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플러그 연수 전시실A 입구 

2026년 8월 21일 인천 아트플러그 연수에서 두지초의 개인전 《다섯 시 반》이 개최되었다.

두지초는 사회 구조와 경험을 재인식하고, 환대와 회복의 기억을 회화로 풀어낸다. 그는 인천과 코펜하겐을 오간 자전적 경험을 기반으로 회화 작업을 전개한다. 그의 작업은 제각기 다른 서사를 제시하는 듯하지만, 두지초의 작업 세계를 탐색할 수 있는 단초로서 같은 방향을 가리킨다.


〈다섯 시 반의 승강기〉(2026)부터 전시가 시작한다.

이번 전시는 두지초의 국내 첫 개인전으로, 지난해 덴마크 갤러리 사페레 아우데에서 열린 《느리게 흐르는 마음씨: My October of December》의 연장선상에 놓인다. 전시 제목인 《다섯 시 반》은 두지초가 시차로 잠들지 못한 새벽, 과거 인천에서의 노동 경험을 떠올리며 그림을 그렸던 시간에서 비롯됐다. 전시에서 두지초는 인천과 코펜하겐, 노동과 휴식, 사고와 치유, 어둠과 빛을 중첩하는 과정을 통해 새로운 회화 이미지를 선보인다.

《다섯 시 반》이 개최된 전시실A는 2.5미터의 층고에서 5미터까지 점차 높아지는 구조다. 이러한 공간 구조에서 두지초는 개인적 경험을 투영한 네 개의 부분으로 전시를 구성하여 확장되어가는 삶의 경계를 은유하고, 혼재된 기억의 흐름을 관람객이 다층적으로 탐색할 수 있도록 한다.

첫 번째 부분의 ‘스파크’ 연작 중 반복적으로 늘어선 〈반짝이는 교무수첩〉(Sparkling Teacher’s Diary, 2026)은 두지초의 과거를 회상한다. 작품에 사용된 서류봉투와 기록지는 기성품으로, 두지초가 인천에서 실제 노동자로 일할 당시 사용한 것이다. 각각의 날짜별 기록지에는 서로 다른 기념일과 명언 등이 기재되어 있다. 두지초는 기록지와 서류봉투의 뒷판으로 반짝이는 함석판을 부착하여 그의 일상 용품을 개념화하는 과정을 거쳤다. 


반죽과 스파크, 2026, 장지에 채색, 65.5×91cm

두 번째 부분의 〈반죽과 스파크〉(2026)는 그의 구체적인 사건의 기억을 다룬다. 인천에서 일 15시간의 노동을 이어가던 두지초가 겪은 퇴근길 접촉 사고는 반복되는 노동과 불안한 일상에서 기인했다. 한편 코펜하겐에서 제빵을 하는 과정에서 부풀어 오르던 빵 반죽의 모습을 기억했다. 두지초는 순간의 기억을 추상의 성질과 맞닿게 하여 뒤엉키는 잔상으로 옮겨냈다.

전시가 전개될수록 느슨하고 개방적인 배치가 두드러진다.

세 번째 부분의 ‘경계’ 연작은 두지초가 코펜하겐에서 새해를 맞이했던 기억을 수렴한다. 낯선 환경에서 경험한 존중과 환대는 그에게 곧 위로와 안식이었다. 〈경계〉(2026)는 어두운 명도의 화면 위에 대비되는 빛과 같은 고채도의 색을 더해 각인된 기억을 담아낸다. ‘삼환파크’ 연작에서도 인천 아파트 단지 한구석의 작은 정원에서 마주한 작은 조명이 코펜하겐에서의 위로를 상기시킨다.


푸른 거베라, 2026, 장지에 채색, 각 30×142.5cm, 2개

마지막 부분의 ‘거베라’ 연작은 인천에서의 응원과 지지를, 코펜하겐에서의 환대와 치유를 기억한다. 두지초가 받은 거베라 꽃은 회복을 상징하며, 〈거베라〉(2026)의 화면은 다채로운 푸른빛에서 밝아오는 아침 하늘을 연상시킨다. 이는 그가 미래에 새롭게 기억할 작업의 기조를 시사한다.

전시는 8월 27일까지 이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