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제7회 창원조각비엔날레
성산아트홀, 성산패총, 창원복합문화센터 동남운동장, 창원시립마산문신미술관
2024.9.27 ~ 11.10

2024년 9월 27일부터 개최될 창원특례시와 (재)창원문화재단 주최의 2024 제 7회 창원조각비엔날레 큰 사과가 소리없이(silent apple)의 프레스 투어가 전일 26일에 창원 일대 4곳의 전시장에서 진행되었다. 창원조각비엔날레는 2010년 문신국제조각심포지엄을 모태로 2012년부터 비엔날레 형식으로 개최해 왔으며 이번 개최지는 역대 창원조각비엔날레의 주요 전시 장소였던 성산아트홀, 성산패총, 창원복합문화센터 동남운동장, 창원시립마산문신미술관이다. 이번 전시는 45일간 16개국 86명(63팀)의 국내외 작가, 협업자가 함께 해 총 177점이 선보여 조각의 수평성, 여성과 노동, 도시의 역사와 변화, 공동체의 움직임의 주제를 탐색한다.
성산아트홀은 야외광장, 로비, 지하1층 전시실, 2층, 1층, 로비, 정원에서 작품을 볼 수 있어 4곳의 장소 중에서 가장 다양한 환경이 조성되어 있다. 투어는 2층에서 1층, 지하로 내려간 뒤 다시 1층으로 돌아오는 순서로 진행되었는데 이번 비엔날레가 다루는 주제가 압축된 곳으로 조각의 수평성, 산업의 변화, 여성과 노동, 공동체의 움직임이 전시실, 작품마다 교차하며 확인할 수 있다.

성산아트홀 입구에서부터 관객을 맞이하는 홍승혜의 <모던 타임즈>는 성산아트홀의 전 층을 관통해 근경, 원경, 안팎에서도 색다르게 확인할 수 있는 작품이다. 영화 ‘모던 타임즈(1939)’의 대표장면을 차용하여 낙하하는 찰리 채플린과 폴레트 고다르의 모습을 성산아트홀 대형 유리창위에 구현했다. 검정색 선의 시트 드로잉은 해의 경로에 따라 공간 내부에 그림자를 드리우며 산업화의 시간을 확장한다.
제이슨 위(Jason Wee)와 뒤 <정지, 움직임,(휴식)>
성산아트홀의 프레스투어 중에는 작가들이 직접 관객을 맞이해주었는데 그 중 제일 먼저 제이슨 위가 작품 해설을 위해 기다리고 있었다. <정지,움직임,(휴식)>은 장소특수성과 공간의 정서적 요구 사이의 대화를 활성화한다. 제이슨 위는 10년에 걸쳐 한국을 방문해왔는데 이번 전시에서는 강남구 개포동에 위치한 구룡마을에서 영감을 받아 천 패널의 프린팅 작업을 선보였다. 지하 1층의 홀 공간을 장벽처럼 교차하는 천은 관람객에게 하여금 탐색을 요구한다.

지하 1층에 위치한 1 전시실에는 노승희의 <캣워크>의 사운드가 전시실을 채운다. 장영규가 이번 작품을 위해 제작한 음악은 위트있는 분위기를 조성한다. 노승희는 창원에서 고양이 중성화 수술 사업을 계획적으로 시행한다는것을 착안해 창원의 탈성적 요소에 집중한다. 공장 내부의 점검로를 의미하기도 하는 <캣워크>는 중성화 수술 직후의 고양이들의 관점과 도시 표면을 뒤덮은 횡단보도, 보도블럭 데이터를 빠르게 전개된다.

2 전시실 전경
2 전시실은 총체적인 변형을 겪었다. 천장을 작품화한 루오 저쉰은 천장에 난 구멍을 통해 보이는 부분을 인간의 신체, 내장과 결부시켰다. 부엌 천정을 그리드화 삼아 조명을 건축적으로 설계해 관람객에게 건물의 내부를 경험하게 한다. 루어 저쉰은 다양한 활동을 통해 동시대 미술의 새로운 언어와 감정을 구조화 한다.

3 전시실에서 작품 해설중인 현시원 예술감독
3 전시실로 이동하면 통창을 통해 보이는 연못이 시선을 환기시킨다. 그리고 마이크 딘, 홍승혜, 권현빈이 다루는 콘크리트, 석회석, 나무 등의 물성이 전시실 곳곳을 채운다. 그 중 마이크 딘의 <LOL 삭제의 정원>은 자신의 아내 그리고 자녀들의 혀, 팔, 다리, 손가락 등 신체일부를 본 떠 만든 것인데 햇빛이 드는 통창을 마주하며 수직으로 쓰인 LOL은 그림자를 통해 바닥에 수평으로 뉘인다. 이는 홍승혜의 <모던 타임즈>와 마찬가지로 비엔날레가 선보이는 시간성에 대해서 고민하게 한다.

