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서현 : Lost in Daydreams
2021.8.6-8.22
공간 사일삼

전시장 입구
현실에서 충족되지 못한 욕망을 충족시키기 위해 오늘도 공상의 세계는 누군가의 머릿속에서 점점 뚜렷한 윤곽을 드러내며 쌓여 올라간다. 502 (강서현) 작가에게 소수자로서 겪는 차별의 경험들은 자신의 백일몽(白日夢)을 구상하게 된 시발점이었다. 그는 깨어있는 동안에도 꿈속에 머물고 있고 환상들로 가득 찬 공간에서 언제나 길을 헤매고 있었다. 그는 곧 그 요란스러운 환상과 신화들을, 기묘하고 아름다운 ‘괴물’들의 형상으로 전한다.

전시장 전경

전시장 전경
강서현 작가는 지구를 살아가는 모든 생명체의 공존에 대한 인식이 달라진 현대사회를 개탄한다. 고대인들은 인간을 다른 동물과 구분되는 특별한 존재로 여기지 않았다. 많은 생명체와 쫓고 쫓기기도 하지만 삶의 터전을 공유하면서 대등한 존재로서 공존했다. 하지만 수평이 틀어지면서 현대 사회는 우위가 생겨나고 더 나아가 많은 사람들이 동성애자나 장애인 같은 소수자를 사회라는 라운드 밖으로 격리한다.

(왼쪽부터)
<전사의 꿈>, 297x297cm, 복사용지에 색연필, 2019
<부서지고 묶이어 움직일 수 없어도>, 297x297cm, 복사용지에 색연필, 2019
<기대어 떠올리는 저녁>, 297x297cm, 복사용지에 색연필, 2019
<Warriors 첫 전투!>, 297x297cm, 복사용지에 색연필, 2019

(좌) <부상병들>, 가변설치, 백토, 1250℃, 2021
(우) <The Children of The Earth>, 297x420cm, 복사용지에 색연필, 2021

전시장 전경
강서현 작가는 현대사회에 만연한 갈등과 차별에 대한 직간접적인 경험들을 신화적 모티브로 승화시킨다. 작가의 작품 속 등장하는 괴물들은 투쟁하고 있다. 그 투쟁은 인간과 싸움을 하는 괴물의 모습이 아니다. 작가가 전사들(Warriors)이라고 지칭하는 괴물들은 잃어버린 대칭성을 회복한 신화의 세계에서 희망을 볼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끊임없이 싸우고 투쟁하는 것이다. 전사들은 그들만의 주체성을 갖고 욕망을 위해 싸움을 반복하고 다시금 예전의 수평을 향해 원래의 모습을 찾아가기를 작가는 기대한다.

전시장 전경

<단지 희망 하나로 많은 것들을 움켜쥐며>, 297x420cm, 복사용지에 색연필, 2019
강서현 작가는 이 세상 소외된 모든 이들에게 용기를 북돋아주고 있다. 투쟁을 말하며, 투쟁하는 존재로서, 투쟁을 통해 원하는 것을 쟁취하고, 투쟁으로 불협화음 속에서도 화합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모두의 투쟁이 현실에서는 불가능할지라도 강서현 작가가 만들어낸 백일몽(白日夢)과도 같은 신화의 세계 안에서는 가능할지 모른다. 싸움을 두려워하지 않아도 괜찮다. 극복을 위한 투쟁은 언제나 옳다. 현실이 될 수 있는 환상 속 꿈은 우리가 방패와 무기를 손에 쥐고 투쟁이라는 역사의 장(場)에 발을 딛는 순간에서 출발될 것이다.
안채원 chaewon630@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