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얼리티 시뮬레이션 : 장진성 개인전
2021.12.1.-12.22
온수공간 1F

포스터
온수공간 1층 공간에서 진행되고 있는 장진성의 전시는 간단명료하게 세 구역으로 나뉘어져있다. 저 안쪽에서는 기계음이 들려오고 막상 전시장 안으로 발을 옮기면 인간의 모습을 한, 그러나 부러지거나 불완전한 모습의 조각이 있다. 안쪽으로 들어가면 비슷한 모습을 한 것이 하나 더 있는데 이들은 공간의 통유리를 마주하며 저 너머 어딘가를 바라보고 있다.

FUTURAE HOMO PLASTICUS #J002-M-A-0, 2021, ABS/PLA, 필라멘트, 알루미늄, 스테인리스 스틸, 가변크기
같은 재료를 활용해 비슷한 방식으로 만들어졌을 이들을 자세히 보면 분위기가 다름을 알 수 있다. 첫 번째 공간의 조각은 4조각으로 이루어진 얼굴이 서로 맞지 않아 뒤틀리는 바람에 화가 난 얼굴을 하고 있다. 자세 역시 다리를 넓게 벌리고 어깨를 부풀리는 모습이 일반적인 ‘남성성’을 보여주는 듯 하다.

FUTURAE HOMO PLASTICUS #P003-F-A-0, 2021, ABS/PLA, 필라멘트, 알루미늄, 스테인리스 스틸, 가변크기
반면 두 번째 공간의 조각은 얼굴의 4개 조각들이 완벽히 맞아들어가 더욱 단정한 얼굴을 하고 있으며 의자에 편안히 기대고 있지만 팔과 다리의 자세, 눈빛 등에서 ‘여성성’을 보여주고 있다. 두 개의 닮았으면서도 다른 조각에 어리둥절한 채 어두운 세 번째 공간으로 이동하면 이곳은 마치 누군가의 작업실 같다.


Rupert’s private ofice, 2021, 가변설치
실제 작품의 이름도 루퍼트의 개인사무실(Rupert’s Private Office)이다. 영문을 알 수 없어 공간에 놓인 것들을 살펴보다보면 뒤쪽이 스피커에서 안내방송이 흘러나온다. 잡음과 기계음이 한데 섞여 무슨 말인지 정확히 알아듣기는 힘들었으나, 신체와 관련된 실험을 진행하겠다는 느낌을 받았고 방송에 따라 모니터 속 해골은 근육을 얻고 피부를 얻었다. 실감나는 사운드 때문인지 방의 설정 때문인지, 방 안에 있는 관람자의 몸에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건가? 싶을 정도의 흡인력이 있었다.
전시의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장진승은 리얼리티, 즉 현실과 시뮬레이션에 대한 이야기를 전하고 있다. 조니 주(Joni Zhu) 박사의 서문에 따르면 장진승이 작업하는 ‘미래 시점’은 형태와 물질, 현실과 시뮬레이션이 구분되지 않는 곳이다. 이 시점에서 장진승은 재생 피부 연결 체계(Regenerative Skin Link System)을 통해 ‘실제’를 재정의하고 ‘실제 신체’를 재인식하고자 한 것이다. 장진승은 이전부터 신체의 데이터와 관련한 작업을 계속해왔는데, 이번 전시에서 재생 피부 연결 체계를 이용함으로써 데이터 신체를 다양화하고 현지화 하는, 그리고 재생하는 실험을 진행했고, 이는 관람자로 하여금 내가 느끼는 ‘실제’와 ‘실제 신체’에 대해 생각해보게 한다.
황수현 vmflxlzhzh12@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