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마드(Nomad)는 한 곳에 뿌리내리지 않고 계속 유랑하는 유목민을 뜻한다. 최근들어 관습적 태도와 일방적인 논리를 거부하고 상호소통적인 관계를 형성해 나가고자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추세다. 이런 사람들을 일러 흔히 ‘노마드’라고 일컫는다.
이같은 가치를 지향하는 나인드래곤헤즈는 1996년 결성된 다국적 작가공동체이다. 국제적 종합예술의 성격을 띤 이 공동체는 영국, 스위스, 미국, 네덜란드, 한국, 일본 등 14개국 26명의 작가들로 구성돼 있다. 이들은 DMZ, 사라예보, 스위스, 뉴질랜드 섬 등을 돌아다니며 생태·환경적 균형, 조화를 예술행위로 구현한바 있다.

이번 전시는 단순히 관객들에게 보여지기 위한, 완성된 오브제의 나열을 기대한다면 큰 오산이다. 이들은 시각예술 영역에서 벗어나 여행, 공연, 전시, 사운드, 퍼포먼스, 아티스트 토크 등 다양한 방식으로 예술행위를 표현하기 때문이다.
나인드래곤헤즈 작가들은 아르코미술관을 거점으로 잠시 짐을 풀고 신명나는 판을 벌인다. 그들에게 있어 미술관은 일종의 유목민 이동식 집인 ‘파오’인 셈이다. 참여 작가들은 전시기간인 8일부터 17일까지 열흘간 중국 실크로드로 이동한다. 중국 베이징에서 돈황을 거쳐 타클라마칸을 경유해 천산산맥까지 이르는 일정이다.
작가들은 주어진 환경에 적응하면서 지속적인 토론과 창작을 통해 소통·공유하며 작업을 완성해간다. 이후 미술관으로 다시 돌아와 자신의 생생한 경험과 기억들을 기존 작업에 덧붙이는 과정이 더해진다.

또한 실크로드에서 돌아오는 8월 19일, 20일 이틀간 ‘컴백 노마딕 파티’를 열 예정이다. 이야기가 있는 퍼포먼스, 공연, 사운드 믹싱 등 다양한 방법으로 실크로드 경험을 관객들과 공유할 예정이다. 특히 20일 5시에 세계 4대 사막 레이스 그랜드슬래머이자 前 사이더스 영화제작사 부장인 김효정 프로듀서의 스크리닝도 기대해 볼만하다.
김형미 큐레이터는 “작가들은 일종의 상징적 ‘파오’인 아르코미술관에서 돈황, 타클라마칸 사막, 천산산맥 등을 유랑하며 느낀 경험과 기억들이 작업에 덧씌워지는 과정이 이번 전시의 묘미”라며 “관람객 역시 그저 보는 것에 그치지 말고 끊임없이 변화하는 양상에 관심을 가지고 봐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