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보라: 당신이 사는 곳
2021.9.28 – 10.10
평화문화진지



평화문화진지 전경




전시 전경



평화문화진지는 도봉구에 위치한 대결과 분단의 상징인 대전차 방호시설을 문화예술 공간으로 변모시킨 복합문화공간이다. 평화문화진지는 시민문화 향유 시설로의 역할과 문화도시를 위한 다양한 콘텐츠 구축, 시민과 예술가들의 창작 공간이라는 문화 창작지원, 문화향유 공간으로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이곳에서 강보라 작가의 개인전 <당신이 사는 곳>을 오는 10일까지 진행한다.




강보라, 2021.0421-07.21, 캔버스 위에 시멘트, 116.5x182.5xm, 2021




전시 전경




이번 2021년 기획전시는 초유의 전염병 시대로 인해 머무르는 시간이 절대적으로 길어진 집에 대한 탐구를 예술가들의 언어 그리고 이를 확인하는 우리들의 언어로 구성하여 진행한다. 이번 강보라 작가의 개인전은 마지막 3차 전시로 부스러지기 쉬운 낙엽을 벽돌로 치환하고 집을 짓는 재료들을 통해 사용이 불가능한 집짓기의 의의와 우리가 살고 있는 집이라는 대상에 대한 연구와 탐색을 진행한다. 




강보라, apt. #2, 건축 자재, 에폭시, 반찬통, 14.5x10cm(each), 2019




전시 전경




강보라 작가는 우리 일상 속 다양한 마이크로 입자들에 주목하여 사람들의 삶의 모습을 담아내는 작업을 지속해오고 있다. 특히 먼지를 이용한 작업을 오랜 기간 진행해왔다. 공중에 흩날리다 표면에 집착하여 퇴적되는 먼지는 이동과 질병이라는 속성을 함유한다. 이러한 입자는 외적 조건에 의해 다시 이동하며 경로의 균열을 일으킨다. 이러한 미세한 입자들에 대한 관심을 통해 삶과 죽음의 유기적 관계에 대한 고찰과 이 입자들이 구성하는 우리들의 삶의 모습에 대한 관찰은 강보라 작가만의 언어이다. 




강보라, apt., 낙엽, 레진, 가변설치, 2021 




강보라, 2021.05.18, 판넬 위에 시멘트, 접착제, 붕대, 2021



강보라 작가는 이번 전시를 앞두고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동과 자유라는 의지는 극미세 물질인 바이러스에 의해 파괴되었다. 나아가 안녕과 안전의 울타리인 집이라는 대상에 대한 의심과 불안을 일으켰다. 작가는 이러한 계기로 단단한 집이라는 개념에 대해 다시금 탐구하고자 한다. 서로 엉키고 구축되어 새로운 공간과 물질을 만들고, 이후에는 해체되어 이동을 이루기도, 흔적을 남기기도 한다. 이번 전시는 이러한 구축과 해체 그리고 과정에 대한 이야기를 던진다. 캔버스 위에 얇게 도포된 콘크리트는 위태롭다. 안정성 탄탄함의 표상인 콘크리트는 유약한 캔버스 위에 위태롭게 올라가 있다. 건축의 주재료인 콘크리트는 접착한 대상의 변경에 의해 그 속성을 잃는다. 심지어 건축의 재료들은 반찬통 안의 에폭시 속에서 그 속성이 지워진다. 집 혹은 건축물의 필수 불가결의 속성인 공고함은 탈각되었다. 낙엽과 레진으로 만들어진 벽돌은 탈각의 과정을 더욱 촉진한다. 불안함과 믿음의 해체를 선사하는 작가의 작업들은 관찰자들로 하여금 집이라는 대상에 대한 재고를 유발한다. 이는 작금의 감염병시대와 결부된다. 불안과 불편함, 시대 상황에서 전복된 속성의 집에 대한 작가의 탐구 작업인 이번 전시는 오는 10일까지 평화문화진지에서 계속된다.    


이건형 twowaru@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