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채의 마술사' 임직순 개인전 《필촉(筆觸)》 예화랑에서 개막
한국 근현대 미술사에 굵직한 족적을 남긴 화가 임직순(1921-1996)의 개인전 《필촉(筆觸)》이 11월 1일부터 12월 5일까지 서울 예화랑에서 개최된다. 이번 전시는 임직순의 작품세계가 절정에 달했던 1970년대 파리 체류 당시의 스케치부터 1980년대 왕성했던 활동기의 유화, 수채화 등을 중심으로 선보이며 그의 원숙한 화풍의 근간을 조명한다.


원숙기 '심각적 진실'을 담은 절정의 필촉
이번 전시는 임직순 화풍에 큰 변화가 찾아왔던 1973년 파리 개인전 이후 1년간의 파리 체류 당시의 풍경을 담은 스케치들과, 1974년 귀국 후 1980년대 왕성한 활동을 펼치던 시기의 작품에 초점을 맞춘다.
1980년대 임직순은 초기 색채의 조화에 몰두했던 '시각적 진실'에서 내면의 탐구를 통한 '심각적 진실'로 변화하며 원숙한 화풍을 이룩했다. 파리 풍경 스케치에서 보이는 간결한 구성과 분방한 필치는 1980년대 한국의 산천을 담은 드로잉에서도 깊이를 더해 이어지며, 그의 활력 넘치는 붓터치는 자연의 리듬과 내적인 울림을 관람객에게 전달한다.


특히, 힘찬 선과 강렬한 남색, 흰색 대비가 돋보이는 말년 작 《설경의 설악산(1992)》은 그의 원숙한 필치가 집약된 작품이다. 또한, 강렬한 색채 화가로 알려졌던 임직순의 새로운 면모를 보여주는 수채화 속 꽃과 소녀는 투명한 물빛 컬러와 담백한 붓질로 온화하고 부드러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평론가 이구열은 임직순의 작품에 대해 '그림의 기본 요소인 필치, 색채, 형상이 충만하고 있다'고 평하며, 그의 작품 세계가 전통적 감상 대상으로서의 회화의 핵심을 충족하고 있음을 강조했다.


호남 서양화단 발전 기여한 거장
'색채의 마술사'로 불린 임직순은 1936년 일본미술학교에서 유화과를 공부했으며, 1940년과 1941년 선전(조선미술전람회)에 연이어 입선하며 화가로서 두각을 드러냈다. 귀국 후에는 미술 교사로 재직했으며, 1961년부터는 오지호 화백의 추천으로 조선대학교 교수로 14년간 재직하며 호남 서양화단 구상 회화 발전에 크게 기여했다.
그는 1972년 도쿄, 1973년 파리에서 개인전을 개최하며 국제적으로도 활발히 활동했으며, 1974년 서울로 작업실을 옮긴 후 왕성하게 작품활동을 이어갔다. 예화랑은 이번 전시를 통해 따뜻한 체온을 가진 임직순의 '필촉'의 충만한 세계를 관람객과 함께 나눌 예정이다. 10월29일 11시 언론공개회에서 김방은 예화랑 대표의 전시 소개와 외할아버지인 이완석 천일화랑 대표 인연, 임직순 큰 며느리 조헤숙 유족이 함께해 생전 이야기를 전해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