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우리는 모두 일시적이고 임의적인 삶을 사는 존재들이다. 먼지와도 같이 부유하다가 이내 사라진다. 이 비극적인 수사는 너무나 진실이어서 받아들여지게 된다. “세상은 먼지로 이루어졌다”고 인도의 오랜 속담은 말한다. 무에서 유로 태어났다가 다시 무로 돌아가는 것이 자연의 섭리다. 지구상에 존재하는 모든 생명체들은 유한한 생을 숙명으로 받아들이고 무를 향해, 종말을 향해 열심히 살아간다. 죽어간다. 산다는 것은 동시에 죽어가는 것이고 죽음은 한 생명체의 최종 귀착지가 되어 남은 이들에게 부고를 발송하고는 마침내 종적을 지운다. 그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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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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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희 / 이미지와 질료 사이에 위치한 그릇
김정희는 포장용 골판지를 바탕 화면으로 삼아 그 표면 위를 날카로운 금속성의 도구로 긁거나 파낸다. 마치 대지에 호미질이나 가래질을 하듯이 또는 송곳으로 벽을 찍듯이 상처를 가한다. 그러니까 갈고리처럼 금속을 휘어서 만든 이 도구가 연필이나 붓을 대신해 표현의 수단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