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만5천 년의 시간이 켜지는 곳” — 암만 ‘요르단박물관’ 상설전 현장
암만 라스 알 아인(Ras al-Ein)에 자리한 국립 ‘요르단박물관(The Jordan Museum)’은 요르단에서 가장 큰 종합 박물관으로, 국가를 대표하는 고고·유물 컬렉션을 한 동선 안에서 보여준다. 상설전의 상징은 선사 인물상 ‘아인 가잘(ʿAin Ghazal) 석고상’과 사해문서 가운데 유일한 금속문서인 ‘동판 두루마리(Copper Scroll)’다.
아인 가잘 동상, 약 7500BC, 암만,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석고상
사해문서가 발견된 모습을 보여주는 영상
사해문서는 기원전 3세기부터 기원후 1세기 무렵에 제작된 유대교 문서들의 집합으로, 1947–1956년 요르단강 서안의 쿰란(Qumran) 동굴 11곳과 인근 유대 광야 유적에서 대량 발견되었다. 히브리어가 주류이고 아람어·그리스어 문서도 있으며, 재질은 주로 양피지·파피루스이고 단 한 점만 구리판(동판 두루마리) 이다.
전체 조각은 수만 개에 이르고 원래 두루마리 기준으로 약 800–900점으로 추정된다.
예루살렘 이스라엘박물관과 암만 요르단박물관 두 곳에 보관되어 있다.
박물관이 내세우는 상설전의 키워드는 “혁신(innovation)의 역사”다. 구석기부터 이슬람 성립기까지 약 150만 년에 걸친 요르단의 생활·기술·신앙 변화를 연대기 서사로 엮고, 인터랙티브 해설과 주제 전시를 곁들여 관람 흐름을 잡아준다.
선사 조각의 압도적 현전, ‘아인 가잘’ 석고상상설전의 백미는 약 9천 년 전(기원전 7천년대)으로 올라가는 아인 가잘 석고상이다. 갈대 골격 위에 석고를 덧입히고 역청으로 눈동자를 그린 이 인물상·반신상 32점은 선사시대 인체 재현의 이정표로 평가되며, 전용 갤러리에서 집중 조명된다. 발견 경위(1983·1985년 두 차례 지하 매납 유구)와 재료·제작법까지 전시 설명으로 따라가며, 선사시대 상징체계를 상상하게 한다.
금속에 새긴 목록, ‘동판 두루마리’사해문서 중 유일하게 구리판에 새겨진 동판 두루마리는 1세기 전후 보물 은닉처 목록을 전하는 특별한 기록물이다. 요르단박물관은 이를 전용 항온·항습 케이스에 전시하며, 문자·권위·행정의 교차지점을 보여주는 문서 문화의 층위를 함께 풀어낸다.
전시 구성과 동선상설전은 시대순(prehistoric–antique–이슬람 성립기) 전개를 기본으로 하되, 건축·음식·상거래·예술·과학 등 주제별 섹션을 병치해 같은 시대의 다른 층위를 교차 참조하도록 설계됐다. 강연홀·도서실·보존센터·어린이 체험구역 등 교육·연구 기능이 상설전과 맞물려 시민·연구자 접근성을 높인다.
요르단박물관 상설전은 단순한 유물 나열을 넘어, 이 땅의 사람들이 무엇을 먹고, 어떻게 집을 짓고, 무엇을 믿으며 살아왔는지를 ‘이야기’로 복원하는 플랫폼이다. 선사 인물상의 눈빛에서, 금속 두루마리의 촘촘한 활자에서, 관람자는 요르단이라는 이름으로 묶이기 이전의 긴 시간을 마주한다.
선사시대
요르단 사람들이 5천 년 넘게 물을 모으고 저장하고 나눠 쓰기 위해 발명한 기술.
사막·반건조대가 넓은 요르단은 물=생존 인프라였다.
나바테아인(페트라), 로마시대, 이슬람 초기, 현대 댐 건설에 이르기까지 물이 곧 도시·문명의 설계 원리였다는 걸, 고대 유물과 현대 기술 실물을 보여준다.
수로
우표와 인장
종족별 의상
작성: 한지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