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실재가 아니라 흔적이다. 존재했던 것의 안타까운 뒤쫓음과 부질없는 상기와도 같은 자리이다. 그러니 모든 사진의 표면에는 이미 사라져 헛된 부재의 도래가 얼어있다. 그것은 이미 없어진 존재에 대한 향수와 일어났던 사건의 뒤늦은 목도에 따른 상실감, 비애 같은 정…
박영택
칼럼 외부칼럼
칼럼니스트
2012. 10.
사진은 실재가 아니라 흔적이다. 존재했던 것의 안타까운 뒤쫓음과 부질없는 상기와도 같은 자리이다. 그러니 모든 사진의 표면에는 이미 사라져 헛된 부재의 도래가 얼어있다. 그것은 이미 없어진 존재에 대한 향수와 일어났던 사건의 뒤늦은 목도에 따른 상실감, 비애 같은 정…
박영택
작가는 세상을 바라보는 자이다. 자신을 둘러싼 환경을 조용히 응시하고 관찰하며 이를 통해 일련의 반성과 성찰의 시간을 곱씹는 자들이다. 그래서 미술은 우선 보는 것에서부터 출발한다. 본다는 것은 세상을 만나고 기억하고 그것에 대하여 의문을 갖는 일이자 그것과 나와의 …
박영택
김진은 자신을 둘러싼 사물들을 응시한다. 현실에서 벌어지는 온갖 사건들도 그 시선의 범주 안에 들어온다. 작업실 탁자위의 사물들, 전단지에 실린 상품(채소와 과일, 고기)사진, 신문에 보도된 온갖 사건의 사진, 그리고 자신이 겪었던 상황 등 그 모든 것이 불현듯 다가…
박영택
2012. 08.
1970년대에 들어와 이른바 ‘단색화’라는 집단적인 미술운동이 있었다. 쉽게 말해 색채 하나를 주어진 화면에 납작하게 도포하는 일인데 그 물감과 붓질이 특정 형상을 재현하는 대신 다만 물감의 질료적 상황, 붓질의 흔적만을 시선에 안기는 그림이라고 말해볼 수 있을 것 …
박영택
어린 시절 큰어머니는 늘 나를 데리고 주일의 종교집회에 참석하셨다. 이른바 전도를 하셨던 것이다. 큰어머니를 기쁘게 해드리기 위해 성경의 구절을 암송하고 책자를 열심히 읽었다. 무신론자인 우리 집은 늘 타박의 대상이었고 사탄의 무리이기도 했던 것이다. 그 종교적 차별…
박영택
블랙과 화이트의 면 분할로 이루어진 이 적조한 주택가 풍경은 하단에 납작 엎드린 집/지붕과 그 위로 가득한 하늘로 양분되어 있다. 단색조의 색채는 조금씩 다른 뉘앙스를 풍겨주면서 은은하고 침착하게 가라 앉아있다. 흡사 수묵화에서 접하는 먹색의 계조를 보는 듯도 하다.…
박영택
일제식민지시기 조선의 천재화가로 알려진 이인성의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는 전시가 덕수궁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다. 마라톤의 손기정, 무용의 최승희와 함께 조선의 지보, 화단의 귀재라 불린 이인성은 39살의 짧은 나이로 허망하게 죽었다. 술자리에서 경찰과 시비가 붙다 집…
박영택
드로잉, 회화, 사진 작업이 경계없이 섞여있다. 아니 그것들은 다만 매체를 달리하면서 서로가 서로를 비추는 거울처럼 등장한다. 사진 속에 그림이 들어가고 그림은 사진을 반사한다. 사진 위로 회화가, 회화 안으로 사진이 미끄러지면서 마구 혼재하는 느낌이다. 이 혼돈의 …
박영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