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나초콜릿 50주년 특별전: 아틀리에 가나
2025.04.30.-06.29.
@롯데뮤지엄


초콜릿 향이 진동하는 입구를 지나쳐야 전시장으로 들어갈 수 있다



1975~2025 역사를 가나초콜릿으로 디스플레이 했다


가나초콜릿 50주년 기념으로 열린 전시. 롯데뮤지엄이라 가능한 전시였다. 롯데라는 기업의 오래된 시그니처 상품. 올해가 광복 80주년이란 걸 기억하면, 50년의 시간은 꽤 길다.

1974년 초콜릿 공장 부지가 확정되고 설립 기공식을 했다는 면으로 50년의 역사가 시작된다. 영등포 공장은 과거 고등학교를 다녔던 지역이라 매우 익숙한 이유로, 51년 전 사진들이 낯설고도 친근했다. 달콤하진 않았던 냄새의 기억과 방금 맡고 들어온 달콤한 초콜릿 향이 아이러니하다.




그라플렉스 작품전경(위 Memory bite, 2025 / 아래 Foil, 2025 외)


작가 그라플렉스는 '볼드' 캐릭터로, 배경 '픽섹' 가나 텍스트와 이미지로 전시장을 크게 구성했다. 하나쯤 안고 가고픈 폭신하고 달콤할 듯한 캐릭터는 아트숍에서 키링으로도 판매되고 있었다.



김미영 작가의 영상 / 평면작업 When I think of Brown, 2025


작업노트들이 서문처럼 적혀있어 읽어보는데, 가장 공감갔던 건 김미영 작가의 것이었다. (중략)액체에 가깝게 녹아 있는 것을 패키지 특유의 얇은 은박지를 조심스럽게 벗겨내면서 정말 우유와도 같은 실키한 식감과 그 부드러움 때문인지 더 달게 느껴졌던 맛을 즐겼던 시간을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난다(후략) 는 내용은, 내가 가나초콜릿을 보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기억과 느낌이다. 그의 작업은 그런 촉각적 표현이 두드러진다.



코인 파킹 딜리버리, Pieces become meaning, 2025


코인 파킹 딜리버리의 큰 설치 작업은, 다른 작가들도 언급하듯이 초콜릿을 주고받고 나눠먹는 행위에서 '음식을 나누는 물리적 교류'를, '스마트폰을 통한 디지털 소통' 이란 상반된 관계를 대비시킨 작업이다.



박선기, An aggregation charcoal forest 20250303, 2025


박선기 작가의 작업은 가나초콜릿의 표면 격자무늬를 3차원으로 분리시킨 것 같다. 숯으로 이루어진 격자 사이를 관객이 지날 수 있게 하였지만, 내가 있는 동안은 아무도 사이를 지나진 않았다.




김선우 작품전경, (위 Treasure in the jungle, 2025 / Surprised!, 2025)


도요새 작가로 유명한 김선우 작가의 공간은 사진 찍는 관객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곳으로 보였다. 바닥에 나무조각으로 보이는 것들은 카카오 껍데기인가? 라는 궁금증이 잠시 일었다. 가나초콜릿의 사회공헌 프로그램 중 현지 지원한 필통과 노트가 카카오 껍데기를 재활용한 것이란 전시물이 떠오른 탓이다.




전시 중간 중간, 첫 히스토리 공간처럼 홍보성 전시물들이 있었다. 공장과도 같은 공간에서는 공정의 맨 끝에 초콜릿을 비치해 가져가게 해두기도 했다. 마지막 공간 역시 고급 팝업에서 시작해 해외에도 열었다는 초콜릿하우스를 비치해 관객이 쉬어가며 초콜릿을 섭취할 수 있게 해두었다. 50년의 누적 판매량을 생각하면, 외국인을 제외하고, 단 한 번이라도 가나초콜릿을 먹지 않는 사람은 작가 중에도 관객 중에도 거의 없을 것이다. 하지만 외국인이라도 이 전시를 봤다면 한 번 쯤은 맛본게 될 터, 여러모로 흥미로운 전시다.

글.사진.효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