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근: No Fear of Water and Fire
2024. 12. 27 - 2025. 01. 17
아트파크

1층 전시장 입구
박영근 작가의 개인전 《물, 불이 두렵잖고 No Fear of Water and Fire》가 2024년 12월 27일부터 2025년 1월 17일까지 종로구 삼청동에 위치한 아트파크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는 ‘물’과 ‘불’의 주제로 그려진 대형 회화 작품들을 포함해서 작은 크기의 수많은 회화 작품들까지 1, 2층 전관에 걸쳐 선보인다.

1층 전시장 전경
작가는 40여 년간 이어온 작업을 통해 성서의 도상과 상징들, 그리고 현대 미디어 속 수많은 이미지들을 함께 다루며 시간성을 탐구해왔다. 이번 전시에서는 그동안 성전, 만찬, 사과 등의 특정한 도상을 통해 성서를 암시했던 것과 달리, '불'과 '물'이라는 상징적 소재를 통해 신의 본질적 속성을 성찰하고 있다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 불은 하느님의 임재와 본질을, 물은 구원과 성령을 상징하는 매개체로 활용되었다.

<건져내다>, 2024, oil on canvas, 100×100cm (좌)
<치유의 물>, 2024, oil on canvas, 100×100cm (중)
<노아의 방주>, 2024, oil on canvas, 100×100cm (우)
박영근 작가만의 독특한 작업 방식도 눈여겨볼 만하다. 작가는 전통적인 유화 기법에 그라인더라는 현대적 도구를 결합해 새로운 조형 언어를 만들어낸다. 붓으로 그린 형상 위에 그라인더로 만든 섬세한 선들을 덧입히는 방식으로, 두 가지 시간성이 공존하는 독특한 화면을 구축한다. 작품에 나타나는 카이로스의 시간은 하느님이 개입하는 순간, 구원과 연결되는 때를 의미하며, 이는 일상 속에서 선형적으로 흐르는 크로노스의 시간과 함께 어우러져 영원한 시간으로 이어진다.

<7개의 제단>, 2024, oil on canvas, 100×100cm (좌)
<임하다>, 2024, oil on canvas, 100×100cm (중)
<충만하다>, 2024, oil on canvas, 100×100cm (우)
작가는 실물을 직접 보고 그리기보다는 다양한 데이터와 이미지를 종합해 만든 기억을 바탕으로 작업을 진행한다. 이는 단순한 재현을 넘어 대상의 본질에 대한 작가의 깊은 성찰을 담아내는 과정이다.

2층 전시장 전경
작가의 이러한 작업은 단순한 종교적 상징의 표현을 넘어, 현대 미술의 맥락에서 깊이 있는 예술적 실험을 보여준다. 전통적 회화 기법과 산업 도구인 그라인더의 결합은 작가만의 독창적인 조형 언어를 만들어내며, 두 시간성의 공존에 대한 깊이 있는 탐구를 시각화 하였다. 자신만의 조형 언어로 시간에 대한 성찰을 화면에 담아낸 그의 작품들은 이달 중순까지 아트파크에서 만나볼 수 있으며, 40여 년간 꾸준히 이어온 그의 독창적인 창작 세계를 확인해보길 바란다.
박영근(b.1965) 작가는 현재 성신여자대학교 미술대학 서양화과 교수로 재직하며 활발한 작품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수많은 개인전과 단체전을 통해 예술적 지평을 넓혀온 그는, 최근 2024년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인 한강의 초상화를 제작하여 교보문고에 전시되는 등 다양한 작업으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글: 김희영 미술비평가의 평론글 참고
심성연 tlatjddus00@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