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택상 개인전 《그대로》 개최…
사계절 회화 완성 조현화랑 서울·부산 3개 공간서 동시 진행…
신작 'Ice Blossom' 등 30여 점 선보여
김택상 개인전《그대로 As It Is》 전시는 2026년 8월 26일 부터 11월 8일 까지 조현화랑 달맞이, 조현화랑 해운대, 조현화랑 서울에서 개최된다. 이번 전시는 물과 물감의 물리적 변화를 담은 신작 'Ice Blossom' 연작과 초미세 현미경 영상, 10미터 대형 회화 등 신작 30여 점을 포함해 구성했다.
김택상 작가는 1990년대 초부터 30여 년간 물과 물감을 매개로 회화 탐구를 지속했다. 작가는 바닥에 눕힌 캔버스 위에 극소량의 안료를 푼 물을 붓고 말리는 과정을 수십 차례 반복하며 색의 층을 쌓았다. 작가는 은은하고 담백한 색채를 띤 자신의 회화를 '맑을 담' 자를 써서 '담화(淡畵)'라고 불렀다.

Installation view of As It Is, Kim Taek Sang, 2026, JohyunGallery_Dalmaji
그동안 작가는 봄을 뜻하는 'Breathing', 여름의 'Flows', 가을의 'Resonance' 연작을 차례로 발표했다. 이번 전시에서 처음 공개하는 'Ice Blossom' 연작은 겨울의 영역을 다룬 작품이다. 이전 작업이 물의 유동적인 흐름과 증발에 주목했다면, 신작은 얼음이 어는 냉각 과정에서 생긴 결정의 궤적을 다뤘다. 영하의 기온에서 물감과 물이 얼고 녹기를 반복하며 캔버스 위에 만들어진 얼음 결정 모양은 인위적 통제 없이 자연이 스스로 만들어낸 산물이다. 작가는 겨울이라는 계절을 작품으로 불러들여 비로소 사계절의 순환을 완성했다.
전시 공간별로 세 가지 새로운 형식의 작품도 선보였다. 조현화랑 달맞이에서는 회화 표면을 초미세 현미경으로 촬영해 물감 입자의 움직임을 보여주는 영상 작품 'There'를 상영했다. 조현화랑 해운대에서는 낮은 기온으로 발생한 유기적인 흰색 결정 선을 강조한 'Non-linearity'를 전시했다. 이와 함께 세 전시 공간에 걸쳐 10미터가 넘는 대형 회화를 배치해 물의 다양한 변화를 한 호흡으로 담아냈다.


Installation view of As It Is, Kim Taek Sang, 2026, JohyunGallery_Dalmaji
김 작가의 작업 태도는 자연의 자율성을 존중하는 태도를 바탕으로 했다. 작가가 인위적으로 작품을 지배하지 않고 작품 스스로 형태를 만들어가도록 작가의 개입을 미루는 방식을 미학적으로 '탈중심화'라고 부른다. 이는 사람이 세상을 마음대로 통제할 수 있다는 생각을 내려놓고 자연의 변화를 공존의 주체로 대하는 방식이다. 또한 자연 현상을 눈으로 관찰하고 물감이 마르고 얼기를 기다리는 오랜 과정은 마음을 다스리는 정성스러운 행위와 연결됐다.
급속한 기술 발전과 효율성을 강조하는 오늘날, 작가가 고수하는 '기다림'은 시의적인 메시지를 던졌다. 인공지능(AI) 시대의 가속화 속에서 자연의 호흡에 맞춰 묵묵히 기다리는 김 작가의 회화는 기술 문명의 조급함을 돌아보게 했다.
김 작가는 중앙대학교 회화과를 졸업하고 홍익대학교 서양화과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다. 청주대학교 회화과 교수로 재직한 뒤 2020년 정년 퇴임했다. 그의 작품은 국립현대미술관, 금호미술관, 삼성미술관 리움, 수원시립아이파크미술관 등에 소장됐다.
김달진, 최재우 조현화랑 대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