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8월 6일 오후 5시, 금호미술관에서 박혜수 작가의 개인전 《사람들은 진실에 관심이 없다》 오프닝이 진행됐다. 본 전시는 8월 7일부터 10월 18일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2019년 《올해의 작가상》 후보 작가로 선정되면서 보여줬던 작품 〈우리가 모르는 우리〉(2019)를 이번 전시에서는 ‘진실’이라는 화두와 함께 엮어서 보여준다. 이번 전시에서 작가는 지속적으로 ‘우리’는 누구이며 그 범위는 어디까지 뻗어나가는가를 묻는다. 그리고 이러한 부분을 고민하는 과정에서 ‘진실’은 어떤 가치를 지니는지 스스로 마주하게 만든다.


박혜수, 〈우리에 갇힌 우리〉, 2026, 설문 1600장, 집단분류 시스템, 패드, 모니터, 스피커, 금속 프레임, 가변크기.



전시는 1층에서 시작하여 3층까지 순차적으로 관람 후, 지하 1층으로 내려가서 마무리한다. 첫 전시장에 들어가 마주하는 작품은 〈우리와 저들〉프로젝트이다. ‘국민’을 정의하는 기준이 무엇인지, 나는 어떤 유형의 사람인지 등의 질문을 벽면에 설치된 타블렛을 통해 답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각 유형의 사람들이 실제로 과거 설문지에 답한 응답들을 찾아 볼 수 있게끔 전시장을 가득 채우는 설치 작품이다. 여기서 ‘우리’의 정의와 범위가 개인에 따라 얼마나 다른지 확인하고 보는 이도 자신이 생각하는 '우리'의 범위를 다시 한번 되돌아보게 만든다



박혜수, 〈나라 없는 사람 Ver.26〉, 2026, 분쇄화폐, 6채널 사운드 모빌, 저속 모터, 스테인리스 스틸, 거울, 서치라이트, 가변크기.



다음 전시장은 2층으로 가짜 화폐를 분쇄하여 산으로 쌓은 〈나라 없는 사람 Ver.26〉(2026)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다. 거대한 산을 천천히 따라 돌아볼 동안 여러 사람들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안쪽에는 〈누가 아기 신발을 팔았을까?〉(2026) 영상이 재생되고 있었다. 

3층에서는 ㈜퍼펙트패밀리의 사무실이라는 컨셉으로 전시장이 구성되어 있다. 〈휴먼렌탈서비스: 듣기만 하는 사람〉(2026), 〈증발자들〉(2026)을 볼 수 있다.


박혜수, 〈휴먼렌탈서비스: 듣기만 하는 사람〉, 2026, 퍼포먼스, 녹음기, 의자, 금속 나팔 장치.

관객의 말을 듣고 있는 퍼포머



퍼포머가 앉아서 관객이 종을 치면 그가 답할 수 있는 작은 책자를 건네고 조용히 참여자의 답변을 듣는다. 이 답변을 다 들은 후 퍼포머는 관객을 고객으로 고를지 말지 결정할 수 있다. 작가는 돈이 만능으로 여겨지는 사회 속에서 사적 관계와 감정마저 자본화된 현실을 노출시키는 동시에 교감에 필요한 ‘상호성’이 결국 중요하게 작용하는 현장을 전달한다. 


박혜수, 〈그림자에게 몸을 맡기다〉, 2026, 10채널 사운드 설치, 스테인리스 스틸, 마이크, LED 조명, Max/MSP, 오디오-비주얼 이터랙션, 음성 인식, 사운드 러닝타임 25분, 가변크기.


〈증발자들〉은 4채널 비디오 작품으로 세 인물의 서사를 동시에 보여준다. 이어서 지하 1층으로 내려가면 〈그림자에게 몸을 맡기다〉(2026)이 등장한다. 어두운 공간 속에서 홀로 빛나는 ‘블랙 미러’를 볼 수 있으며 바닥에는 혐오나 침묵으로 인해 희생된 이들의 이름이 적혀있다. 

많은 기관들이 ‘연대’를 다루고 있는만큼 금호미술관의 이번 전시도 연관된 키워드에서 바로본 사회를 전시한다. 누군가에게 ‘우리’나 ‘국민’의 범위는 법적 근거에 기반하여 좁을 수 있고, 누군가는 반대로 광범위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의견 차이를 수용하게 하고, 타인과의 관계도 고찰하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