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헬가 스텐첼 사진전 : 집안의 초현실주의 표현
2022.11.18-2023.03.01
CXC아트뮤지엄

우리가 이미 갖고 있는 것들에 대해 다른 각도에서 바라보기를 추천하는 전시다.
영국에서 활동 중인 헬가는 시베리아 옴스크에서 태어났다. 어릴 때부터 겪은 심심한 환경은 그녀에게 지루한 일상을 오래도록 그리고 새로운 눈으로 상상하며 바라보도록 만드는 원동력이 되었다. 독일 이주로 유럽의 대학에서 그래픽 디자인 과정을 마치며 광고계에서 일하게 되었고 이것들이 그녀의 예술적 기반을 만들었다.
처음으로 만나는 영상작업은 엄지 손톱의 반달모양이 살아있는 듯 튀어나오고 있었다. 주변을 오래 바라보고 거기에 상상력을 더한다는 설명이 바로 연상된다.

쌍둥이, 2018 / 비치 바디, 2017
자신과 닮은 빨래바구니를 뒤집어두고 사진을 찍거나, 해변의 모래사장에 디딘 발에 그려진 해변에 누운 사람 같이 사람의 신체부위나 자기 자신을 찍은 초상화 Potraits 부분에서 작가의 시도들을 먼저 만난다.

<마주보기>, <스토리타임> 등을 포함하는 티백 시리즈

음식과 관련한 작업들이 많이 보이지만 먹을 수 있는 존재 Edible Creatures Series 로 이름붙은 이들은 특별히 특정 동물에 가깝다. <바나나 퍼그>는 실제 바나나처럼 보이지만, 실제 음식의 당시 순간이 찍힌 사진과는 달리 전시된 입체물들은 다시만든 조각이다. 바나나 끝 퍼그 강아지 얼굴이 조각된 이 작품은 한국으로 오는 길, 공항에서 검역국에 신고되지 않은 농축산물로 오해하는 해프닝을 겪기도 했다고.

스무디, 2021
빨랫줄 동물들 Clothes Line Animals Series 섹션에는 실제로 관객이 걸어볼 수 있도록 만들어진 공간도 있었다. 가장 유명한 작업들이 된 이 시리즈는, 코로나19 봉쇄기간에 시작되었다고 한다. 봉쇄의 부정적일 수 있는 시간에도 관찰을 통해 새롭고 흥미로운 작업을 이어갔다는 것이 인상적이다.

평화, 2023 / 잠시만, 2021
<평화>는 작가의 마음을 담아 수익금을 우크라이나의 자선단체에 기부하고 있다고. <잠시만>은 영하32도의 러시아에서 촬영된 것으로, 새삼 나는 그의 작업들이 합성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는 것을 깨닭았다. 작가의 인스타그램에 들어가면 이 작품은 동영상으로도 볼 수 있다. 우리말로 잠시만이지만 영어로 hang on인 작품의 이름은 작품들에서 종종 만날 수 있는 언어유희다.

엎질러진 아침2, 2020 / 번 아웃, 2022
홈플레이 Home Play Series 에서는 집안 구석구석에서 만날 수 있는 다양한 모습들이 나타난다. 엎질러진 난감한 상황이 이렇게 재미있게 승화될 수 있는 삶이라면-! 뭘 해도 웃는 자가 승자가 아니던가.

전시장 곳곳에는 작가가 현장에 즉석에서 그려넣은 작업들이 소소하게 있다. 이를 하나하나 숨은그림 찾 듯 찾아 보는 일 또한 이번 전시의 재미이다.


사진.글.효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