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수지: 존재의 존재
2021.10.5 – 10.29
씨엘아트 




씨엘아트 전경




장수지, 소, 녀, Mixed media on Korea paper, 97x130.5cm, 2021




본인만의 화법으로 인물화를 그리는 장수지 작가의 개인전<존재의 존재>은 오는 29일까지 씨엘아트에서 진행된다. 장수지 작가는 주근깨가 있는 소녀, 커다란 눈을 갖은 인물 등 다양한 인물화를 주된 화법으로 진행한다. MZ세대의 대표적 작가로 커다란 눈을 갖은 인물화 시리즈 <소, 녀> 시리즈로 알려져 있으며, 꾸준히 자신만의 조형언어를 형성해 나가고 있는 젊은 작가이다. 

장수지 작가의 대학 시절부터 그린 <소, 녀>시리즈는 동화적 정서와 화려한 미감을 제공한다. 날카로운 이미지, 화려한 꽃들의 이미지, 꽃과 함께 위치한 가시들, 이들은 현실 혹은 세상에 대한 두려움으로부터 자기방어기제의 도구로 작동된다. 이러한 요소들은 이번 전시에서 또한 확인할 수 있다. 




전시 전경





장수지, 소, 녀, Mixed media on Korea paper, 72.7x91cm, 2021




화면 위를 지배하는 인물의 모습은 대상과 그 존재에 대한 궁금증을 유발한다. 특히 작업들은 인물들의 흉상에 집중한다. 흉상에 집중한다는 것은 다양한 상념들을 불러일으킨다. 인체를 이루는 부분인 얼굴과 목 그리고 흉부는 인체에 있어서 치명적인 부분이다. 가장 외적인 부분임과 동시에 나약한 부분이다. 특히 기다란 목의 표현은 장수지 작가의 특징적 언어를 직접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이다. 목을 드러낸다는 것은 무장해제를 의미한다. 급소를 드러내는 것은 상대 혹은 대상에 대한 믿음과 안정성을 담보한다. 특히 머리칼로 가리지 않고 온전히 드러내는 모습은 믿음과 안정성을 보임과 동시에 연약하고 불안한 속성을 내포한다. 기다란 목 커다란 눈과 같은 이질적인 인체의 변형과 왜곡은 배경을 이루는 다양한 요소들인 꽃, 가시, 날카로움과 대조적 관계를 형성하여 불안, 위태로움의 속성을 강조한다. 나약한 존재를 감싸고 있는 대상들은 자신만의 방어기제로 해석할 수 있으며 동시에 자신을 위협할 수도 있는 이중적 대상이다. 




장수지, 품에, Mixed media on Korea paper, 116.8x91cm, 2021




장수지, 품에, Mixed media on Korea paper, 162x130cm, 2021



그러나 이러한 속성들의 대조는 불안, 위태로움만을 표상하지는 않는다. 역설적이게도 오히려 주제의 강인함과 단단함을 부각하는 요소로도 작동한다. 가장 연약한 상태로의 모습을 위협적인 대상들 속에서 선보이지만, 이에 잠식당하지 않고 굳건히 이겨내고 자신을 지켜내는 네러티브를 형성하기도 한다. 따듯함 그리고 온화의 감상 또한 제공한다. 이러한 장수지 작가의 작업들은 지극히 개인적인 언어이자 존재에 대한 탐구이기도 하다. 장지 위에 올려진 혼합재료들은 은은히 스며들고 침식하여 작가만의 조형언어와 내러티브를 강조하는 장치로 작동한다. 존재의 존재에 관한 물음. 이 물음에 대한 작가만의 언어를 확인할 수 있는 이번 전시는 오는 29일까지 씨엘아트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건형 twowaru@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