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CI young creatives
정은별 《여분의 움직임 The wriggle of remnants》
한재석 《피드백커: 모호한 경계자 Feedbacker: Ambiguous Borderer》
2021.6.17-7.10
OCI미술관

미술관 전경

정은별, 한재석, <쿵하면 흔들리는 세계>, mix media and speakers, metal bars, dimensions variable, 2021
지난 6월 26일 OCI미술관에서 열리는 정은별 작가와 한재석 작가의 아트 토크에 참석했다. 정은별과 한재석은 OCI미술관에서 35세 미만의 젊은 작가를 대상으로 전시 기회와 평론가 매칭 프로그램인 'OCI young creatives'에 선정된 작가이다. 한재석 작가와 정은별 작가를 시작으로 이승훈 작가, 이혜성 작가, 홍세진 작가, 황원해 작가의 전시가 개최될 예정이다.

왼쪽으로부터 김영기 큐레이터, 한재석 작가, 이은주 기획자, 정은별 작가, 안소연 비평가
아트 토크는 OCI미술관의 김영기 큐레이터의 사회로 1층 전시 공간을 담당한 정은별 작가와 안소연 미술 비평가의 Q&A, 이어서 2층 전시 공간을 담당한 한재석 작가와 이은주 기획자의 Q&A가 진행되었다.

정은별 작가, 안소연 미술비평가
정은별 작가는 일상 속에 내재되어 있는 보편적 기준이 개인에게 어떻게 미치는가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작품 활동을 한다. 일상 속에서 질서 정연해 보이는 암묵적인 규칙들을 우연히 건드는 행위로 인한 작은 변화를 보았고 작은 변화들이 곧 다양성으로 이어진다는 것을 작품으로 표현하고자 한다.
정은별 작가의 평론을 담당한 안소연 미술 비평가는 평론에서 작가가 작품을 만드는 과정과 작품 세계를 통해서 작가 특유의 '드로잉적 사고'가 나타난다고 밝혔다. 정은별 작가의 '드로잉적 사고'란 일련의 변화 및 붕괴의 과정이나 미완의 단계에 계속해서 머물고자 하는 회화적 책무와 회화적 유희의 반복이다. 특히 안소연 비평가는 정은별 작가의 작품에서 작가의 전공인 동양화적인 시점이 체화되어있다는 것을 느꼈다고 언급하였다. 운동성이 있고 형식적인 내러티브가 만들어지는 작품과 달리 정은별 작가의 작품에서는 동양화에서 관망하는 자세와 단편적인 모습의 습관 큰 구조를 만들어서 시간의 흐름과 공간의 흐름을 느낄 수 있게 한다. 한편 이는 다시 정은별 작가의 '드로잉적 사고'와도 연결되는 데 드로잉은 회화에 있어서 가장 기초가 되는 작업이기 때문에 확장 가능성이 이으며 완성에 무게를 두지 않는 가벼운 밀도감을 느낄 수 있다. 안소연 비평가는 김영기 큐레이터와 질답에서 이러한 '드로잉적 사고'가 바로 작가의 태도이면서 작업 자체의 모양새, 작품의 방향성을 지칭하는 말이라고 요약할 수 있겠다고 언급하였다.

정은별, <촛불이 꺼지면>, arcylic, black ink, collage on paper, 2021
한편 정은별 작가 역시 이러한 드로잉적 사고라는 비평이 인상 깊었다고 한다. 아이디어 스캐치가 이미지화 되는 이번 전시를 통해서 마치 마인드 맵의 주제처럼 형태는 단순할 수밖에 없지만, 본질적인 의미를 포함하는 것을 '드로잉적 사고'라고 표현해 준 비평가에게 감사를 전했다. 또한 작가는 드로잉이 경계 없이 자유롭게 접근할 수 하는 '드로잉'이라는 자체에 재미를 가지고 학창 시절을 보냈기 때문에 드로잉하는 과정 즉 시각적으로 구현하는 것이 목적이지 완성에 연연하지 않는 순간들을 좋아한다고 언급하였다.

한재석 작가와 이은주 기획자
'OCI young creatives'으로 한국에서 첫 개인전을 열게 된 한재석 작가는 다양한 매체를 통해서 '피드백'이라는 주제에 대해서 탐구하는 작가이다. 한재석 작가는 일상 속에서 흔히 사용하는 개념이지만 결과물을 냈을 때 결과를 다시 입력으로 노출해서 원인과 결과를 모호하게 하는 피드백의 구조에 관심을 가졌다고 한다. 입력과 결과 이외에도 낮-밤, 입력-출력 닭-달걀 등 상반된 개념을 피드백이라는 알고리즘으로 모호하게 만들기 때문에 피드백은 상이한 개념을 연결하는 무한 루프가 될 수 있을 것 같다고 보았다.

한재석, <기라성(Constellations)>, second-hand speakers, metal rods, electric components, 2021
<기라성(Constellations)>(2021)은 금속 봉과 수십 개의 중고 스피커의 전극을 이용한 작품이다. 서로 다른 전하를 가진 금속 봉과 중고 스피커가 만나면서 생기는 빛과 소음과 또 그 전하가 만들어낸 진동이 금속 봉과 중고 스피커를 다시 이어지고 끊어지게 하면서 무한히 스파크와 소음이 발생한다. 한재석 작가는 전자석이 들어오고 나가는 원리를 사용한 이 작품에서는 스피커가 '소리를 전달하는 매체'가 아니라 단순히 '온'(on)과 '오프'(off)를 반복하지만 소리가 어떻게 전달되는 지를 시각적인 움직임으로 보여주고 있는 작업이라고 설명했다.

한재석, <모호한 경계자(Ambiguous Borderer)>, AI 스피커, 와이어, 2021

<모호한 경계자(Ambiguous Borderer)>(2021)은 AI 스피커가 일정을 알려주거나 메모를 읽어주는 우리에게 익숙한 행위에 '피드백'을 더하면서 만든 작품이다. AI 스피커가 읽어주는 일정이나 메모 내용이 다른 AI 스피커를 깨우면서 흡사 두 대의 기계가 대화하는 듯 설계되었다. 하지만 이러한 피드백을 통해서 서로 끊임 없이 대화할 것 같지만 오차나 변수로 인해서 계속 변화한다. 한재석 작가의 평론을 담당한 이은주 기획자는 '수치화된 정보에 의해서만 작동한 디지털 프로그램은 그 자체로는 닫힌 구조이지만 0과 1 사이에 존재하는 사이 공간을 읽어내지 못하면서 발생하는 오독에 의해 의해서 엉뚱한 결과를 파생한다'라고 표현하였다. 특히 이은주 기획자는 이러한 한재석 작가의 미디어를 통해서 보여주고자 하는 바는 피드백 시스템을 통해서 연결을 보여주면서 또 영구적인 것처럼 보이는 흐름들 속에 다양한 방향성을 포착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며 새로운 미디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작가를 응원하면서 발표를 마무리 하였다.

한재석, <Encounter>, TV, 카메라, 2021
한편 한재석 작가는 향후 어떤 작업을 계획할 것인가라는 질문에서 피드백과 사물의 연결성을 주제로 작품 활동을 이어갈 것이라고 언급하였다. 이전까지는 피드백이라는 주제에 집중했다면 피드백을 할 수 있게 하는 '연결'에 대해 전주(전깃줄)를 통해서 표현하고자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