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괴산에 위치한 작가의 작업실은 한적하고 깊은 시골이다. 아늑한 동네는 마냥 고요하고 더운 날씨에 메마른 나무와 풀들만이 가득하다. 그의 작업실 마당에도 나무들이 버티고 서있다. 금속성을 잘게 나눈 것들을 일일이 용접해 붙여 만든 유사나무다. 실제 나무를 재현하거…
박영택
칼럼 외부칼럼
칼럼니스트
2012. 08.
충북 괴산에 위치한 작가의 작업실은 한적하고 깊은 시골이다. 아늑한 동네는 마냥 고요하고 더운 날씨에 메마른 나무와 풀들만이 가득하다. 그의 작업실 마당에도 나무들이 버티고 서있다. 금속성을 잘게 나눈 것들을 일일이 용접해 붙여 만든 유사나무다. 실제 나무를 재현하거…
박영택
깊은 산 속에 작은 집이 엎드려 있다. 방문을 열고 사내는 그림을 그리고 있다. 그 집으로 행해 난 좁은 길로 부인인 듯한 사람이 양손에 작은 보퉁이를 들고 찾아오고 있는 그림이다. 어딘서가 많이 본 도상이다. 다름아닌 인물산수화에서 흔하게 접한 이미지다. 옛선비들은…
박영택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 그리고 지금에 이르기까지 한국 사회는 전쟁의 불안과 공포, 비극에서 자유로운 적이 없었다. 현재 남한은 종전이 아니라 휴전상태다. 그러니 잠시 전쟁이 그친, 상당히 불안정한 상황인 것이다. 남북한의 이 긴장감 높은 정치적 불안정은 휴전 이후 현재…
박영택
조선시대 선비들은 매화를 유독 사랑했다. 유교적 이념을 신봉했던 그들에게 매화란 특정 식물이기 이전에 군자의 덕목을 표상하는 존재였기에 이를 늘상 가까이 했던 것이다. 완상하고 즐겨 그리는가 하면 그 도상을 일상 곳곳에 수놓았다. 근대에 들어와 유교적 이념은 망실되고…
박영택
얼굴은 거짓을 일삼지만 뒷모습은, 등은 거짓을 모른다. 그것은 모든 페르소나를 지운 이의 진실을 무방비로 드러낸다. 마구 발설한다. 얼굴이 말하는 게 아니라 기실 등이, 뒤가 무언의 진실을 전한다. 그래서 나는 누군가의 뒷모습에 늘 가슴이 먹먹하다. 얼굴이 슬픈 게 …
박영택
길은 인간적이다. 본래 자연계에는 길이란 존재하지 않았지만 인간이 스스로의 몸으로 밀고 나간 자취, 인문적 흔적이 이내 길이 되었다. 그렇게 만들어진 길은 그 뒤를 따르는 이들에 의해 기억되고 부단히 다져져 역사와 문화를 형성했다. 그러니 길은 그 길을 요구했던 이들…
박영택
겹이란 넓고 얇은 물건이 포개진 것을 말한다. 또는 사물이 거듭된 상태를 말하기도 한다. 사전적으로 그렇다는 것이다. 최소한 겹이란 단수가 아닌 복수, 하나가 아닌 여럿의 개념이 깃들어 있는 단어다. 동시대 동양화작가들 몇몇이 모여 ‘겹의 미학’이란 타이틀을 내걸고 …
박영택
2012. 04.
작가들에게 작업실이란 현실적 삶의 공간에서 의도된 유배나 은둔, 일탈과 몽상이 가능한 유토피아일 수 있다. 누구나 자신만의 이상적 공간을 가설하고 그 공간 안에서의 은밀한 삶을 꿈꾼다. 좁게는 자신만의 방, 혹은 고립된 영역 내지는 자연 속에서 유폐나 안치를 선택한다.…
박영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