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현대미술관, ‘불후의 명작’ 관습에 도전장… ‘삭는 미술’의 미학 조명
- 1월 30일부터 서울관서 《소멸의 시학: 삭는 미술에 대하여》 개최
- 국내외 작가 15인 참여, ‘인류세’ 위기 속 미술의 소멸과 순환 탐구
국립현대미술관은 ‘영원히 변하지 않는 작품’이라는 전통적 통념에서 벗어나, 스스로 분해되고 사라지는 예술을 조명하는 《소멸의 시학: 삭는 미술에 대하여》전을 1월 30일부터 5월 3일까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에서 개최한다.

김방주 / 김창열 전시 후 나온 부산물을 태워 작품화
이번 전시는 기후 위기와 환경 변화가 극심한 ‘인류세’ 시대를 맞아, 작품이 겪는 변화와 소멸을 ‘삭는 미술’이라는 새로운 개념으로 정의했다. 전시는 변하지 않는 ‘불후(不朽)’의 가치 대신, 자연의 순환에 참여하고 비인간 존재와 공존하기 위해 스스로 삭아가는 과정을 택한 국내외 작가 15인(팀)의 작품 50여 점을 선보인다.

유코 모리 / 2024 베니스비엔날레 일본 대표작가
전시는 서막을 시작으로 1막 ‘되어가는 시간’, 막간, 2막 ‘함께 만드는 풍경’으로 구성됐다. ▲서막에서는 서울의 폐기물로 비옥한 토양을 만드는 아사드 라자의 〈흡수〉 등을 통해 공동성의 계기를 마련한다. ▲1막에서는 세실리아 비쿠냐, 유코 모리 등의 작품을 통해 물질이 이행하는 ‘수행적 시간’을 공유한다. ▲막간에서는 중정 전시마당에서 고사리와 김주리의 작품이 겨울에서 봄으로 흐르며 허물어지고 새싹이 돋는 소멸과 생성을 보여준다. 마지막 ▲2막에서는 댄 리, 에드가 칼렐 등의 작업을 통해 곰팡이, 곤충 등 비인간 존재들이 창작의 주체가 되는 생태계적 풍경을 제시한다.

특히 네덜란드 얀 반 에이크 아카데미의 ‘미래 재료(Future Materials)’와 한국의 ‘그린레시피랩’이 협업해 선보이는 16개의 대안적 재료는 지속 가능한 예술의 미래를 모색하는 이번 전시의 핵심적 질문을 담고 있다.

댄리
전시의 공익적 가치를 높이기 위한 시도도 돋보인다. 배우 봉태규가 오디오가이드 재능기부로 참여해 관람객의 이해를 돕는다. 또한 이동약자를 고려한 전시 동선 설계와 대안 재료를 직접 만져볼 수 있는 촉지도 제작 등 포용적 관람 환경을 구축했다.
기자간담회가 1월29일 10시 반부터 예상외로 참석자가 많아 서서 들어야했고 담당 이주연 학예연구사는 2023년부터 근무했고 '이번 소멸의 시학에서 삭다(SaK-da)는 썩는다는 의미와 맛이 들었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며 미술시장이나 미술관에서 외면 당하는 작품을 다시 생각하는 계기가 된다' 고 했다. 질의 응답에는 미술관에서 이런 류의 작품이 처음은 아니지만 이 내용을 본격적으로 다룬 기획전에 의미가 크다고 이야기 되었다.

김주리
김인혜 국립현대미술관 학예연구실장은 “이번 전시는 동시대 환경 인식을 반영한 미술작품의 변화에 주목하고, 이에 부응하는 급진적인 미술관 모델을 상상하는 시도”라며, “지속 가능한 미래를 탐색하는 미술관의 공적 역할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