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폴리를 거닐다”—카포디몬테 19세기 걸작, 서울에 오다






서울 마이아트뮤지엄이 이탈리아 나폴리의 국립 카포디몬테 미술관과 함께 19세기 컬렉션을 소개하는 대규모 교류전을 선보인다. 아시아 최초로 집중 공개되는 이번 전시는 통일 전후 이탈리아의 사회‧문화적 변화를 담은 회화를 중심으로, 귀족 초상에서 도시 풍경, 일상 장면에 이르는 폭넓은 스펙트럼을 한 자리에서 보여준다.


나폴리, “변화의 세기”를 증언하다


19세기는 이탈리아가 분열에서 통일로 나아가던 격동의 시기였다. 나폴리는 왕정의 색채와 근대 도시의 역동성이 교차하는 현장이었고, 화가들은 항만과 광장, 살롱과 가정, 작업실과 극장 등 삶의 무대를 세심하게 기록했다. 이번 전시는 그 기록들을 통해 정치‧경제적 전환이 개인의 삶과 도시의 풍경을 어떻게 바꾸었는지, 그림이 어떤 방식으로 그 속도를 포착했는지에 초점을 맞춘다.


전시 구성—일상, 초상, 도시 풍경


현장 구성은 ‘일상성’, ‘초상’, ‘도시 풍경’의 세 축으로 전개된다.


일상성: 시장과 카페, 해안 산책로 등 시민의 일상을 그린 장면들은 근대 감수성의 탄생을 섬세하게 보여준다.

초상: 신흥 부르주아와 구 귀족층의 초상화는 복식, 실내 장식, 품목들을 통해 계급적 취향과 권력의 변화를 읽게 한다.

도시 풍경: 베수비오 화산을 병풍처럼 두른 나폴리의 파노라마와 항만, 빛과 공기의 효과를 좇는 실험들은 촬영술의 도입과 상호 영향을 주고받는다.

 

 

 주세페 나바라, 〈마리아 크리스티나 디 사보이아의 초상〉, c.1835, 캔버스에 유채

 

 

찰스 하워드 호지스, 〈핸드릭 도예프의 아내 초상〉, 1817-1822, 캔버스의 유채




왜 지금, 나폴리 회화인가


유럽 미술사의 중심을 오랫동안 파리와 런던이 점유해왔다면, 카포디몬테의 19세기 회화는 이탈리아 남부의 시선으로 근대를 다시 읽게 한다. 귀족과 민중, 실내와 야외, 고전적 기법과 새로운 매체가 충돌‧융합하는 장면 속에서 관람자는 “한 도시의 역사”를 넘어 “근대라는 체험”의 얼굴을 마주하게 된다.


감상 포인트 3


빛의 실험: 해안과 골목의 채광 차이를 활용한 원근감‧대기 표현.

몸의 언어: 초상화 속 시선 처리와 손 제스처가 드러내는 인물의 사회적 위치.

풍경의 정치성: 전망대·항만·철도 등 인프라가 풍경화의 중심 모티프로 부상하는 과정.



이번 전시는 ‘한 시대의 초상’을 ‘한 도시의 풍경’으로 읽게 만든다. 작품들 사이를 걷다 보면, 나폴리라는 고유명사가 어느새 “근대를 살아낸 우리”의 보통명사가 되는 순간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자코모 파브레토, 〈소녀와 새장〉, 1885, 캔버스에 유채

 

 

빈첸초 밀리아로, 〈여인과 아이가 있는 카프리 풍경〉, c.1905, 캔버스에 유채

 

 


빈첸초 카프릴레, 〈해변에서〉, 19-20세기, 캔버스에 유채

 




살바토레 페르골라, 〈칼로레 강의 다리〉, 1935, 캔버스에 유채





◆ 전시정보

 

전시명 : 이탈리아 국립카포디몬테미술관 19세기 컬렉션: 나폴리를 거닐다

전시기간: 2025.8.1-11.30

전시장소: 마이아트뮤지엄




작성: 한지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