중앙에 위치한 마사 로슬러(Martha Rosler), <부엌의 기호학>
2층에서 4, 5, 6, 7로 전시실이 나눠 이어져 24명의 작가가 함께 한다. 그 중 홍영인, 윤지영, 김정숙, 마사 로슬러는 이번 비엔날레 주제 중 하나인 여성과 노동에 걸맞는 작업을 선보인다. 마사 로슬러의 <부엌의 기호학>은 거대한 검은 가벽 역할을 하는 구조물에 TV를 배치해 시선을 이끈다. 여성을 바라보는 사회의 관념에 대한 사유를 담는 이 작품은 로슬러가 직접 영상에 등장하여 다양한 조리 도구를 허공에 휘두르는 행동을 보이지만 휘두른다는 말이 무색할 만큼 특정인과 싸움을 하는 듯 공격적인 모습이 인상적이다. 이는 부엌-여성-조리 도구라는 고리를 해체하는 하나의 과정으로 표현한다.

온다 아키(Aki Onda), <종(Bell)>
1 전시실이 <캣워크>에서 흘러나오는 장성규의 사운드라고 하면, 2층은 벨소리가 청아하게 울려퍼졌다. 온다 아키가 퍼포먼스 <종(Bells)>을 관객들에게 시연하여 시각, 그리고 청각적인 재미를 돋구었다. <종(Bells)>은 ‘소리가 어떻게 공간안에 침투하는가’에 대해 질문한다. 온다 아키에게 종은 베일에 싸인 신비로운 사물이다. 유리, 도자기, 그리고 흙으로 만든 각양각색의 종은 원형의 하얀 좌대 위에 올려져있다. 종은 하나하나 사연을 담은 듯 기억, 감성을 담아 퍼포먼스에서 울려퍼짐으로써 시간성을 자극한다. 온다 아키의 퍼포먼스는 전시 첫날인 27일에 성산아트홀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7 전시실 퉁 원먼 <충칭 잡초>

박석원의 <적의>가 전시실 한 켠에 자리하고 있다. 한지를 접합하여 캔버스 위에 겹겹히 쌓아올린 평면 작품은 벽에 뉘인 조각과도 같은 형태를 취하고 있다. 흰색과 검은색의 단색이미지는 한국적인 작품성을 더한다. <적의>는 분열과 결합, 반복의 형상을 드러내는데 이어질 전시장소에서도 박석원 작가의 작품이 전시되어 있는 것으로 작품 내에서만이 아닌 창원 도시에서도 조응되는 부분이라 보이기도 한다.

성산패총 야철지 전시 전경
두 번째 전시 장소인 성산패총은 1973년 11월 창원기계공업단지 조성 공사 당시 발견된 조개무덤이다. 이번 전시에서는 성산패총에서 야철지-성곽-전시관을 잇는 동선으로 펼쳐져있다. 성산패총을 조각이 놓이는 자리로 결정함으로써 조각의 순간을 제시한다. 성산패총에서도 청각에 집중했다는 점을 상기할 수 있었는데 공간 자체가 청각적으로 공장의 소리가 스며든다는 지점과 작품으로는 예민한 사운드를 울려 야철지 내부 환경을 조성하는 정서영의 영상 작업 <세계>가 대표적인 예로 꼽을 수 있다.

최고은, <에어록>
최고은은 성산패총 2층 발코니의 기둥을 지자체 삼아, 공업단지와 패총의 시간대를 팽팽하게 당겨내는 나선의 형태를 표현했다. <에어록>은 계획적으로 설계된 공장 풍경과 그 이전의 시간을 복원하는 유적지, 파이프 본연의 정제된 선과 그로부터 멀어지려는 자연의 곡선이 혼재한다. 유물의 부분이기도 한 기둥이 손상되지 않도록 감싼 뒤 곡선의 각도, 크기, 높이를 섬세하게 고민해 장소특정적 작품을 완성시켰다.

동남운동장 전시 전경
세 번째 전시 장소인 창원복합문화센터의 동남운동장은 본래 삼성테크원 여직원 스피드훈련, 국가산업단지 근로가족 한마음 체육대회 등이 열려 80년대 노동자들이 활동했던 공터이다. 구령대, 축구골대, 향나무가 남아있는 이곳에서 총 6점의 작품이 넓게 펼쳐져 있는데 과거 다양한 사람들의 몸이 움직이고 함성이 들렸던 이 공간에서 도시의 변화에 따라 재편되는 조각의 이동과 도시, 관객이 공존해 나가야 할 미래의 존재 방식을 질문한다.

정현, <목전주>
정현의 <목전주>는 생명의 에너지를 조각을 통해 드러내고자 한다. 30cm가 넘는 두께의 기둥들이 자리한 17m의 높이로 멀리서도 숭고한 자태를 자아낸다. 전기 공급용 기둥이라는 기능적인 사물로 기능했던 <목전주>는 국립현대미술관, 경기도미술관의 마당을 거쳐 이번 전시에 창원에 잠시 자리를 잡게 되었는데 조각의 이동, 조각이 가지는 과거, 현재, 미래의 시간과 여러 공간을 연상시킨다. 멈춰있는 조각이 아닌 관객과 움직이고 작가와 대화하는 조각을 고민하는 이번 비엔날레의 의의를 품은 작품이라 볼 수 있다.

