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우리는 모두 일시적이고 임의적인 삶을 사는 존재들이다. 먼지와도 같이 부유하다가 이내 사라진다. 이 비극적인 수사는 너무나 진실이어서 받아들여지게 된다. “세상은 먼지로 이루어졌다”고 인도의 오랜 속담은 말한다. 무에서 유로 태어났다가 다시 무로 돌아가는 것이 자연의 섭리다. 지구상에 존재하는 모든 생명체들은 유한한 생을 숙명으로 받아들이고 무를 향해, 종말을 향해 열심히 살아간다. 죽어간다. 산다는 것은 동시에 죽어가는 것이고 죽음은 한 생명체의 최종 귀착지가 되어 남은 이들에게 부고를 발송하고는 마침내 종적을 지운다. 그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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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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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지와 전보가 사라진 자리에 전화기와 인터넷, 그리고스마트폰이 사람과 사람사이의 말을 전한다. 오늘날 종이위에 자신의 필치로 문자를 써내려간 편지를 남기는이는 거의 없어졌다. 포스트잇에 쓴 간단한 메모라면 모를까 필적을 가늠할 편지는 더 이상 구경하기 힘들어졌다. 인터…
자연은 복합적인 장소다. 친근하다가도 생소하고, 아름다우면서도 두렵고, 모두가 공유하는 사회적 장소이면서도 지극히개인적인 장소이다. 자연은 특정한 시. 공간 속에서 매번다르게 이해되어왔으며, 역사적, 문화적 해석에 의해 새롭게환생해 왔다. 자연은 거대한 텍스트며, 실존…
미술/그림은 표면에 눈속임을 불러일으키는 장치다. 그것은 물질과 사물의 피부를 다른 피부로 환생시키는 일이다. 종이나 천위에 물감과 붓질이 얹혀지면서 그 본래의 바탕을 낯선 존재로, 또 다른 존재로 만들어보여 주는 일을 우리는 미술이라고 부른다. 오늘날 현대산업사회는 …
이강일의 연구실 벽면에 죽 늘어선 작은 드로잉은 정직하고 견고하다. 손끝의 제주로 넘실대지 않고 익숙한 관성에 입각해 마구 풀려나오는 것도 아니다. 매순간 유연하게 풀어 둔 손에 의해 나온 그림들이다. 오랜 드로잉 훈련은 작가의 몸을 다른 몸으로 만든다. 그러니까 드로…
한국의 자연은 산을 중심으로 펼쳐져 있다. 산이 국토의 척추이자 뼈대이다. 그래서 예부터 한국들에게 산은 단순한물리적 경관이자 풍경에 머물지 않는다. 그것은 신령스럽고 영험하며 숭고한 대상이자 신적 존재였다. 따라서 산은 한국인들에게 근원적인 모태 공간이자 원초적인 심…
그림은 주어진 화면에 붓질을 통해 물감을 도포하는일이다. 그로부터 형태와 색채, 질감이 가시화된다. 아니 새로운 피부가 환생한다. 그러니 회화란 결국 새로운 피부, 껍질의 대체에 다름아니다. 그러나 익숙하고 관습적인 붓질을 외면할수도 있다. 워홀이 추상표현주의자들의 영…
조지연은 캔버스 화면에 손가락으로 물감을 발라 하염없이문지른다. 그것을 표현하는 스타일, 매너가 흥미롭다. 작가는 붓을 쓰지 않고 손으로 그린다. 정형화된 붓질의 규격에 의한제한된 그림의 틀에서 벗어나 자기 마음으로, 신체의 흐름과 유동하는 마음의 심난한 감정의 골을 …
자수는 인류 역사상 가장 오래된 예술형태의 하나다. 바늘과 실을 이용해서 천 위에 시술하는 이 행위는 본래의 천 바탕에 문양과 색채를 통해 주술과 기복, 상징과 권위, 기호 및 심미적이며 장식적인 측면들이 복합적으로 작동하고있다. 이미 후기구석기 시대인들이 조개나 아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