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로마라마 : Ping Inside Noisy Giraffe》
2025.4.2. - 5.24.
송은
참여 작가: 트로마라마Tromarama(페비 베이비로즈Febie Babyrose, 허버트 한스Herbert Hans, 루디 하투메나Ruddy Hatumena)


송은은 트로마라마의 국내 첫 개인전 《Ping Inside Noisy Giraffe》를 2025년 4월 2일부터 5월 24일까지 개최한다. 4월 1일에 송은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는 송은 관계자와 비롯하여 이번 전시협력 큐레이터인 인도네시아 ROH의 디렉터 준 티르타지 그리고 트로마라마 그룹으로 결성된 세 작가 모두 참석하였다. 이번 전시는 B1층부터 3층까지 전관에 걸쳐 컴퓨터 프로그램, 인터랙티브 설치, 퍼포먼스 등의 여러 매체를 통해 작품들을 선보인다. 간담회는 협력 큐레이터 준 티르타지의 설명과 함께 전시 투어를 진행했고, 전시 마지막에 퍼포먼스를 관람하며 일정을 마쳤다.

2006년 인도네시아 반동에서 결성된 이들은 대학 재학시절 뮤직비디오 제작 협업으로 시작했다. 이후 고된 수작업을 거쳐 완성시킨 <늑대 민병대(Serigala Militia)>영상을 통해 ‘트라우마’적 경험을 하게 되어 지금의 이름인 트로마라마가 탄생하게 되었고, 이러한 경험에서 출발해 스톱모션 애니메이션 제작을 적극적으로 시도하게 되었다. 트로마라마는 이후로 무빙이미지 기술 발전에 발맞춰 비디오, 설치, 사운드, 컴퓨터 프로그래밍 등 새로운 매체로의 유기적인 확장을 꾀했다.

이번 전시는 디지털 인프라 속 제기되는 자율성과 노동가치에 대한 논의를 펼쳐내는 자리로, 디지털 미디어가 현실과 가상의 경계를 허물고 작동하는 방식에 주목하여, 오늘날의 환경이 혼종적으로 경험되는 하이퍼리얼리티의 감각을 다채롭게 제시한다.
1층에는 전시장 외부 LED에 <Panoramix>(2015) 작품이 위치해 있으며, 실내에 <All in>(2022) 작품이 설치되어 있다. 작가들은 이 작품들을 통해서 우리가 디지털 세상에서 보는 것들이 얼마나 현실을 반영하는지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며, 시간이라는 개념이 디지털 환경에서 얼마나 추상적인지를 나타내고자 하였다.


2층에는 초기 디지털 세계에서의 노동에 대해서 탐구를 하고자 시도했던 작품 <24 Hours Being Others>(2017)와 ‘X.com’에서 #asset 해시태그가 포함된 트윗을 실시간으로 추출하고, 이를 추상적인 사운드로 변환한 후 컵라면으로 조형된 스피커를 통해 송출하는 대형 설치 작품 <Contract>(2025)를 만나볼 수 있다. <24 Hours Being Others>(2017)는 비약적인 기술 발전의 속도와 더불어 상대적으로 짧은 시간에 현재의 디지털 환경을 구성하는 핵심요소가 어떻게 실시간으로 쓸모를 잃어가는지 적나라하게 보여주며, <Contract>(2025)는 돈벌이 수단으로 번역되는 캐시카우 룸에 위치시켜 노동과 여가의 경계가 사라지는 것을 표현하였다. 특히. <Contract>(2025)는 디지털 플랫폼에서 우리가 여가시간으로써 소비하는 시간과 에너지가 디지털 기업에겐 수익을 창출하는 노동으로 수행되고 있음을 암시한다.

이외에도 3층에는 이번 전시의 가장 대표적인 작품인 <Patgulipat>(2022)를, 지하공간에는 신작 <Purple Collar>(2025)와 인도네시아 전통놀이를 착안한 <Banting Tulang>(2024)를 선보이며, <Banting Tulang>(2024) 퍼포먼스는 매주 토요일 14시에 진행된다. 전시 제목 《Ping Inside Noisy Giraffe》는 줄여서 다시 ‘핑(PING)’이라는 단어로 되돌아오는 재귀적 약어에서 착안하여, 핑은 수중 탐사에 쓰이는 음파 기술의 일종인 ‘펄스-에코(pulse-echo)’ 방식으로 컴퓨터 장치 간의 메시지 전송 시간을 측정하는 신호 혹은 행위를 뜻한다.
2025년 4월 2일부터 5월 24일까지 송은에서 진행되는 이번 전시는 현실과 가상의 경계가 흐려진 하이퍼리얼리티 시대에 관객들에게 새로운 시각적, 청각적 경험을 선사할 것으로 기대된다.
심성연 tlatjddus00@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