랜덤 액세스 프로젝트 4.0
Random Access Project 4.0
2025.2.20-6.29
백남준아트센터
기자정담회 : 2025년 2월 19일 11시
참여 작가 : 고요손, 김호남, 사룻 수파수티벡, 얀투, 장한나, 정혜선·육성민, 한우리
주최 : 백남준아트센터, 경기문화재단
후원 : 경기도용인교육지원청, 일본국제교류기금, 코리디아, LG OLED

전시를 설명하는 임채은 학예연구사
2025년 2월 19일, 백남준아트센터에서 개최하는 ⟪랜덤 액세스 프로젝트 4.0⟫ 전시 기자정담회에 참석했다. 1963년 백남준의 첫 개인전 ⟪음악의 전시 - 전자 텔레비전⟫에서 선보였던 <랜덤 세스>에서 제목이 유래된 이 시리즈 전시는 백남준아트센터가 젊은 예술가를 발굴하고 소개해왔다. 올해는 국내뿐 아닌 동시대 예술계에서 주목하는 7팀, 고효손, 김호남, 사룻 수파수티벡(태국), 얀투(일본), 장한나, 정혜선·육성민, 한우리의 작품 14점이 전시되었다.

사룻 수파수티벡, <콰이강: 고인을 기리며 열린 추모식>, 2022
사룻 수파수티벡의 3대의 모니터와 희생자들의 묘지에 놓였던 꽃다발을 형상화한 조각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의 태국 정렴기에 미얀마-태국 철도 건성 과정에서 희생된 수십만 명의 전쟁 포로와 아시아 노동자들을 위한 가상의 추모공간 <콰이강: 고인을 기리며 열린 추모식>을 구현한다.

한우리, <포털>, 2024
한우리는 사라져 가는 사물의 세계와 그것을 감각하는 방식을 탐구하며 동시대 일상의 세계를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본다. 본 전시에서는 바닥의 모자이크 타일과 최첨단 LED 디스플레이의 극단적 충돌, 영사기를 사용한 인간과 기술의 관계를 조명한다.

작품을 설명하는 장한나
장한나는 돌처럼 변모한 플라스틱을 ‘뉴 락’이라는 독자적인 표현으로 정의한다. <신 생태계>는 자연의 일부로 존재했던 뉴 락의 모습을 재현하여 우리의 일상에 가시화되지 않은 생태계를 그대로 드러냈다. 본 전시에서는 자연을 탐색하며 리서치를 한 결과를 손으로 쓴 글, 수조, 사진, 영상 등으로 옮겨낸 작업들을 선보였다.

얀투, <진행 중인 설치>, 2022
얀투의 <진행 중인 설치>는 자동 운반 차량(AGV)이 전시 공간을 누비면서 다양한 오브제를 선택하고 운반하며, 오브제를 전시, 철거하는 과정을 끊임없이 반복하고 있는 설치 작품이다. 선반 위에는 백남준의 <컬러 의자, 흑백의자>, 후니다 킴의 기술 장치와 동시에 택배 상자, 청소기가 올려져 있기도 한, ‘예술품’과 ‘예술품이 아닌 것’이 혼재되어 있는 환경에서 AGV는 이러한 인간적 구분에 얽매이지 않고 모든 대상을 동등하게 다룬다. 이는 인간 중심적인 가치판단에서 해방된 기술의 가능성을 시사하는 동시에 기술적 판단의 허점을 암시한다.

작품을 설명하는 고요손
고요손은 본 전시에서 예술 창작의 동반자인 전시기획자 임채은과 아버지 손정호를 작품의 주체를 직접 드러냈다. 조각 작품 <임채은의 오로라 여정기>는 임채은의 신혼여행 여정에서 포착하고자 했던 오로라를 모티프로 당시 촬영한 사진들, 면사포, 리본, 생화 등의 재료를 통해 선보인 것이다. 작품은 모든 이들의 내면에 잠든 ‘나아감’의 경험을 깨우고 서로를 비춤으로써 관람객과 깊은 공감의 다리를 놓는다.

김호남, <해저 광케이블을 위한 에코챔버 시스템>, 2024
김호남은 팝업창처럼 연달아 눕혀진 10대의 디스플레이 형태의 <해저 광케이블을 위한 에코챔버 시스템>으로 전 세계 네트워크 시스템의 근간인 해저 광케이블에 주목했다. 9개 도시 서버 간의 실시간 통신을 통해 데이터가 광속으로 오가는 소요시간을 도시별로 보여주며, 우리가 동시라고 믿는 인터넷 환경의 비동시적인 웅성거림을 감각할 수 있게 한다. 화면 속 윤슬(*햇빛이나 달빛이 비치어 반짝이는 잔물결)은 TV 노이즈 화면을 상기시키며, 집합적이고 매개된 경험을 가능하게 하는 텔레비전의 가능성에 주목한 백남준을 떠올리게 한다.

작품을 설명하는 정혜선·육성민
독일과 서울을 오가며 2021년부터 협업을 이어오고 있는 아티스트 듀오 정혜선·육성민은 인간과 비인간, 그리고 기계가 공생하는 초연결 환경의 대안적인 지구 생태계를 탐구한다. <날개의 배낭>프로젝트에서 진행된 작품 중 하나인 <필라코뮤니타스>는 동물 추적 데이터가 활용되는 미래를 상상한 시나리오를 배경으로 한다. 작품 속 동물들은 수동적인 데이터 제공자가 아니라, 기후 변화를 감지하는 능동적인 주체로 거듭난다. 그들이 감각한 정보는 오픈 소스로 공유되며, 인간 중심주의라는 벽이 허물어진 초연결적인 미래의 지구환경을 보여준다.
이번 전시에서는 개막 프로그램을 더해 참여 작가들의 예술적 역량을 보다 다각도로 조명하기 위해 김호남의 코딩 워크숍과 동물 추적 기술을 기반으로 한 정혜선·육성민의 생태 워크숍 등 참여 작가가 직접 기획하고 진행하는 전시 연계 프로그램도 함께 준비하고 있다. 전시는 6월 29일까지 이어진다.
김승중 seungjung3@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