이 많아 반성했다. 또한 반려동물이 인간을 바라보는 시선, 그 대상들의 내면에 대해서도 평소보다 더 깊은 관심을 갖는 계기가 되었다.
-편집부: 민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