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과 시간의 층위를 그리다, 권세진 개인전 《고요한 풍경》
흩어진 이미지와 사물에 스민 시간을 따라 고요와 명상의 상태로 이끄는 회화적 여정
권세진이 개인전 《고요한 풍경》을 통해 기억과 시간의 층위를 응축한 신작을 선보인다. 이번 전시는 2월 6일부터 3월 7일까지 이어지며, 작가가 오랫동안 탐구해 온 ‘기억의 풍경’을 출발점으로 세계와 내면을 고요의 상태로 이끄는 여정을 담아냈다. 그는 “내가 보고 있는 것은 저 풍경일까, 나의 마음일까”라고 묻으며, 회화를 통해 세계를 바라보는 동시에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본다.

전시전경
전시장 1층에는 10cm 크기의 한지 조각들을 집적해 완성한 대형 작품이 설치됐다. 빗방울이 호수에 떨어져 번지는 파장과 윤슬을 담은 화면은 사진을 바탕으로 하지만, 이미지를 해체하고 재조립하는 과정을 거치며 사진이 지닌 시간의 층위를 회화적 언어로 확장한다.

전시전경
공간을 잇는 지점에 놓인 트로피 작품은 폐교가 된 학교에서 비롯된 개인적 기억의 상징이자, 사물에 응축된 시간을 드러내는 매개다. 작가에게 사물은 단순한 정물이 아니라, 지나온 시간이 저장된 하나의 독립된 세계로 기능한다.

트로피(trophy), 2014, acrylic on paper, 211.7x591.6cm
지하 전시장에서는 〈Memory Scape〉와 〈Quiet Time〉 연작이 소개된다. 익명의 온라인 이미지를 수집해 재현한 뒤 흰 물감으로 덧칠해 지워가는 작업은 디지털 이미지에 물질성과 시간을 부여하는 시도다. 어둠 속 꽃과 사물을 담은 신작에서는 특정 기억의 재현을 넘어 고요와 명상의 상태 자체를 제시하며, 관람객을 각자의 풍경과 시간 속으로 이끈다.
◇ 전시정보
권세진: 고요한 풍경
2026.2.6 - 3.7
아트사이드갤러리
작성: 이수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