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일락 : 젊은 날의 추억
2021.6.30–7.20
갤러리일호

갤러리 전경

전시 전경
갤러리 일호에서는 최영욱, 이창효, 이영지, 이강 4명의 작가들의 작품들을 통하여 소박한 일상의 기억과 라일락의 꽃말과 같은 젊은 날의 추억을 떠올릴 수 있는 전시 <라일락: 젊은 날의 추억>이 진행된다.

최영욱, Karma, mixed media on canvas, 154x138cm, 2019

최영욱, Karma(세부), mixed media on canvas, 154x138cm, 2019

최영욱, Karma, 92x84cm, mixed media on canvas, 2021
최영욱 작가는 달항아리를 그린다. 사실 그린다기보다는 수행적 작업을 통해 만들어 낸다는 행위에 가까울 것이다. 젯소에 흰색 가루를 섞어 수백 번의 붓질과 수백 번의 사포질을 통해서 실제 달항아리와 같은 양감과 질감을 만들어낸다. 캔버스 위에 수백 번, 수천 번의 자기고행의 결과물로 달항아리를 표현한다. 쌓아 올리는 양의 기운과 깎아내는 음의 기운이 합쳐진다. 과거와 현재, 내부와 외부, 이어짐과 갈라짐과 같이 수많은 대조적 성질을 함축하여 이루는 하나의 행위이기도 하다.
이후 작가는 달항아리의 흔적들을 탐구하듯 세밀한 어떠한 흔적을 만들어 낸다. 이 수많은 선의 흔적인 빙열은 마치 산수화 같이 혹은 청색의 유약이 섞인 듯하다. 작가는 이 수많은 선을 달항아리를 사실적으로 표현하기 위한 수단이 아닌 우리의 인생길이라 한다.
결국 작가는 단순히 달항아리를 묘사하지 않는다. 극사실주의 화면이 아니다. 대상을 화면으로 치환시키는 단순 노동이 아닌 보편적 인간의 이야기, 만남과 헤어짐이라는 인생의 이야기, 자신 마음속 이야기라는 지극히 개인적 정서를 달항아리라는 표피적 수단으로 자신의 수행적 작업의 결과물로 보여주는 것이다.

이창효, 자두-풍요, oil on canvas 한지, 72.7x53cm, 2020

이창효, 자두-풍요, oil on canvas 한지, 100x72.7cm, 2020
이창효 작가는 자신의 노스텔지어를 화면에 가득히 표현한다. 작가는 이를 자두라는 매개체를 통해 표현하는데, 자신의 추억을 자두라는 생명력의 결정체에 대입하고, 이를 화면 가득히 풍요로운 모습으로 표현한다. 자신의 노스텔지어를 표현하는 방식에는 다양한 방법이 있겠지만, 이창효 작가는 자두라는 생명력이 넘치는 대상을 극사실적으로 표현했다. 매우 사실적으로 표현된 자두는 작가의 유년 시절 행복한 시절에 대한 기억을 하나의 이콘(ikon)으로 치환되고 이를 응축 시켜 작가만이 아닌 확장된 상징으로 관객의 노스텔지어까지 품어 안는다.

이영지, 모든 순간, 장지위에 분채, 45x45cm, 2021

이영지, 빛나는 너이니까, 장지위에 분채, 70x120cm, 2021
이영지 작가의 작업은 나무와 새를 소재로 소박한 자신의 일상과 가족에 대한 시선을 담담하고 차분하게 그려내고 있다. 작가는 나무라는 대상에 자신을 투영한다. 평화로워 보이기도 하고 때로는 비바람에 흔들리는 듯하고 고요하기도, 위태롭기도 하다. 가장 개인적인 이야기를 관객에게 나무라는 매개체를 통해서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원초적인 감정의 솔직함이 관객에게 전이되어 보다 깊은 울림을 자아낸다. 작가의 작품들은 특히 제목이 흥미로운데, 단순한 명사로의 제목이 아닌 다분히 시적이기 때문이다. 또한 자연스러운 시간의 흐름에 따른 나무 느낌의 후경 또한 작가의 화면을 더욱더 풍성하고 자연스럽고 편안하게 만드는 요인이 되기도 하다.

이강, 베개, mixed media on canvas, 35x27cm, 2021

이강, 하늘이불, mixed media on canvas, 73x60cm, 2020
이강 작가의 작업은 보편적인 대상을 통하여 우리의 추억과 기억을 건드린다. 이불, 밥상, 베개와 같이 어린 시절 우리네 삶에서 겪었던 다양한 사물들을 통하여 치유의 시간을 우리에게 선사한다. 이는 작가 자신에게도 정신적 치유의 시간이기도 하며 통해 이를 바라보는 관객들에게도 대상이라는 공통분모를 통한 따듯한 기억을 끄집어내 준다. 작가의 작업은 현재를 이루어 나가는 우리의 원천에 대한 소중함 혹은 기억을 생각하게 만든다.

전시전경
라일락의 꽃말과 같이 젊은 날을 추억하는 4명의 작가가 보여주는 저마다의 시선은 오는 20일까지 갤러리 일호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