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회 백남준 예술상 수상작가전 《조안 조나스: 인간 너머의 세계》
2025.11.20 - 2026.3.29
백남준아트센터 제2전시실

백남준아트센터 외관

(왼쪽부터) 김윤서 학예연구사, 강연섭 학예연구사, 박남희 백남준아트센터 관장, 김지수 학예연구사
경기문화재단 백남준아트센터(관장 박남희)는 2025년 11월 20일부터 2026년 3월 29일까지 제8회 백남준 예술상 수상작가전 《조안 조나스: 인간 너머의 세계》를 개최한다. 11월 20일에 열린 기자정담회에는 김지수 학예연구사의 진행으로 시작해 이번 전시를 기획한 김윤서 학예연구사의 간단한 전시 및 작가 소개 후 함께 전시를 기획한 강연섭 학예연구사의 전시투어와 질의응답으로 진행되었다. 국내 미술관에서 최초로 열리는 조안 조나스의 개인전인 만큼 많은 기자들이 참석하며 높은 관심이 집중된 현장이었다.
이번 전시는 제8회 백남준 예술상을 수상한 조안 조나스(Joan Jonas, 1936-)의 50여 년에 걸친 작업 여정을 총체적으로 보여주는 전시로, 퍼포먼스∙비디오∙설치∙드로잉 등 다양한 매체를 아우르는 작품과 아카이브 자료를 통해 조나스의 예술 실험을 입체적으로 조명한다. 백남준아트센터 박남희 관장은 “평화를 향해 인간 너머 다양한 관계망을 탐색해 온 조나스의 창작을 드러내며 작가의 시선을 통해 오늘날 직면한 기후 위기와 생태적 문제의식을 사유하는 중요한 장을 제공한다”고 밝혔다.

전시장 전경1
조안 조나스는 1936년 미국 뉴욕 출생으로, 조각과 미술사를 전공하고 퍼포먼스로 전환하면서 1960년대 후반부터 본격적인 창작활동을 시작했다. 작가는 초기 비디오와 퍼포먼스 실험을 선도했을 뿐 아니라, 이를 통해 여성성과 정체성에 대한 날카로운 시각을 제시하며 오늘날까지 정체성을 탐구하는 예술가들에게 큰 영향을 주고 있다. 작가는 1960년대 말 비디오와 퍼포먼스를 교차하는 매체 실험을 이어오다, 2000년대 이후부터 최근까지 전 지구적으로 사유를 확장하여 기후 변화와 생태적 위기 속에서 인간과 지구 타자들의 공존을 중심에 두고 계속해서 새로운 영역을 탐구하고 있다. 이러한 작가의 관점을 조망한 이번 전시는 1960년대부터 현재까지 이어오고 있는 작업세계를 주제적 및 형식적 전환과 확장 시점에 따라 세 개의 장으로 구성하였다.

조안 조나스, <바람>, 1968, 16mm 필름, 흑백, 무성, 5분 37초

조안 조나스, <강으로부터 심해의 평원으로>, 2021, 드로잉, 싱글채널 비디오, 컬러, 유성, 가변크기
첫 번째 장 ‘실험-급진적인 순간들’은 1960-70년대 뉴욕의 사회적, 예술적 환경 속에서 전개된 조나스의 형식 실험을 통해 퍼포먼스와 비디오아트의 선구적 면모를 조명한다. <바람>(1968)은 자연∙인간∙기술이 상호작용하는 조나스 초기 실험의 핵심을 압축해서 보여주는 대표작이다. 바람은 자연 현상을 넘어 퍼포먼스의 적극적 주체이자 협업자로 드러난다. 퍼포머와 협업하며 자연과 인간의 상호작용을 지속적으로 탐구한 최근작 <강으로부터 심해의 평원으로>(2021)도 살펴볼 수 있다. 이 작품은 초기 대표작 작업에서 더 나아가 드로잉과 종이의 선 등이 서로 겹치며 다층적 레이어가 쌓인 장면을 연출하기도 하였다. 이 외에도 1970년대 페미니즘이 부상하던 미국 사회에 영향을 받아 여성 이미지의 규범을 해체하고자 했던 초기작 <오개닉 허니의 비주얼 텔레파시>(1972)도 선보인다.

조안 조나스, <시내, 강, 비행, 패턴Ⅲ>, 2016/2017, 3채널 비디오, 컬러, 유성, 14개의 차이나 마커 드로잉, 종이연, 가변크기
두 번째 장 ‘여행-자연의 정령∙동물 조력자’에서는 1980년대 이후 여행을 통해 발견한 세계의 문학과 신화, 그리고 동물 조력자의 모티프를 통해 인간중심 서사를 벗어나 새로운 생태적 내러티브를 구축한 과정을 보여준다. <시내, 강, 비행, 패턴Ⅲ>(2016/2017)은 여행 중 수집한 영상과 오브제를 함께 병치해 다양한 문화권의 생활 모습과 바람, 빛과 같은 자연 현상을 포착한다. <아름다운 개>(2014)는 조안 조나스의 반려견 오즈의 시점으로 기록한 영상 작품이다. 오즈와 조나스가 퍼포머이자 공동 창작자로 드러난 이 작품에서는 인간과 동물의 시선을 중첩하면서 종간 경계를 희석한다.

조안 조나스, <빈 방>, 2025, 12개의 조각(철재, 토리노코 종이, 조명)으로 구성된 멀티미디어 설치, 1채널 비디오(컬러, 유성),
수제 종이에 그린 50점의 잉크 드로잉(각 48x36인치), 고래조각(표류목과 금속), 제이슨 모란의 오리지널 피아노 작곡
마지막 장 ‘공생-되살림과 변주’는 최근작 중심으로 서로 다른 시기의 작품들 사이의 주제적, 형식적 연결을 드러낸다. <빈 방>(2025)은 조안 조나스의 조각, 영상, 드로잉, 피아노 작곡이 겹겹이 쌓인 몰입형 공간 설치 작품으로, 1960년대부터 다루어 온 시각 언어를 총체적으로 소환하면서도 비어 있는 공간을 조명하여 사라진 존재들과 그 흔적을 떠올리는 작품이다.

기자간담회 전시투어 현장
김윤서 학예연구사는 조나스의 작품에서 초기부터 구축해온 시각적 요소들이 거듭 반복되고 변주되며 재맥락화되고 있다”며 “현재에도 확장 중인 예술관과 창작열을 확인해보길 바란다”고 전했다. 아울러 강연섭 학예연구사는 “조나스가 뉴욕 소호에서 지낼 시기에 백남준과 가까운 이웃이었으며, 비디오 아트 태동기에 비디오 아트 성립과 발전에 기여하였다는 점에서 백남준아트센터에 조안 조나스의 개인전을 개최하는 것이 큰 의미로 다가온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