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정 : 우리, 공간과 삶
2025.12.24(수) - 2026.03.17(화)
서울시청
본관 8층 하늘광장 갤러리



서울시청 외부 전경

서울시청 본관 8층에 하늘광장 갤러리가 있다. 이곳에서 2025년 12월 24일부터 2026년 3월 17일까지 정유정 작가의 《우리, 공간과 삶》이 진행 중이다. 서울시는 예술가의 창작 활동을 지원하고 시민들에게 문화 참여의 기회를 제공하고자 2012년 이후 매년 작가 공모를 통해 선정된 작가의 전시를 하늘광장 갤러리에 전시한다. 정유정의 《우리, 공간과 삶》은 2025년 선정된 세 개의 전시 중 가장 마지막 순서로 공개되었다. 


갤러리 전경 

정유정은 한성대학교 회화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사, 홍익대학교에서 박사과정까지 수료했다. 다수의 단체전 그리고 개인전을 개최하였으며 여러 공모전에서 수상한 작가이다. 수묵담채로 담담하게 사람들의 일상 모습을 그려낸다. 


정유정, 한 잔, 2022, 한지에 수묵담채, 125 x 70.5 cm, 2pcs

화면 속 퇴근 후 ‘한 잔’의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의 모습이 담겨있다. 두 점의 작품이 마치 한 작품처럼 걸려있는데 왼쪽에 위치한 인물들은 술을 마시고 있고 오른쪽에 위치한 인물들은 커피를 마시는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술을 먹고 있는 사람들 먼저 보자면, 특이한 것은 모두 서서 술을 마시고 있다는 점이다. 벽면을 가득 메운 벽돌 뒤로 술을 기울이거나 안주를 앞에 둔 인물들이 군데군데 위치한다. 인물의 표정과 몸짓은 과장되지 않았지만, 술잔을 기울이는 순간의 리듬이 살아있다. 커피를 마시는 사람들은 커피를 마시기도 하고 만들기도 하고 있다.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는 카페의 환경을 묘사했으며 이 서로 다른 두 종류의 ‘한 잔’으로 사람들은 각기 저마다의 행복을 찾는다. 


정유정, 땀 빼는 날, 2025, 한지에 수묵담채, 80.3 x 100 cm, 2pcs

우리의 일상 공간, 그중에서도 찜질방을 떠올리게 하는 작품이다. 땀을 빼며 몸을 풀고 쉬고 있는 사람들의 자세와 표정을 담담한 듯 그려낸다. ‘땀’은 단순한 노동이나 피로의 표상이 아니라 고단한 하루를 견디게 하는 일종의 회복 의식으로 작가가 말하는 일상 속 사소한 기쁨이 생활에 스며드는 순간이다.


정유정, 사는 맛, 2024, 한지에 수묵담채, 162.2 x 130.3 cm

〈사는 맛〉은 우리가 매일 반복하는 생활 속 장면들을 화폭 안에 담아내었다. 시장 속 다양한 사람들이 눈에 띈다. 전을 굽는 사람도 있고 앉아서 밥을 먹는 사람들도 있다. 인물들은 저마다 대화를 나누는 것 같기도 묵묵히 자신의 일을 하는 것 같기도 하다. 어떤 과정 없이 사람이 사는 풍경 그 자체를 담아낸다. 결국 이 작품은 일상 자체가 삶을 견디게 하는 ‘사는 맛’이라는 말을 조용히 건네는 듯하다. 


정유정, 겨울 준비, 2025, 한지에 풀, 30 x 19 x 54.5 cm


정유정, 내 나이가 어때서, 2025, 한지에 수묵담채, 90.9 x 72.7 cm, 4pcs

나이를 기준 혹은 제한으로 삼는 시선을 비켜나가 현재의 몸으로 웃고 떠들고 춤추는 모습을 그려냈다. 작품이 벽에 붙어있는 모습도 춤의 리듬감이 연결되는 구성 같기도 하다. 결국 서울 한복판 높은 층에서 만난 이 수묵 담채의 작업들은 현대 사회에서 바쁜 삶과 마음을 잠시 내려놓고 ‘우리의 공간과 삶’을 다시 되돌아보게 만든다. 

박지나 wlskjicqc40@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