문신미술관
마지막으로 네 번째 전시 장소는 창원시립마산문신미술관으로 조각가 문신이 14년에 걸쳐 직접 일군 미술관이다. 문신미술관의 주목한 만한 부분으로 작가 문신의 개인 미술관이 공적 미술관으로 환원되었다는 점인데 개인의 이상과 공적 가치, 조각과 도시가 관계맺는 하나의 모델을 보여주었다. 또한 이번 전시는 문신이 직접 설계한 실내 구조물인 나선형 계단이 놓인 전시실을 활용해 의미를 더한다. 해당 공간에서 볼 수 있는 크리스 로 외에 심정수, 권오상, 정소영, 그리고 당연히 미술관의 주인공이라 할 수 있는 문신의 작품이 준비되어 있다.

<반복되는, 예언적인, 잠들지 않는 졸린 도시의 루시드 드림>에서 작품을 해설 중인 크리스 로
건축을 전공한 그래픽 디자이너이자 미술가인 크리스 로는 계획도시 창원과 그의 오랜 조형적 실천의 관계에서 파생된 <반복되는, 예언적인, 잠들지 않는 졸린 도시의 루시드 드림>을 선보인다. 크리스 로는 조각을 하는 과정에서도 공간적인 요소에 영감을 받아 즉흥적으로 작품을 설계했다. 작업은 ‘졸린 도시’라는 개념을 이야기하는데에 백색을 차용한다. 또한 조각을 둘러싼 공간조차도 조각이 될 수 있도록 여백과 조각의 경계를 흐리고자 하였는데, 이는 공간끼리의 침묵, 고요함과 시끄러움의 사이, 긴장과 역동성의 관계를 만들어낸다.
현시원 예술감독은 전시서문에서 ‘이 네곳의 공간을 잇거나 독립적으로 절연시키는 방식으로서 도시의 역사와 조각에 관한 언어들이 개입한다. 도시 자체를 전시장 삼아 계획된 과거와 미래의 이동을 둘러싼 시공간을 매체로 다룬다.’ 라고 언급한다. 시민과 만나는 공공 매개물 또한 적극적으로 활용해 관람객이 시공간에 따라 느낄 수 있는 지점이 다를 것이라는 것 또한 고려했다는 점을 충분히 느낄 수 있기에 관람객 또한 다양한 시각으로 도시 전체가 하나의 축제, 전시의 장이라는 부분을 탐색하며 관람하기를 바란다.
또한 시와 조각의 언어에서 출발한 비엔날레는 전시와 출판, 그리고 프로그램으로 확장되어 현실의 많은 관객을 조우한다. 1:1 대화 프로그램, 탠저린 콜렉티브의 스코어와 함께 듣고 움직이는 워크숍, 밀물과 썰물 등 자연물의 마음을 상상해 보는 어린이 워크숍, 관객 참여형 투어 퍼포먼스, 비평 워크숍 등을 운영할 계획이다.
참여 : 감동환, 권오상, 권현빈, 구로다 다이스케(Daisuke Kuroda), 김계옥, 김명희, 김성회·박찬극·석종수·신영식, 김익현, 김정숙, 김정혜, 김종영, 남화연, 네빈 알라닥(Nevin Aladağ), 노경애, 노송희, 노순천, 다이어그램 게임, 로버 트 스미슨(Robert Smithson), 로사리오 아니나트(Rosario Aninat), 루오 저쉰(Luo Jr Shin), 마사 로슬러(Martha Rosler), 마이클 딘(Michael Dean), 메리 쿨 파비오 발두 씨(Marie Cool Fabio Balducci), 메테 빙켈만(Mette Winckelmann), 문신, 미카엘라 베 네딕토(Micaela Benedicto), 밀물과 썰물, 박나라, 박미나, 박석원, 백남준, 사림153, 신도 후유카(Fuyuka Shindo), 신민, 심이성, 심정수, 아라야 라스잠리안숙(Araya Rasdjarmrearnsook), 온다 아키(Aki Onda), 우아름, 윤정의, 윤지영, 이마즈 케이(Kei Imazu), 이유성, 이이오카 리쿠(Riku Iioka), 정서영, 정소영, 정현, 제이슨 위(Jason Wee), 제일여객(Jeilyeogaeg), 조이리 미나야(Joiri Minaya), 조전환, 주재환, 쥬노 JE 김 & 에바 에인호른(Jeuno JE Kim & Ewa Einhorn), 최고은, 크리스 로(Chris Ro), 탠저린 콜렉티브, 트랜스필드 스튜디오(Transfield Studio), 퉁 원먼(Tong Wenmin), 하차연, 홍승혜, 홍영인
주최 : 창원특례시, 창원문화재단
김승중 seungjung3@naver.com
동영상 : 김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