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화·전통공예 원리 접목한 회화 세계 조명…8월 6일부터 덕수궁서
한국 근현대미술을 대표하는 화가 중 이대원의 대규모 회고전 《이대원: 당신을 슬프게 하는 것은 하나도 없다》를 8월 6일부터 11월 8일까지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관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는 작가의 학창 시절 초기작부터 말년의 대작까지 유화 120여 점과 아카이브 100여 점을 바탕으로 70년에 걸친 화업을 종합적으로 살펴본다.
이대원(1921–2005)은 과수원과 산, 연못을 원색의 점과 선으로 그려내 '색채의 마법사'나 '화단의 신사'로 불렸다. 그동안 그의 밝은 화면은 작가 개인의 낙천적인 성품 덕분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미술관 측은 이번 전시를 통해 그의 명랑한 색채가 한국 전통 공예와 동양화의 조형 원리를 꾸준히 연구하고 변용해 얻은 미술사적 성취임을 밝힌다.


전시는 총 4부로 구성된다. 1부 “배우되 갇히지 않다”는 1930년대부터 1950년대까지 화가로 성장하던 시기를 다룬다. 스승 사토 구니오의 희귀 회화 〈설정〉을 국내 최초로 공개하며, 스승과 제자 사이에서 공예와 회화의 조형 의식이 어떻게 이어졌는지 보여준다. 또 기존에 〈북한산〉(1938)으로 알려졌던 초기작의 원래 제목이 〈가을 산〉이었음을 새로 밝혀 소개한다.
2부 “이어가되 휩쓸리지 않다”는 1950~1970년대 서구 추상회화인 앵포르멜이 유행하던 시절에도 이에 휩쓸리지 않고 독자적인 한국적 표현을 찾던 과정을 담았다. 작가가 직접 모은 자수, 나전, 목가구와 변관식의 산수화를 함께 전시해 전통 요소가 그의 유화로 들어오는 과정을 확인하게 한다.
3부 “쌓아 올리니 자유롭다”는 1970년대 이후 색점과 색선을 거듭 쌓아 올리며 자신만의 회화 언어를 완성한 시기를 다룬다. 작가는 동양화에서 산과 나무, 바위를 그리는 기법인 '준법'과 '수지법', 붓 끝으로 점을 찍는 '태점' 등을 유화 붓질로 바꿨다. 파주 농원을 관찰해 그린 〈농원〉, 〈산〉, 〈나무〉 연작을 통해 서양식 풍경화에서 동양식 산수화의 경지로 나아간 모습을 보여준다.
4부 “사람을 슬프게 하는 것은 하나도 없다”는 평생 쌓아온 색과 빛의 언어가 완성되는 말년의 대형 회화를 선보인다. 5미터가 넘는 대작들과 바닥 반사면으로 연출한 전시 공간은 관람객이 실제 농원에 들어선 듯한 느낌을 주도록 꾸몄다.


작가는 화가로서뿐만 아니라 한국 미술계의 기반을 다진 지식인으로도 활동했다. 1959년부터 8년간 반도화랑을 운영하며 박수근, 장욱진, 김환기 등의 작품을 해외에 알렸다. 이후 홍익대 미술대학 초대 학장과 총장, 대한민국예술원 회장, 외교통상부 문화홍보대사 등을 지내며 미술 교육과 문화 외교에 힘썼다.
전시 연계 행사로 9월 10일 국내외 연구자들이 참석하는 국제학술대회가 열린다. 홍선표 한국미술연구소장의 기조강연을 시작으로 이대원의 회화 세계와 미술사적 위상을 다양하게 조명할 예정이다. 전시는 이대원 수집의 애장품 그리고 많은 자료들로 풍성하게 구성되었고 대형 도록(50,000원)도 발간되었다.

전시담당 배원정 학예사는 이대원의 산세와 변관식의 산과 비교, 이대원은 개인전 16회중 현대화랑에서 11회가 이루어졌고 스승이었던 경성제2고보 사토 구니오의 희귀작품 전시, 개인 소장품 대여가 많았다고 소개했다.
김성희 국립현대미술관장은 '이대원은 한국 현대 회화의 가능성을 평생 탐구한 화가이자 미술계 기반을 다진 지식인'이라며 '이번 전시가 그동안 다 드러나지 않았던 작가의 미술사적 위상을 새롭게 자리매김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인혜 학예실장은 '지금 K아트 시대에 일찍 우리 문화 DNA를 양식, 기법, 미감으로 알렸던 작가로 이제부터 프로모션이 더욱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