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의 후예로서 금강을 끔찍히도 사랑한 사람으로 부여에 신동엽 시인이 있고 대전에 정명희 화백이 있다.

기산미술관을 찾은 것은 갑신년 원일이다. 일 년 전에 기산미술관이 들어선 곳은 충북 옥천군 군북면 대정리 120 번지 일명 방아실에 위치한 팬션형 하얀집이다.

여섯 번째 화시집 <色 쓰는 남자>에서 토로한 꿈을 완성한 것이다.

보고픈 마음이 호수만해/눈을 감았단 정지용의 가슴 가까이/작업실을 옮겨다 놓겠습니다./그릴 것들이 하늘 땅만하니/하늘도 땅도 함께 누워 별을 보는/그 물건너 쯤/방아실엔 물비늘이 모여/새털구름이 된답니다./고향으로 날지못한 새도 부를겸. - 방아실 전문








화실은 온통 금강의 도도한 물결과 그 위를 비행하는 유유한 기러기뿐이다. 눈을 감으면 물소리 새소리 어부의 노젓는 소리 그리고 찬바람소리. 그러고 보니 箕山을 호로 쓰는 이유도 심상찮다. '후한서'에 고사로 전해지는 허유의 자유와 지조가 전해진다.

일 년 동안 네 번이나 완주한 마라톤이 창작활동에 보약이 되었다. 그 덕에 생의 의욕이 넘쳐나 화필에 힘이 배인다. 마을의 초등학교 아이들을 가르치는데 한남대 출강하는 것보다 더 즐겁다. 시인의 마음으로 그림을 그리다니 이거 너무 아름답지 않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