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가 세상을 떠나기 직전까지 화폭을 붙들었던 미완성 유작과 실제 사용한 화구·유품이 최초 공개
대표 유화 80여 점을 비롯해 드로잉, 수채화, 사생 풍경화 등 작가의 생애와 예술 탐구 과정을 총망라
《내면의 세계를 그리고 싶다》 전시는 2026년 10월 7일부터 2027년 2월 14일까지 서울미술관에서 개최된다. 한국 구상회화의 대가 운창 임직순(1921~1996)의 작고 30주기를 맞아 열리는 이번 전시는 작가의 마지막 미완성 유작과 유품을 최초로 공개하며 그의 50여 년 예술 인생을 종합적으로 조망한다. 여기서 구상회화란 눈에 보이는 사람이나 자연, 사물을 알아볼 수 있게 표현하는 미술 장르를 말한다.


이번 전시의 핵심은 작가가 1996년 세상을 떠나기 전까지 아뜰리에에서 작업하던 미완성 유작의 최초 공개다. 10여 년간 신장 질환으로 투병하면서도 붓을 놓지 않았던 임직순은 작고 1년 전 미국 방문 당시에 마주한 이국적 풍경을 그리던 중 생을 마감했다. 전시에서는 작가가 마지막 순간까지 고민했던 화면과 함께 생전 사용했던 이젤이 함께 놓인다. 완성을 넘어서 미완으로 남은 화면은, 대상의 겉모습을 그대로 복사하는 데 그치지 않고 대상에서 느낀 감정과 생각을 화폭에 담고자 끝까지 정진했던 작가의 집념을 보여준다.

이번 추모전은 역대 최대 규모로 기획됐다. 주요 미술관과 개인 컬렉터의 협조로 유화 80여 점을 비롯해 드로잉, 수채화, 판화 등 다양한 매체의 작품이 전시된다. 특히 100호 이상의 대형 유화 대표작과 더불어 1,000여 점의 스케치 가운데 엄선한 드로잉이 다수 포함됐다. 관람객은 하나의 동일한 소재가 드로잉에서 수채화, 유화로 완성되어 가는 과정을 관찰하며 작가가 평생 탐구한 화면 구성 기법을 한눈에 살필 수 있다.

아울러 '꽃과 여인의 화가'라는 대중적 수식어를 넘어, 작가가 전국과 해외 현장에서 포착한 사생 풍경화를 비중 있게 소개한다. 사생 풍경화란 화실에서 상상으로 그리는 것이 아니라, 작가가 직접 야외 현장에 나가 자연을 보고 그리는 방식이다. 임직순은 정물과 인물에 국한되지 않고 자연 현장의 빛과 색채를 자유롭게 표현했다.

전시장에는 작가가 사용했던 팔레트, 붓, 물감 등 화구와 생활용품 30여 점도 함께 마련됐다. 실제 작업 공간을 재현하여 작품 너머에 있던 작가의 일상을 체감하도록 구성했다. 이와 함께 인천여고, 숙명여고, 조선대학교 등에서 후학을 양성한 교육자로서의 기록과 도서 집필, 신문 연재, 표지화 등 다채로웠던 그의 생애 자료도 공개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