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소현 Yeo, Sohyun : Hope》
2024. 12. 04 - 12. 18
동숭갤러리

전시장 입구
‘입댈 것 없는 작가’ 여소현의 개인전 《Hope》가 2024년 12월 4일부터 18일까지 14일간 서울 종로구 대학로에 위치한 동숭갤러리에서 열린다. 2022년 《사랑의 형상_Shape of Love》전에 이어 동숭갤러리에서 두 번째 개인전을 개최한 여소현 작가는 젊은 작가임에도 독창적인 작품세계를 구축하며 많은 마니아층을 형성하고 있다.

전시장 전경
그간 인물을 중심으로 인간, 동물, 풍경 등과의 관계를 탐구해온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풍경을 전면에 내세운 새로운 시도를 선보인다. 즉발적 표현주의의 붓질이나 아르 브뤼를 연상시키는 원초적 순수함의 조형 언어에서 벗어나, 이번 전시에서는 정밀한 재현을 통해 한층 깊이 있는 새로운 조형 언어를 구사한다.

여소현, <바늘꽃III>, 2024, 캔버스에 색채,과슈,먹, 193.9x130.3cm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숲속 바늘꽃 풍경을 클로즈업한 정밀한 재현 작업을 선보인다. 특히 주목할 만한 점은 먹으로 그린 듯한 섬세한 선묘로 바늘꽃 이미지를 쌓아 올리며 만들어내는 독특한 비백(飛白) 효과다. 무수한 선의 중첩 사이로 검은 바탕면이 살짝 드러나거나, 화면을 긁어내어 밑면을 노출시키는 방식으로 이러한 효과를 구현한다. 이는 보색의 대비가 강렬한 작품이나 흑백 작업에서도 각기 다른 방식으로 나타난다.

여소현, <Beautiful things I>, 2024, 캔버스에 석채,과슈,먹, 53x45.5cm
《Hope》라는 전시 제목이 암시하듯, 작가는 배제되고 억눌린 존재들의 해방을 이야기한다. 특히 인간의 관조와 종속의 대상으로만 여겨져 온 자연을 두꺼운 마티에르와 비백 효과를 통해 생명력 있는 대화의 주체로 되살려낸다. 바닷가 암초의 해초류, 홀로 떠도는 갈매기, 강물 위에 떠 있는 작은 조각배까지, 작가는 모든 존재들에게서 희망의 싹을 발견한다.

여소현, <Be with you>, 2024, 캔버스에 석채,과슈,먹, 34.8x27.3cm (right)
여소현 작가의 이번 전시는 “인간이 중심이 된 세상에 손을 내젓고 사물, 동식물, 그리고 풍경을 대등한 친구”로 호명한다. 현대적 한국화의 새로운 해석을 보여주는 이번 전시는 존재론적 성찰과 함께, 다양한 생명체들과 나누는 따뜻한 대화를 통해 희망의 메시지를 전한다.
글: 전시 서문 참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