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서울사진축제
한국여성사진사Ⅰ : 1980년대 여성 사진운동
2021.6.29.-8.22
서울시립북서울미술관

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에서 개최중인 《한국여성사진사Ⅰ: 1980년대 여성사진운동》은 지난 2년간의 서울사진축제에서 1900년대 이후 한국 사진을 조망한 것의 연장선상에 있는 전시다. 전시는 먼저 1900년부터 1980년대까지의 여성사진사를 정리하고, 한국현대사진이 시작된 것으로 볼 수 있는 1980년대에 집중하여 총 10명의 여성사진가를 소개한다.

첫 번째 섹션은 넓은 벽면을 모두 차지한 거대한 도표와 자료들로 이루어져있다. 조선 최초의 여성사진가이자 사진관을 운영하였던 이홍경으로부터 시작하여 경성의 여성 사진교육기관, 한국 최초의 사진학 석사 등 1900년 이후 사진사의 굵직한 사건들과 인물들, 그리고 교육기관 등을 정리한 것이다. 그 외에도 전시에 참여하지 못한 36명의 자료들이 전시되고 있다.

《여류사진가전》 포스터
두 번째 섹션의 주제는 ‘1980년대 여성사진운동’이다. 이때 사진계에 있어 1980년대는 어떠한 시기였는지를 먼저 짚고 넘어간다. 억압적인 사회 분위기 속에서도 여성사진가의 수는 급증하였고, 미국 등으로 유학을 떠나는 사진가들 역시 늘어났다. 한마당화랑(장양환), 포토갤러리 여백(김민숙)과 같이 여성이 운영하는 사진 전문 공간이 늘어난 것도 이때의 특징이다.
이 중 장양환이 운영하는 한마당화랑에서 《여류사진가전》(1983.11.5.-11.15)이 개최되었는데, 이 전시에 참여한 6인의 여성작가들 중에는 해외 유학을 통해 국제적 동시대성을 취득한 작가가 있었고, 이들이 사용한 기법은 포스트모던적이었다. 전시는 이러한 것을 고려하였을 때, 기존에 한국 현대사진의 기점을 기존에 언급되었던《사진 새시좌》(1988, 워커힐 미술관) 보다 5년 앞선 이 전시가 열린 때로 앞당길 수 있음을 제시한다.

전시 전경
전시에는 앞서 언급한 《여류사진가전》에 참여한 6인의 사진가들(김민숙, 류기성, 박영숙, 송영숙, 이은주, 임향자, 김동희)이 모두 포함된다. 이에 다큐멘터리 사진가 김동희, 한국과 미국을 오가며 활동한 김테레사와 정영자와 같은 1세대 전문 여성사진가들이 더해졌다. 1980년대의 여성사진가는 아니지만, 조선 최초라는 의미를 갖는 이홍경도 전시에 포함되며 가장 처음에 등장한다.

송영숙, <무제>, 1981, 딥틱, 폴라로이드, 21x45cm,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소장

정영자 <Plant> 연작, 1980년대, 시바크롬 프린트, 49.5x34.5cm, 작가 소장
작품들을 살펴보면 초현실주의적인 작품, 초상 사진, 포토콜라주 등등 작가마다 뚜렷한 특징과 개성을 가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특히 사진의 화면을 변형시켜 마치 회화같은 느낌을 주는 송영숙과 정영자의 작품, 그리고 굿판을 기록한 다큐멘터리 사진가 김동희의 작품이 인상깊었다.

김동희, <나라굿 신딸 채희아>, 서울평창동 보현산신각, 1982/2021,
디지털잉크젯프린트, 39.7 x59.4cm, 작가 소장(데이터: 도서출판 눈빛 제공)
한국 현대 남성사진가의 이름을 대 보라 하면 한 두명 정도는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여성사진가들의 경우는 그렇지 못하다. 그러나 척박한 환경 속에서도 이들의 활동은 끊이지 않았고 2000년대 들어서는 더욱 급증하고 있다. 이 전시를 통해 관객들은 여성사진가들의 작품을 새롭게 만나고, 학문적으로는 미처 정리되지 못한 여성사진사가 정립되는 기회가 되기를 기대해볼 수 있겠다.
황수현 vmflxlzhzh12@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