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외롭고 경이로운 화가, 미술운동가
이봉상(1916-1970)







서양화가 이봉상은 일제강점기부터 한국 현대미술의 형성에 이르기까지 중요한 자취를 남긴 화가이자 교육자, 미술운동가이다. 1916년 서울에서 태어난 그는 경성사범학교를 졸업했고 독학으로 미술을 익혀 1929년 (13세) 어린 나이에 조선미술전람회(선전)에 입선하며 큰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해방 이후에는 중고교 미술교사, 홍익대교수를 역임했다. 1957년에는 이봉상회화연구소도 개설했다. 1956년 동화백화점화랑, 1962년 국립도서관화랑, 1967년 신세계백화점화랑 개인전, 1970년 유작전 신세계화랑, 1985년 15주기전 가나화랑 전시가 있었다.


소녀 1954 92×65cm 국립현대미술관 소장 


1948년 대한미술협회, 1957년 창작미술협회, 1962년 신상회, 1967년 구상전 등다양한 미술 단체 결성에 참여하며 근대와 현대의 전환기에 한국 미술계의 자립과 발전을 도모했다. 그는 작가로서뿐만 아니라 미술 교육에 깊은 뜻을 두어 1954년 <국정교과서 미술과교수지도서> 1956년 <서양미술사>를 펴냈고 중등학교 미술교과서를 삼화출판사에서 펴냈다. 미술 교육자로서의 명성도 높이 쌓았고 주목할 점은 1950- 60년대 미술과 전시에 대한 평필, 평론을 100편 이상 발표했다.

풍경 산, 1958, 캔버스에 유채, 105×106cm 국립현대미술관 소장



또한 여러 미술 단체를 이끌고 유기적인 연대를 도모하는 등 미술운동가로서 한국 화단의 발전과 창작 환경 개선에 앞장섰다. 이봉상의 작품세계는 강렬한 색채와 대담한 필치가 돋보이는 야수파적 경향부터 형태의 단순화와 구조적 재해석을 보여주는 반추상, 그리고 대상을 주관적으로 해석하고 감성을 담아내는 구상화에 이르기까지 다채롭고 독창적인 변화 과정을 거쳤다. 그는 자연 풍경과 인물, 정물 등 다양한 소재를 탐구하면서 단순한 대상의 묘사에 머무르지 않고, 화면 위에서 강렬한 질감과 독특한 조형 언어로 대상의 본질과 작가의 내면의식을 표현했다. 형태를 과감하게 요약하거나 두터운 질감 표현을 사용해 화면에 강한 생명력과 울림을 불어넣은 점이 그의 대표적인 특징이다. 자연인 이봉상은 언제나 예술적 진정성을 추구했던 인물로, 삶의 순간마다 화가로서의 사명감과 예술적 열정을 잃지 않았다.

 

화병과 고양이, 1959, 캔버스에 유채, 93.5×117cm 국립현대미술관소장



그는 왕성한 활동을 할 54세 타계 후 많이 잊혀졌지만  2025년에 재발간된 화집 『REE BONG SANG - 이봉상의 선물』은 그가 남긴 조형적 유산과 예술적 면모를 총체적으로 정리해 보여주었다. 이 화집은 야수파, 신상파, 초현실주의 구상화가라는 부제 아래 314쪽에 걸쳐 총 170점의 작품을 연대별 4부 구성으로 세밀히 수록하였다. 작품의 제목, 연도, 재료, 크기, 소장처는 물론 출품 전시이력과 표지화, 제목 미상 작품 및 흑백도판까지 망라하여 이봉상 예술의 전모를 담아냈습니다. 특히 화집 내 연보는 단순한 이력 정리를 넘어 그에 대한 역사적 사실(정사)과 당시 화단의 여러 견해(야사)를 함께 수록함으로써, 그의 생애와 예술관을 다각도로 입체 있게 살필 수 있는 귀중한 바탕을 제공했다. 2026년 미술평론가 오광수는 <의외롭고 경이로운 화가, 이봉상>을 펴냈다. 이봉상은 독창적인 조형 실험을 통해 한국 현대 구상회화의 지평을 넓혔으며, 화가이자 교육자, 미술운동가로서 한국 근현대미술사에 깊고 뚜렷한 족적을 남긴 거장으로 새로운 평가가 이루어지고 있다.

미분적시대이후, 1968


이봉상 작가, 누하동 자택 내 작업실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