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이스K 서울, 배윤환 개인전 《딥다이버》 개최: 
불안한 시대, 검은 서사로 내면의 심연 탐색


전시 전경


코오롱의 문화예술 나눔공간 ‘스페이스K 서울’ 은 2025년 8월 14일부터 11월 9일까지 배윤환(b.1983) 작가의 개인전 《딥다이버(Deep Diver)》를 개최하였다. 이번 전시는 서사 중심 회화로 개인의 불안과 인류 보편의 위기에 관심을 확장해 온 배윤환 작가가 자신의 회화적 언어를 심화하고 형식적 전환을 실험하는 중요한 시도로 주목받고 있다.

배윤환 작가는 회화, 드로잉, 설치, 영상 등 다양한 매체를 활용하여 우리 시대의 서사를 더욱 깊이 있게 풀어낸다. 특히, 색을 배제한 검은 서사와 작품 구성은 관람객을 마치 심해로 잠수하게 하듯 작가의 내면세계로 깊이 몰입하게 한다. 전시 제목 《딥다이버》는 작가가 대상을 그리며 마주한 감정의 깊이를 은유하며, 관람객을 그 심연 속으로 초대한다.


서커스-오후 8시 8분, 2025, Charcoal on canvas, 162.2x130.3 cm
서커스-미스터 베이컨(안전바), 2025, Charcoal on canvas, 162.2x130.3 cm
서커스-숲으로 가는 길, 2025, Charcoal on canvas, 162.2x130.3 cm


이번 전시는 작가의 초기 자전적 이야기에서 기후변화, 전쟁 등 사회적 이슈로 확장된 서사를 ‘검은 그림’ 과 ‘서커스’ 연작 등을 통해 시각적으로 응축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작가는 불안과 저항의 감정을 구체적인 묘사로 담아낸 ‘검은 그림’과 달리, ‘서커스’ 연작에서는 왜곡된 선과 이질적인 도형, 뒤틀린 시공간 구조를 강조하며 이야기가 사라진 낯선 감정을 드러낸다. 이는 익숙한 형상과 이야기 구조를 해체하고, 감정의 파편과 흔들리는 욕망의 흐름을 선과 면, 명암의 대비를 통해 추상적이고 감각적으로 전달하려는 작가의 형식적 실험을 반영한다.

전시는 ‘복잡하고 명확한 형상’에서 시작해 ‘단순하고 비정형적인 형상’으로 가는 여정을 제안한다. 특히 ‘서커스’ 연작(2025)에서는 왜곡된 원근법과 불균형한 화면 구성으로 조형 감각 자체를 시각화하며 비정형의 화면 구성을 실험한다.


요람, 2025, Acrylic on canvas, 224.2x436.5cm



우린 잘 지내고 있어, 2025, Oil pastel on canvas, 250x1,000cm


주요 작품으로는 삶의 균형과 불안정성을 상징적으로 다룬 〈요람〉(2025) 과 위태로운 상황 속 창작의 현실을 오버랩하는 〈우린 잘 지내고 있어〉(2025) 가 있다. 이 작품들은 검정 톤의 화면, 반복되는 선, 극적인 구도를 활용해 불안의 정서를 극대화하며, 혼란과 균형 사이를 오가는 삶의 진동이 본질임을 시사한다.

이 외에도 앙리 마티스의 영향을 받은 ‘마티스는 단서를 남겼다’ 연작을 비롯해 시대의 풍경을 담은 100여 점의 드로잉이 함께 전시되어 작가의 회화적 여정을 함축적으로 보여준다.

배윤환은 혼란스러운 시대를 살아가는 존재들을 직접적으로 설명하지 않음으로써, 언어로는 표현되지 않는 감각, 파편처럼 흩어지는 기억, 끊임없이 흔들리는 인간의 욕망을 화면에 머무르도록 의도했다. 이번 전시는 불안한 현실 속에서도 계속 관찰하고 표현하려는 작가의 태도가 반영된 결과물이며, 관람객에게 내면을 마주하는 깊이 있는 경험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한다.


◇ 전시 상세
딥다이버 Deep Diver
배윤환전
2025. 08. 14 ~ 2025. 11. 09
스페이스K 서울

작성: 손주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