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색 색면과 기하학적 도형으로 우주와 인간을 조명한 회화 작품 선보여
서양 미술의 재료와 동양의 생각 방식을 결합해 고유한 작품 세계를 다져온 백진 작가의 개인전 《여름, 우주 들판(Summer Cosmic Fields)》이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갤러리호호에서 8월 3일부터 오는 22일까지 이어지는 이번 전시에서 시원하고 청량한 색채의 향연이 펼쳐진다.


백진은 서울에서 태어나 1986년 프랑스 파리국립미술학교 회화과를 졸업했다. 이후 파리 갤러리 그랑마스 데보자르, 서울 예술의전당, 세운 아트스페이스 등 국내외 여러 전시 공간에서 개인전과 단체전을 이어왔다.
작가는 아크릴과 오일, 메탈, 크리스털 같은 여러 재료를 함께 사용해 바탕과 화면 속 형태가 균형을 이루도록 표현한다. 바탕색의 강한 대비는 서로 반대되는 기운이 어울려 세상을 이룬다는 동양의 음양 원리를 뜻한다. 화면에 등장하는 원색의 동그라미는 세상을 움직이는 근본적인 힘이나 작가 자신, 혹은 작품을 보는 관람객을 상징한다.
작품에 쓰인 빨강, 파랑, 노랑, 초록, 검정은 동양의 전통 색상인 오방색에 바탕을 두었다. 작가는 강렬한 원색과 중간색을 함께 배치해 삶과 죽음, 밝음과 어두움처럼 무게감 있는 주제를 따뜻한 시선으로 풀어냈다.


백진은 그림을 그리기 전 캔버스 틀을 짜고 천을 씌우는 준비 단계부터 직접 진행한다. 붓글씨를 쓰기 전에 먹을 갈며 마음을 가다듬듯, 캔버스를 만들며 작품 구상을 정돈한다. 흰 화면에 수평선을 그어 나누는 과정은 지구와 우주를 구별하는 작업으로 연결된다.
이번 전시장에서도 밝은 레몬 노란색을 사용한 색면 그림을 함께 볼 수 있다. 작가가 사용하는 노랑은 희망이나 어린 시절의 순수한 마음을 떠올리게 하는 동시에, 눈길을 강하게 사로잡는 이중적인 느낌을 준다. 백 작가는 색이 제대로 드러나도록 바탕 칠을 서너 차례 반복하며 화려한 표현보다 작품에 담긴 생각과 순수한 구성에 집중한다. 갤러리호호는 2층에 자리잡은 개관 5년차 전시공간으로, 그간 신진 작가 전시를 주로 선보여왔다.

권순철, 백진, 김달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