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28일부터 10월 31일까지 ‘제의를 품은 신체들’ 전
열화상 카메라로 포착한 가족과 애착 인형의 체온을 회화와 영상으로 표현

국제갤러리 부산은 8월 28일부터 10월 31일까지 태국 출신 작가 코라크릿 아룬나논차이(40)의 개인전 《제의를 품은 신체들》을 연다. 작가는 지난 10여 년간 회화, 조각, 영상, 퍼포먼스를 넘나들며 작품이 개인과 공동체의 기억을 어떻게 전달하는지 탐구해 왔다.





이번 전시에서 작가는 가족들과 그들이 아끼는 애착 인형 사이의 교감을 조명한다. 전시장에는 조부모의 임종을 함께한 토끼 인형, 작가 형제가 어릴 때 갖고 놀던 곰 인형, 조카의 동물 인형 등이 등장한다. 작가는 만물에 생명력이 흐른다는 사상에 주목해 사람과 비생물 사이에서 형상화되는 유대감을 작품으로 풀어냈다.

작가는 열화상 카메라를 이용해 가족들이 애착 인형을 안고 있는 모습을 촬영했다. 사람의 체온이 인형에 전달돼 접촉 부위가 밝게 빛나는 순간을 '영상 초상화'로 기록한 것이다. 작가는 이 영상을 투명 스크린에 쏜 뒤, 그 표면에 물감과 수지(폴리머)를 덧입혀 회화 형식으로 만들어냈다.

화면 위에는 과거의 촬영 현장을 담은 사진도 함께 얹어 과거와 현재의 시간을 하나의 표면 위에 겹쳐놓았다. 정식 상영관이 아닌 야외 임시 공간에서 영상을 투사하고 기록하는 과정을 거치며, 촬영 행위 자체를 일종의 의식으로 탈바꿈시켰다.




전시장 바닥에는 작가가 직접 쓴 기도문을 새긴 조각들이 놓인다. 이 조각들은 태국 농가에서 농작물을 태우고 남은 재를 모아 만든 것이다. 정화와 재생을 뜻하는 재는 동시에 최근 태국이 겪고 있는 심각한 대기 오염 현실을 함께 보여준다.

아룬나논차이는 방콕과 뉴욕을 무대로 활동 중인 작가다. 미국 로드아일랜드 디자인스쿨과 컬럼비아 대학교 대학원을 졸업했다. 파리 팔레 드 도쿄, 뉴욕 모마 PS1, 서울 아트선재센터 등 세계 주요 미술관에서 개인전을 열었으며 베니스 비엔날레와 휘트니 비엔날레 등에 참여했다.


코라크릿 아룬나논차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