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시 포스터 이미지/인천문화재단
인천아트플랫폼은 12월 7일부터 2022년 4월 10일까지 《송출된 과거, 유산의 극장》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아시아에서의 전통이 근대와 어떻게 관계하며 어떠한 상호 연관 속에서 모습을 드러내는지를 26명/팀의 동시대 미술 작가들의 작품을 통해 다룬다. 이번 전시 총괄을 맡은 김현진 인천아트플랫폼 예술감독이 2012년부터 진행해 온 리서치의 결과물을 담은 전시로 샌프란시스코 카디스트의 3년간의 아시아 지역 프로그램, 중국 광동 타임즈 미술관에서의 전시(2020년 12월) 등 다 년간의 기관 협력을 통해 발전하였고, 2021년 인천아트플랫폼에서 확장된 버전으로 순회한다.

인천아트플랫폼 전시장 전경
《송출된 과거, 유산의 극장》은 제국주의, 식민주의, 민족 국가 건설의 격동을 비롯해 그것이 전통의 형성과 전통에 대한 인식에 미친 영향, 그리고 오늘날 우리의 삶에 계속 나타나고 있는 전통의 양상을 탐구한다. 아시아인들에게 전통은 여전히 일상생활의 일부이며, 세대를 연결하고 지역 사회 가치를 전하며 미래 문화의 출현을 위한 살아있는 아카이브로서 기능한다. 동시에 가부장제, 권위주의, 구습의 근원이라는 부정적 인식으로 인해 환영받지 못하기도 한다. 이 전시는 무엇보다 아시아의 근대화를 비판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논쟁적 공간으로서 전통을 이해하는 것에서 출발한다. 나아가 아시아 근대화의 복잡한 양상을 살피고 새로운 상상을 더하는 시각 예술의 풍요로운 경계적 공간을 제시한다.

전시 전경

김아영, 페트로제네시스, 페트라 제네트릭스, 2019,2021

스테파니 스프레이와 파초 베레즈, 마나카마나, 2013
전시는 인천아트플랫폼 공간 B, C, E¹, E³, G¹, G³, L에서 진행된다. 먼저 B에서는 영상, 회화, 설치 등 다양한 매체의 작품들을 통해 아시아의 전통의 과거와 현재를 보여준다. 김아영은 땅에 대한 심원한 믿음이 지속되어 온 몽골에서의 탐사를 통해 몽골의 대지 어머니 신앙, 어머니 바위 신앙, 돌과 바위가 살아 있다는 믿음, 인류가 공유하는 바위에서 태어난 인간에 대한 신화를 더듬어 간다. 스테파니 스프레이와 파초 베레즈의 <마나카마나>는 힌두교의 바그와티 여신을 따르는 신도들을 네팔의 산꼭대기에 위치한 마나카마나 사원까지 태워 보내는 케이블카에서 촬영한 필름이다. 이전에는 며칠씩 산을 걸어 올라가야 하는 고된 순례의 길이었으나, 케이블카 박스 안에서 카메라 앞에 놓인 사람들은 낯섦 속의 익숙함, 익숙함 속의 낯섦을 드러낸다.

리에코 시가, 라센 카이간, 2009-2012

호 추 니엔, 무의 목소리, 2021
공간 C는 호 추 니엔의 <무의 목소리>를 선보인다. 호 추 니엔은 싱가포르를 기반으로 영상, 설치, 연극적 퍼포먼스 등 다양한 형태의 예술 작품을 선보였다. <무의 목소리>는 ‘무’의 철학적 개념에 탐닉하면서 이를 근대의 초극이나 세계사와 일본의 정신성을 다루는 좌담회를 개최했던 1930-40년대 일본 사상과 이념에 큰 영향을 준 교토 학파의 주요 학자들을 애니메이션 캐릭터로 만들고 좌담하는 장면을 VR로 구현한 미디어 설치 씨어터이다. 이를 통해 오늘날 우리가 동시대의 삶에서 직면해야 할 진실과 질문을 표면화한다.

(왼)치아 웨이 수, 돌과 코끼리, 2019/에리카 탄, <’잊혀진’ 직조공>, 2017-2019

이슬기, W 또는 사라지는 언어, 2018
E¹의 에리카 탄 <‘잊혀진’ 직조공>, 치아 웨이 수의 <돌과 코끼리>와 같은 영상 설치 작품은 서구 유럽 제국주의자들이 점령한 공예, 동식물의 대상화와 수집을 통해 식민의 단면과 그 역사를 재조명한다. E³에 설치된 이슬기의 <W 또는 사라지는 언어>는 멕시코 원주민 마을의 바구니 장인의 기술로 완성된 바구니 조각 작품이다. 원주민들에게 토착적인 예술 행태인 바구니 짜는 행위가 곧 자신들이자 그들의 언어임을 암시한다.

정은영, 섬광, 잔상, 속도와 소음의 공연, 2019

밍 웡, 대나무 우주선 이야기, 2019
G 공간의 <섬광, 잔상, 속도와 소음의 공연>은 정은영이 지난 10여 년간 지속해 온 여성국극 프로젝트의 연장선상이다. 연로한 여성국극 배우들이 보여주는 퀴어 퍼포먼스를 선보이며 변칙적인 신체와 그 수행을 통해 전복적인 퀴어링의 정치와 미학을 제시한다. 밍 웡의 <대나무 우주선 이야기>는 광동 지역 전통극인 월극이 무대에서 스크린으로 전환되는 1960년대 후반과 1970년대의 역사를 추적한다. 동시에 월극의 무예가 영웅적으로 부활하는 현상을 공상 과학의 챕터와 연결지어 확장하는 전개를 선보인다.

남화연, 반도의 무희, 2019
공간 L은 아시아의 전통 춤, 음악과 같은 공연예술과 관련한 역사적 이야기들과 구속된 시선에서 벗어난 새로운 방향 전환을 시도하는 작품들로 구성되었다. 알렉산더 키프와 남화연은 각국의 20세기 제국주의 식민지, 이데올로기 격동을 살았던 샨타 라오, 최승희의 모습들을 포착한 영상 작업을 선보인다.
《송출된 과거, 유산의 극장》의 작품들은 전통이라는 개념에 대한 포괄적인 의미들을 풀어내어 아시아 각국들의 역사적, 민족적 흐름 속에서 전통을 통해 발견되는 다양한 모습들을 마주할 수 있다. 전시는 2022년 4월 10일까지 계속된다. 입장료 무료.
참여작가 :
갈라 포라스-킴, 고 사카이 & 류스케 하마구치, 김아영, 남화연, 리에코 시가, 문영민, 밍 웡, 사이먼 순+로저 넬슨 & 스텔라, 스테파니 스프레이 & 파초 베레즈, 알렉산더 키프+아쇼케 차테르지 & 리즈 필립스, 에리카 탄, 에블린 타오청 왕, 여다함, 왕 투오, 유에리 구에핀, 이슬기, 정 궈구, 정서영, 정은영, 제인 진 카이젠, 최수련, 치아 웨이 수, 토모코 키쿠치, 파트타임스위트, 피오나 탄, 호 추 니엔
주최 및 주관 : 인천문화재단 인천아트플랫폼
협력 : 카디스트 샌프란시스코, 광동 타임즈 미술관
후원 : 주한 네덜란드 대사관
김지수 acupofmojito@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