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나라 새 미술: 조선 전기 미술 대전

2025.6.10.-8.31.

 국립중앙박물관





조선 건국(1392년)을 기점으로 16세기까지, 새로운 국가의 이상을 바탕으로 전개된 미술을 조명하는 대규모 특별전이다. 조선 전기 미술은 유교 통치이념, 사대부의 지향, 그리고 불교 신앙 등 다양한 시대의 가치가 미술로 구현된 시기로, 한국 미술의 근간을 형성한 시대로 평가된다. 이 시기의 미술은 상대적으로 현존 유물이 적고, 주요 작품의 상당수가 국외에 있어 일반 대중과 학계에서도 접근이 어려웠다. 이번 전시는 국보 16건을 포함, 691건의 유물로 조선 전기 미술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하고, 해당 시기의 예술적 성취를 한자리에 소개한다.




전시 구성은 ‘백(白)·먹(墨)·금(金)’이라는 색으로 조선 전기 미술이 담고 있는 주제를 보다 면밀하게 살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백색(도자): 고려 말 상감청자에서 조선 초기 분청사기, 백자로 이행하는 흐름을 담아냄. 중앙집권적 국가 체제가 주도한 기술 발전과 미적 추구를 보여준다, 먹색(서화): 사대부 계층의 유교적 이상과 인문정신을 수묵산수화로 구현. 주요 작가로 안견 등이 있으며, <안견 필 사시팔경도>이 전시된다. 금색(불교미술): 정치적 영향력은 축소되었으나, 죽음과 위로의 영역에서 여전히 강력한 존재감을 지닌 불교가 남긴 찬란한 금빛 불교미술품을 선보인다.



이성계 발원 사리장엄, 1390-1391


프롤로그로 ‘조선의 새벽, 새로운 나라로’ 태조 이성계가 금강산에 봉안한 ‘이성계 발원 사리장엄’ 공개되었다. 백자 발과 청동 발, 탑 모형의 금동 사리함 등 여러 점을 돌로 된 함에 넣었다. 백자 발과 사리함의 표면에 미륵이 내려올 때를 기다린다는 내용의 명문이 적혔다. 불교를 깊이 믿었던 이성계는 고려시대 불교 성지였던 금강산에 사리장엄을 안치하면서 새 나라의 건국을 꿈꿨다.




제1부: ‘백白, 조선의 꿈을 빚다’




14m 벽에 도자 300여 점을 색상에 따라 전개한 연출 방식은 익숙했던 유물들을 새롭게 보게 한다. 분청사기에서 백자로 이어지는 도자기의 변화의 변화를 소개하고 있다.




제2부: ‘묵墨, 인문人文으로 세상을 물들이다’


해와 달과 별은 하늘의 무늬이고,

산과 내와 풀과 나무는 땅의 무늬이며,

시·서·예·악은 인간의 무늬이다.

정도전, 삼봉집 3권, 도은문집서




충과 효 같은 유고적 덕목을 널리 알리려고, 동료와 뜻을 나누려고, 자신의 마음을 다잡으려고, 이들은 붓을 들었습니다.

리고 이렇게 남겨진 서화는 조선 전기 사람들이 삶 속에서 남긴 흔적, 즉 인문이 되었습니다.


‘송하보월도’와 조선의 작품으로 재평가 받고 있는 일본 모리미술관 소장 ‘산수도’ 등 사대부의 정신세계와 수묵화의 발전을 조명한다.



전시전경


미국 라크마(LACMA) 소장 ‘산시청람도’와 일본 야마토문화관(大和文華館) 소장 ‘연사모종도’는 ‘소상팔경도’ 중 두 장면에 해당하는 그림인데 이번에 함께 전시된다. 미국, 일본, 영국, 독일, 프랑스 등 5개국 24개 기관에서 40건의 해외 소장 유물이 전시되었다. 



전 강희안, 고사관수도, 16세기 중반

산을 높게 하고자 하면 산을 다 드러내서는 높게 되지 않으며,
안개와 아지랑이로 산허리를 가려야만 높아진다.
물을 멀게 하고자 하면 물을 다 드러내서는 멀게 되지 않으며,
가리고 비쳐 그 물결을 끊어야만 멀게 된다.

중국 곽희, 임천고치




제3부: ‘금金, 변치 않는 기도를 담다’


전시 유물 중 ‘서울 조계사 목조여래좌상’은 처음으로 법당을 떠나 박물관에서 전시되고 있다.



훈민정음 해례본, 1446, 간송미술문화재단 소장


전시 마지막 유물로는 세종대왕의 훈민정음 창제를 잘 보여주는 훈민정음 해례본이 소개되어 깊은 여운을 남긴다. 국립중앙박물관 용산 이전 20주년을 맞아 기획된 이번 전시는, 조선 전기 미술의 정수와 그 문화적, 역사적 의미를 국내외 최고 수준의 유물들로 살필 수 있는 드문 기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