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콜라스 파티: 더스트》
2024. 08. 31 - 2025. 01. 19
호암미술관


미술관 외관


니콜라스 파티, <폭포>, 2024, 벽에 소프트 파스텔

니콜라스 파티 작품세계 전반을 아우리는 최대규모의 전시 《더스트》가 2024년 8월 31일부터 2025년 1월 19일까지 용인에 위치한 호암미술관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는 스위스 작가인 니콜라스 파티의 기존 회화 및 조각 48점과 신작 20점을 포함하여 리움의 고미술 소장품과 함께 선보인다. 특히 이번 전시를 위해 작가가 특별 제작한 파스텔 벽화 5점도 확인해 볼 수 있다. 


전시장 전경

니콜라스 파티는 미술사 공부를 바탕으로 회화작업을 이어오되, 그래비티, 영화, 그래픽디자인, 3D애니메이션 등의 다양한 경험을 쌓고 아티스트 그룹을 결성하여 전시와 공연을 제작하기도 하였다. 그의 이런 다원적 경험은 기획과 벽화 제작과 같은 현재 작품 활동 전반에 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니콜라스 파티, <나무기둥>, 2024, 벽에 소프트 파스텔

전시의 핵심 키워드인 '더스트(먼지)'는 파티가 주로 사용하는 파스텔이라는 매체의 특성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흩날리는 먼지처럼 섬세하고 일시적인 파스텔은 작가에게 있어 사라지는 환영으로서의 의미를 지닌다. 특히 전시장 벽면에 직접 그려진 대형 파스텔 벽화들은 전시 기간 동안만 존재하다 사라지는 운명을 지님으로써, 인간과 자연의 지속과 소멸이라는 깊은 철학적 사유를 담아낸다.


전시장 전경

(뒤) 니콜라스 파티, <산>, 2024, 벽에 소프트 파스텔 / (앞) <금동 용두보당>, 고려 10-11세기, 청동∙도금, 리움미술관 소장, 국보

주목할 만한 점은 작가가 리움미술관의 고미술 소장품과 함께 병치해 시대를 관통하고 동서양의 문화를 아우르는 시도를 했다는 것이다. 특히, 〈십장생도 10곡병〉과 김홍도의 〈군선도〉의 여러 상징을 참고해 제작한 신작 초상 8점을 선보인다. 동굴, 백자 태호, 멸종된 공룡과 용 등 동서양 문화적 상징들이 그의 회화작품에 담아내거나 한국 고미술품을 작업에 끌어들인 그의 전시는 관람객들에게 신선한 시각적 경험을 선사한다. 



또한, 호암미술관의 공간은 파티의 손끝에서 미로와 같은 독특한 전시 환경으로 탈바꿈했다. 중세 건축의 아치 문과 마블 페인팅을 활용한 공간 구성은 관람객들에게 특별한 건축적 경험을 제공하며, 벽화와 회화, 고미술 작품들의 다층적인 배치는 전시 자체를 하나의 거대한 예술 작품으로 승화시킨다. 


니콜라스 파티, <나무가 있는 세폭화>, 2023, 동판과 나무에 유채, 좌대: 나무에 유채와 아크릴릭, 작가 소장

니콜라스 파티, <청자 주자가 있는 초상>, 2024, 린넨에 소프트 파스텔, 150.1x110cm

이번 전시는 현대 미술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는 동시에, 전통과 현대, 동양과 서양, 영속성과 일시성이라는 다양한 예술적 사유의 기회를 제공하고, 기존 화이트큐브 공간과 다른 새로운 전시구성으로 인한 시각적 경험을 선사할 것으로 기대된다. 과거 유행했던 파스텔 매체를 이용해 초상화, 정물화 같은 전통회화 장르를 재해석하며 독자적인 화풍으로 구축해온 그의 작품들을 이번 전시를 통해 살펴보길 바란다. 

심성연 tlatjddus00@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