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우리는 모두 일시적이고 임의적인 삶을 사는 존재들이다. 먼지와도 같이 부유하다가 이내 사라진다. 이 비극적인 수사는 너무나 진실이어서 받아들여지게 된다. “세상은 먼지로 이루어졌다”고 인도의 오랜 속담은 말한다. 무에서 유로 태어났다가 다시 무로 돌아가는 것이 자연의 섭리다. 지구상에 존재하는 모든 생명체들은 유한한 생을 숙명으로 받아들이고 무를 향해, 종말을 향해 열심히 살아간다. 죽어간다. 산다는 것은 동시에 죽어가는 것이고 죽음은 한 생명체의 최종 귀착지가 되어 남은 이들에게 부고를 발송하고는 마침내 종적을 지운다. 그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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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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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순화 / 변화와 불변
세계는 변화하고 있고 우리도 마찬가지다. 세상이 넓어졌고 더 복잡해졌으며 변화의 속도역시 걷잡을 수 없게 되었다. 현실이 그러하듯 미술 역시 그 새로움을 미덕으로, 저항과 부정을 강박으로 삼아왔으며 나아가 하나의 게임이 되었다. 역설적으로 예술가는 이제 실재 저 너머에…
홍명섭 / 수평에의 의지
미술대학 실기실이 자리한 복도 끝에 자리한 홍명섭의 작업실은 내 한 발이 들어갈 틈조차 없이 어지럽고 빼곡하다. 학생들의 작업실과 붙어서 그렇게 별 구분없이 작업하고, 살아가는 모습이 눈에 밟힌다. 곧 있을 개인전 준비에 분방한 그를 너무, 오래간만에 만났다. 그 공백…
정물화에 대한 단상
어린 시절 아버지의 손을 잡고 찾아가 보았던, 당시 덕수궁 석조전에 위치한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열리던 국전에 출품된 정물들은 한결같이 백자항아리와 사과, 모과 등을 오로지 똑같이, 이쁘게 그리고야 말겠다는 일념 하나로 그려진 그림들이 태반이었다. 그것을 그림의 전부로, …
미술과 식물성의 사유
조선시대 성리학자들이 추구한 공부 중 하나가 바로 나무를 세면서 그 이치를 깨닫는 것이었다고 한다. 1)현실 세계에 존재하는 나무를 세는 공부가 일종의 성리학적 격물치지格物致知였다는 얘기다. 성리학자들이 추구한 이 격물치지는 객관적으로 존재하는 각각의 물物에 이르러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