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암미술관, 1세대 여성 조각가 김윤신 대규모 회고전 개최



호암미술관은 한국 현대조각의 기틀을 마련한 1세대 여성 조각가 김윤신의 예술 세계를 조망하는 대규모 회고전 《김윤신: 합이합일 분이분일》을 오는 3월 17일부터 6월 28일까지 개최한다. 전시 개막에 앞서 3월11일 오전  언론공개공개회는 많은 기자들이 모였고 김성원 부관장 인사, 태현선 전시 담당자의 설명과 전시투어로 이어진 후 질의응답을 가졌다. 김윤신 미술가는 이런 날이 올지 몰랐다며 감격과 감사를 전했다.




이번 전시는 1935년 원산에서 태어나 1950년대부터 현재까지 70여 년간 조각과 회화를 넘나들며 독자적인 작업 세계를 구축해온 작가의 생애 첫 대규모 회고전이다. 전시장에는 1960년대 파리 유학 시절의 판화와 드로잉부터 1970년대 추상 조각, 1980년대 아르헨티나 이주 이후 제작된 대형 나무 조각 및 최신작에 이르기까지 총 170여 점의 작품이 출품된다.

전시의 부제인 ‘합이합일 분이분일(合二合一 分二分一)’은 작가와 재료가 하나가 되어 작품이라는 또 다른 결과물을 낳는다는 김윤신의 핵심 작업 철학을 상징한다. 이는 1970년대 후반부터 작가의 작업 전반을 관통하는 근간이 되어왔다.






전시 구성은 작가의 시기별 변화를 입체적으로 살필 수 있도록 기획되었다. 1층 전시실은 1970년대 중후반의 ‘기원쌓기’ 시리즈와 초기 ‘합이합일 분이분일’ 시리즈를 중심으로 구성된다. 특히 1960년대 석판화와 1970년대 캔버스 작업을 함께 배치해 조각과 평면을 아우르는 작가의 조형적 실험 과정을 조명한다. 이어 1983년 아르헨티나 이주 후 전기톱을 사용해 남미의 거친 목재에 원초적 생명력을 부여한 작품들이 소개된다.

2층 전시실에서는 나무 조각뿐 아니라 돌조각과 2000년대 이후 전개된 회화 작품들을 선보인다. 특히 2000년대 초반 아르헨티나 원주민 마푸체(Mapuche) 부족의 색채와 문양을 도입하며 확장된 양식적 변화를 확인할 수 있다. 전시장 외부에는 2013년 작 나무 조각을 알루미늄으로 캐스팅하고 아크릴 채색을 더한 2025년 최신작 ‘노래하는 나무’가 설치되어 작가가 새롭게 몰두하고 있는 ‘회화-조각’의 경계를 보여준다.




김윤신의 예술은 한국적 감성과 동양적 사유를 바탕으로 남미의 자연과 문화를 흡수하며 형성되었다. 민속 신앙과 기독교적 신념이 공존하는 그의 작업은 지역과 문화의 경계를 넘어선 독자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전시를 기획한 태현선 리움미술관 수석 큐레이터는 “김윤신의 조각은 작가의 숨결과 노동의 흔적이 고스란히 담겨 있어 동시대 미술에서 보기 드문 작가적 존재감을 드러낸다”며 이번 전시의 의미를 설명했다.

전시 기간 중에는 다양한 연계 프로그램도 마련된다. 3월 27일 작가와 직접 대화하는 ‘아티스트 토크’를 시작으로 4월과 5월에는 대중 강연이 진행된다. 6월 13일에는 한국 조각사와 글로벌 모더니즘 맥락에서 김윤신의 작업을 재조명하는 국제 학술 심포지엄이 개최될 예정이다. 모든 프로그램은 리움미술관 홈페이지를 통해 사전 예약 후 참여할 수 있다.


김달진 관장, 김윤신 작가