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리안 오피 개인전 《Julian Opie》
2021년 10월 7일(목) – 11월 28일(일)
국제갤러리 K2, K3
영국의 대표적인 현대미술 작가인 줄리안 오피(Julian Opie)의 개인전이 국제갤러리에서 개최 중이다. 국제갤러리에 개최된 줄리안 오피 개인전 중 최대규모라고 하는 만큼 다양한 작품이 전시되었다. 현대인의 일상적인 모습, 도시 모습, 동물 형상의 작품들이 전시되었다. 이번 전시를 위해 대부분 특별히 제작된 작품들이다.
K3 공간에서는 도시 행인들의 존재와 함께 건축 조각이 만들어내는 일종의 가상 도시가 펼쳐진다. 펜데믹 상황으로 이동이 자유롭지 못한 와중에 벨기에의 크노케(Knokke)에 방문한 작가의 경험은 이들의 모습을 작업으로 담아내도록 했다. 비슷한 맥락으로, 그 어느 시기보다 런던에 지긋이 머물게 된 작가는 도시의 현대적 그리고 역사적 건물을 새삼 눈여겨보게 되었고, 이들을 입체적인 금속 조각으로 재해석했다. 런던 중앙부구시가지의 건물들로 형성된 2점의 설치물은 각각 4미터 규모로, 실물 크기의 인물 조각과 전시장 내에서 조화를 이루며 공간이라는 주제에 대한 작가의 오랜 고민과 탐구를 뒷받침한다.(전시서문 중)
K2의 1층 전시장은 도시의 사람들로 구성된다. 작가는 런던의 동쪽에 위치한 작업실 근처에서 겨울옷으로 무장한 채 길을 헤쳐 나가는 낯선 이들의 모습을 포착, 이들의 존재를 LED를 사용한 영상, 라이트 박스, 알루미늄 조각 작품으로 표현했다. 2층 전시장의 선명하고 강렬한 색감과는 반대로 해당 공간에서는 작품 속 개인의 옷, 머리카락, 그리고 피부 톤에서 따온 자연스러운 색감으로 구성된 팔레트가 펼쳐진다. 더구나 기존의 잘 알려진 원색이 아닌 톤 다운된 차분한 색감은 작품의 바탕이 되는 흰색과 검은색에 어우러져 그 계절만의 정취를 한껏 깊게 느낄 수 있도록 이끄는데, 검은 배경에서 빛이 드로잉을 투과할 때 각 선이 가진 색은 더욱 강조되고 입체성을 획득한다. 이렇듯 서로 스쳐 지나가는 순간, 행인들 각각의 크고 작은 특징을 포착하여 조합하는 작가의 예리한 관찰력은 작품 창작의 중심이 되어왔다. 오피의 작품 속 인물들은 ‘걷기’와 같은 가장 일상적인 모습 및 자세로 형상화되고, 이를 통해 인간의 평범한 행위가 예술로 거듭난다.(전시서문 중)
K2 2층 공간에는 작가가 오랜 시간 지속해온 주요 작업군 중 하나인 동물 작품이 중점적으로 전시되는데, 사람을 모티프로 한 작업만큼 다양한 크기와 형태, 색으로 구성되어 있는, 생동감 넘치는 흥미로운 작업이다. 사슴, 수탉, 소, 강아지 등 일상적으로 접할 수 있는 동물의 이미지는 작가의 조형언어 체계를 통해 친근한 대상에서 상징적 부호로 거듭나고, 여기에 산업적 환경을 연상시키는 인공적인 원색을 적용함으로써 독창성까지 담보한다.(전시서문 중)
유서 깊은 런던 건물의 연상시키는 섬세한 선들은 전시 공간을 다채롭게 채울 뿐만 아니라 K2 옆 정원에 설치된 또 다른 건축 조각, 마천루 형태의 타워 작품과도 대조적인 풍경을 자아낸다. 오피는 자신의 전시가 열리는 해당 도시에서 직접 포착한 이미지를 활용하여 전시작을 만드는 방식을 즐기는데, 지난 2014년 국제갤러리 개인전에서 선보인 <Walking in Sadang-dong in the rain.>(2014)이 그 대표적 예다. 그러나 장기간 지속되는 코로나-19 상황은 작가의 작업 방식을 바꾸어 놓았다. 작가는 물리적인 여행 대신 가상의 3D 구글지도를 통해 인천을 둘러보았고, 전시작 중 하나인 <인천, 타워 2208. (Incheon, Tower 2208.)>의 단서를 얻었다. 인천에 위치한 무명의 건물은 전시장에서 수백 개의 창문, 특유의 직선적이며 기하학적 선 등으로 구성된 작품으로 탄생했고, 정원에 놓임으로써 추상적이면서도 보편적인 도시풍경의 일부를 재현한다.(전시서문 중)
작성: 지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