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상途上의 추상抽象-세속의 길에서 추상하다》
2025.6.19 – 9.14
서울대학교미술관

참여작가: 김서울, 김아라, 박경률, 박미나, 박정혜, 송은주, 심우현, 심혜린, 안종대, 양자주, 이은경, 이창원, 이희준, 조경재, 조재영, 차승언, 최영빈

서울대학교미술관 외관


전시장 2,3층 전경

서울대학교미술관은 《도상(途上)의 추상(抽象)-세속의 길에서 추상하다》를 6월 19일부터 9월 14일까지 서울대학교미술관에서 개최한다. 지난 18일에 진행된 기자간담회에는 심상용 서울대학교미술관 관장, 김태서 학예연구사, 심혜린 작가와 송은주 작가가 참석하였고, 심상용 관장의 인사말 및 전시 소개 이후 김태서 학예연구사의 전시투어로 이어졌다. 

이번 전시는 기존 추상미술의 개념에서 살짝 벗어나 추상과 구상의 경계가 흐려지는 지점을 포착하였다. 동시대의 한국 작가들에 의해서 재현의 대상을 어떻게 추상적으로 풀어내고 새롭게 재조합되는지를 살펴보는 전시이다. 전시는 추상미술에서 흔히 보이는 평면 회화 작품들 뿐만 아니라 조형작품과 새로운 전시 공간 구성을 통해 단조롭지 않은 추상미술 전시를 선보이고 있다. 


전시 설명 중인 김태서 학예연구사

박경률, <생활>, 2025, 캔버스에 유채, 250x1000cm

박경률 작가는 의식의 흐름을 따라 전개되는 사유와 감각의 파편들을 회화적 제스처로 번역하는 작업을 지속해왔다. 그의 회화는 단순히 형상을 제거한 것이 아닌 흐릿한 실루엣이나 이미지의 파편이 어울어진 화면을 구성하며, 구체적이지 않은 서사를 드러내고 있다. 

양자주, <Immanence 14>, 2019, 혼합재료, 150x120x5cm, 스페이스K

양자주 작가는 회화의 형식과 물질성, 그리고 시간성에 대한 질문을 지속적으로 던지고 탐구해왔다. 베이징, 베를린 등지에서 작가는 도시 건축의 외피, 거리의 흔적들을 채집해 회화의 물성으로 전환해왔다. 추상회화의 확장된 구조로 기능하게 된 이 재료들을 <Immanence>연작을 통해 회화가 시각적 이미지가 아닌 장소와 시간의 물질적 집적이라는 점을 드러낸다. 


조경재 작가의 전시 공간

조경재 작가는 사진이라는 매체를 통해 물리적 가능성과 추상화 사이의 긴장을 탐색하는 작업을 지속해왔다. 평면 위에 사진이 어떻게 물질성과 결합하고 그로 인해 감각과 사유의 전환을 일으키는지를 집요하게 다룬다. 그의 작업세계를 반영해, 이번 전시에서 특별하게 전시 공간 전체를 작업의 일부로 반영했다. 즉, 전시 구조 자체를 하나의 조형 언어로 삼는다. 기존 화이트 큐브에서 벗어나 바닥을 벽면까지 올리며, 그림 배치를 새롭게 구성했다. 이는 모두 이미지의 해석과 생산에 영향을 미치는 구성요소이다. 작가는 ‘보는 것’이 아니라 ‘보이게 되는 방식’에 대한 사유를 유도한다. 


심상용 서울대학교미술관장

심상용 서울대학교미술관장은 “이번 전시가 추상에 대한 우리의 단편적인 생각들과 구상에 대한 편견들을 유연하게 해소하고, 그동안 분리해서 생각했던 정신과 물질, 이 두 세계 사이의 공간에서 추상미술의 흥미로운 감상 지점들을 새롭게 발견할 수 있을 것이며, 두 세계의 밀접한 관계를 통해 현대 사회를 새로운 시각으로 되돌아볼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전시장 전경

지금까지의 추상미술이 보이지 않는 세계를 경험하고 감각을 재구성하는 과정을 색채와 도형으로 담아낸 것이 일반적이었다면, 이번 전시는 추상의 새로운 관점을 제시하며, 개개인의 경험을 통해 각자만의 현대적 기법으로 추상미술의 동시대성을 드러낸 점이 인상깊었다. 추상미술의 새로운 지점을 관찰해보고 동시대 추상미술이 어떻게 변모해가고 있는지 이번 전시에서 살펴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