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니엘 아샴: 기억의 건축
2025.7.10.-8.16
페로탕 서울

1980년 미국 클리블랜드 출생인 다니엘 아샴은 뉴욕 쿠퍼 유니언에서 회화를 전공한 뒤, 뉴욕을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그의 개인전 <기억의 건축(Memory Architecture)>이 2025년 7월 10일부터 8월 16일까지 페로탕 서울에서 개최된다. 이번 전시는 아샴의 대표적인 예술적 개념인 ‘상상의 고고학(Fictional Archaeology)’을 바탕으로, 시간과 물질에 대한 작가의 해석을 탐구한다. 


페로탕 서울

Daniel ARSHAM, <Members of the Future in the Cave of Zeus>, 2024, Acrylic on canvas panel, 121.9x147.3x5.7cm

회화, 드로잉, 조각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현실과 상상, 과거와 미래를 넘나드는 조형 세계를 선보여온 아샴의 이번 전시를 통해 관람객은 세계를 새롭게 해석하는 시각적 고고학의 가능성을 마주하게 된다. 


전시장1층 전경

전시장2층 전경

전시장은 1층과 2층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핸드드로잉과 조각을 포함하여 총 21개의 작품을 소개한다. 


Daniel ARSHAM, <Foggy Forest Study>, 2025, Charcoal on paper, 76.2x55.9cm

Daniel ARSHAM, <Cold Waterfall>, 2025, Acrylic on canvas, 150x108x5.1cm

작품 속에는 정글, 숲, 폐허와 같은 장소에서 거대한 조각상이 등장하는 장면이 자주 나타난다. 이는 아샴이 과거 여행에서 경험한 풍경과 다양한 사진 자료를 참고하여 완성한 작품들이다. 특히, 작품이 완성되기까지의 과정인 핸드 드로잉도 함께 전시되어 있어 관람객은 창작의 흐름을 직접 확인할 수 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작품의 의미를 더욱 깊이 이해할 수 있으며, 드로잉과 완성작 사이의 차이를 비교하며 감상하는 재미도 느낄 수 있다.

Daniel ARSHAM, <Stairs in the Labyrinth>, 2025, Sand, 73x45x46.4cm

아샴은 이번 전시에서 새로운 조각 연작인 캐스트 샌드(주조 방식으로 제작된 모래 조각) 흉상들을 처음 선보인다. 이 작품들은 역사적 전례를 참조하면서도, 동시대적 사고와 디지털 시대의 제작 기술을 적극적으로 도입한 점이 특징이다. 작가는 전시장에 함께 전시된 핸드드로잉을 바탕으로 디지털 렌더링과 3차원 몰드를 개발하여, 과거에 크리스털이나 화산재로 작업했던 방식에서 벗어나 한층 새로운 시도를 한 작품이라고 볼 수 있다. 

아샴과의 인터뷰에서 그는 20년 전 파리 페로탕에서 선보였던 샌드 캐스팅 작업을 언급하며, 이번에는 더욱 곱고 입자가 작은 모래를 사용해 새로운 제작 과정을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그 결과, 이전보다 훨씬 세밀한 표현을 구현할 수 있게 되었으며, 모래라는 연약하고 일시적인 재료를 단단한 형태로 굳혀내는 실험적 시도를 강조했다.

다니엘 아샴

아샴은 자신의 작업 과정에 대해 작가로 활동한 지 25년이 넘다 보니 자신의 작업이 어디서 출발했는지 정확히 짚어내기 어렵다고 말한다. 그는 15년 전에 만들었던 조각 작품이 시간이 지나 지금의 회화로 발전하기도 하고, 여행을 통해 새로운 영감을 얻기도 한다고 밝혔다. 실제로 이번 전시에 등장하는 정글이라는 소재 역시 지난 가을 여행에서 얻은 경험을 바탕으로 새롭게 작품에 도입된 개념이다.

아샴은 작가로서 이 세상에 존재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작업을 만들고자 하며, 언어로 직접 설명하지 않더라도 미래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는 방법을 작품에 담는다고 하며, 그 작업에는 어떤 식으로든 현재를 다루는 개념이 담겨 있다고 말했다. 

특히 2010년 이스터 섬을 방문했을 때, 발굴 현장을 직접 보고 이야기를 들으면서 ‘미래의 고고학’이라는 개념을 처음 떠올리게 되었다고 회상한다. 이러한 경험들이 아샴의 예술 세계와 작품에 깊은 영감을 주었으며, 그의 작업에는 과거와 현재, 미래가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음을 보여준다.

Daniel ARSHAM, <Pine Bonsai Study>, 2025, Charcoal on paper, 76.2x111.8cm

<Olive Bonsai Study>와 <Pine Bonsai Study>는 분재나무조각으로 현재 만들고 있는 작업을 핸드드로잉한 것이며, 1년 전쯤부터 구상을 하기 시작했고, 습작의 과정을 거쳐 만들고 있는 단계라고 하였다.


간담회 전경

아샴의 이번 전시는 관람객이 작품 속 인물의 뒷모습과 실루엣에 이입하며 공감할 수 있는 여지를 남긴다. 관람객은 마치 미래의 고고학자가 되어 현대의 유물을 탐구하면서 새로운 시각으로 현재를 바라볼 수 있다. 과거와 미래, 상상이 교차하는 경험을 통해 자신만의 의미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우현서 atmanriver@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