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욘더로드 BEYOND THE ROAD
더현대서울 ALT1
2021.7.23-11.28

2021년 여의도에 문을 연 현대백화점 더현대서울은 플랜테리어와 실내폭포 조성 등 자연친화적인 인테리어로 관심을 끌고 있다. 이곳은 1층에는 유명작가들의 작품으로 이루어진 아트 콜렉션을, 6층에는 알트원(ALT 1)이라는 전시공간을 두고 있어 문화예술을 향유할 수 있는 백화점으로 불리기도 한다.

현재 이 곳에서는 《비욘더로드 BEYOND THE ROAD》라는 제목의 색다른 전시가 진행중인데, 무려 오감을 동시에 자극하는 체험형 전시이다. 런던의 사치 갤러리(Saatchi Gallery)에서 처음 선보인 이 전시는 소리, 영상, 시각효과 등을 이용해 마치 음악 속으로 걸어들어가는 듯한 이머시브(immersive) 전시라고도 한다.

전시장은 총 33개의 공간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각각의 공간은 어두운 복도를 통해 미로처럼 얽혀있어 다음에 만날 공간에 대한 호기심을 더한다. 일단 공간에 들어서면 마치 영화관에 있는 듯한 사운드에 사로잡히고 이어서 조명, 작품의 시각효과, 향기 등이 관람자를 공간의 일부로 만든다. 또한 한 공간에서도 시간에 따라 조명의 색과 밝기가 달라지기 때문에 계속해서 새로운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이러한 높은 몰입도는 관람자로 하여금 마치 영화 속에 들어온 듯한 느낌을 주는데, 전시에 참여한 유일한 한국인 아티스트인 나나(Nana)의 버스정류장 공간이 특히 그러하다. 온갖 낙서로 뒤덮인 버스정류장 옆에는 공중전화 부스가 있는데, 수화기를 들어 귀에 갖다 대면 음악이 흘러나오고 그 음악은 그 공간의 배경음악과 같다.

이 전시장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인 음악은 영국의 뮤지션 제임스 라벨(James Lavelle)의 음악을 골자로 하여 참여 아티스트들이 그들의 색깔대로 해석한 것이다. 유명 영화감독인 대니 보일(Danny Boyle), 알폰소 쿠아론(Alfonso Cuarón)도 전시에 참여하여 화제가 되었다.
그러나 33개의 공간 모두가 마음을 사로잡을만한 매력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전시장에 배치된 페인팅이나 조각, 설치 작품은 기억에 남지 않고 심지어는 소품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마치 영화 속에 들어온 것 같은 느낌 때문에 전시 자체가 전시와 테마파크를 합쳐둔 것 같다는 느낌도 있다.

그러나 이것은 단지 밝은 조명 아래 천천히 걸으며 벽에 걸린 작품을 감상하는 전시에 익숙한, 이머시브 전시와 같은 형태를 낯설게 느끼는 사람의 반응일지 모른다. 오감을 동시에 자극당하는 신기하고 귀한 경험은 물론, 예술 작품을 어떻게 감상할 것인가에 대한 질문도 품게하는 전시다. 11월 28일까지.
황수현 vmflxlzhzh12@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