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주의: 이미지의 연대》
강릉시립미술관 솔올
2025.7.23-9.28

강릉시립미술관 솔올 전경
2025년 여름, 강릉시립미술관 솔올에서 두 번째 기획전 《생태주의: 이미지의 연대》가 열렸다. 이번 전시는 인류세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가 직면한 기후위기와 생태적 전환의 필요성을 7점의 미디어 아트로 펼쳐내며, 인간 중심적 사고에서 벗어나 지구와의 새로운 공존을 모색하는 장을 마련했다.

전시 전경
참여 작가는 김을지로, 서울익스프레스(전유진·홍민기), 이수진, 정혜정으로, 각기 다른 시각 언어를 통해 해수면 상승, 기상이변, 생물 다양성 감소 같은 지구적 문제를 작품으로 형상화한다. 이들의 실험은 파괴된 자연의 회복 가능성과 미래 세대가 맞닥뜨릴 생태계의 모습을 묻는 질문으로 이어진다.

김을지로, 〈고사리 걸음〉, 2025, 2채널 비디오 설치, 컬러, 사운드, 2분
김을지로의 〈고사리 걸음〉은 고사리의 생태에서 영감을 받았다. 3D 기술과 결합된 설치는 인간·자연·기술이 얽혀 만들어내는 하이브리드 생태계를 탐구하며, 생명체의 번식과 지속 가능성에 대한 사유를 확장시킨다.
서울익스프레스의 〈아주 짧은 시간 동안 지속하는 색들〉은 변화와 소멸의 과정을 시각적으로 구현한다. 찰나적으로 사라지는 색의 층위는 공동체와 인간 존재의 유한성에 대한 성찰을 끌어내며, 시각적 이미지가 만들어내는 시간성을 환기시킨다.
이수진의 〈불과 얼음의 노래〉는 유리병, 도자로 만든 동물뼈 등을 활용한 퍼포먼스 영상 작업이다. 직관, 감성, 무의식 같은 비합리적 영역을 전면에 내세우며, 기후위기라는 거대한 현실 앞에서 인간이 취할 수 있는 또 다른 태도를 제안한다.
정혜정의 〈끝섬_Ver.2〉는 멸종 동물의 잔상을 불러내며 포스트휴머니즘적 시각을 드러낸다. 인간 중심주의에서 벗어나 비인간 존재와의 공존을 제시하는 이 작업은 생명과 환경의 소중함을 일깨운다.

정원에서 미술관으로 이어지는 길목
강릉시립미술관 솔올은 건축가 리차드 마이어의 건축 철학을 승계한 마이어 파트너스의 첫 한국 프로젝트이다. 백색, 빛과 자연을 적극적으로 수용하는 리차드 마이어 건축의 정수를 이곳에서 느낄 수 있다. 전시 공간은 날씨의 변화처럼 다층적인 시각 경험을 제공한다. 미디어 아트 작품들은 단순히 어두운 공간에 투사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빛의 양과 공간적 배치 속에서 구현되며, 관람객의 감각을 확장한다.
《생태주의: 이미지의 연대》는 대지 예술의 연장선에서 출발하지만, 인간과 자연의 상호작용을 넘어선 생태적 공존과 책임을 강조한다. 전시는 관람객이 인간 역시 생태계의 일부임을 다시 인식하게 하고, 작품과 공간 속에서 새로운 생태적 상상력을 경험하도록 유도한다.
강릉시립미술관 숲울의 이번 기획전은 강릉시 승격 70주년을 기념해 7월 23일부터 9월 28일까지 무료로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